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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달의 검객 · 32화목차

제32화 무림맹의 그림자

비는 그치지 않았다. 아니, 빗줄기는 오히려 더욱 거세어져 운무루(雲霧樓) 객잔의 낡은 기와를 두들기고 있었다.

지붕 위로 들이치는 빗소리는 마치 수천 명의 무사가 동시에 칼을 뽑아 드는 듯한 마찰음을 내며 객잔 전체를 삼킬 듯 울부짖었다. 어두운 객잔 내부, 흩어진 탁자와 의자 사이로 핏자국이 검붉은 강물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피비린내 속에서 서무현은 서 있었다.

그의 손에 쥐인 흑천월식검(黑天月蝕劍)의 검신은 방금 전까지 무림맹 복면대를 벤 살육의 흔적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 모든 빛을 집어삼킨 채 칠흑 같은 어둠을 뿜어내고 있었다.

탁! 탁! 탁!

무거운 빗소리를 뚫고 가벼우면서도 급박한 발소리가 객잔의 문을 두드렸다. 나무 문이 거칠게 밀려 열리며 차가운 밤바람이 들이쳤고, 그 바람과 함께 젖은 삿갓을 벗어 던진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월소연이었다.

소연의 숨소리는 거칠었다. 그녀의 두 눈은 핏발이 서 있었고,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은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품에 품고 있던 붉은 노리개가 비에 젖어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젖어 있었다. 소연의 시선이 객잔 바닥에 널브러진 복면대의 시체들을 지나, 홀로 서 있는 검객에게 닿았다.

"오…… 라버니."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 소연의 다리가 풀릴 듯 흔들렸다. 십 년 전, 잿더미가 된 청월장에서 살아남은 이후 그녀는 이 오라비를 찾아 헤맸다. 친오빠인 소한의 그림자와 의오라비인 무현의 등을 쫓아 강호의 바닥을 굴렀다. 마침내 마주한 오라비의 등은 낯설기 그지없었다.

서무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연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텅 빈 우물 같았다. 그 안에는 격렬한 감정도, 반가움도 없었다. 다만 낯선 이의 얼굴을 살피듯, 혹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기억의 문을 닫아걸었던 자의 무표정만이 감돌 뿐이었다.

"너는……."

무현의 입술이 달싹였다. 목소리 역시 모래처럼 버석거렸다. 소연은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신을 잊어가고 있었다. 계약의 힘을 쓸수록 이름과 기억을 삼킨다는 흑월문의 저주, '무명병(無名病)'의 기운이 그의 영혼을 좀먹고 있었던 것이다. 무현이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누군지, 왜 검을 잡았는지에 대한 희미한 잔해뿐이었다.

"소연이다…… 오라버니. 저를 잊으신 거예요?"

소연이 비틀거리며 다가와 무현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녀의 손끝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무현은 자신을 붙잡는 소녀의 작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머릿속 깊은 곳에서 어떤 이름 하나가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짙은 안개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소연.’

간신히 건져 올린 이름 하나가 가슴을 찌릿하게 만들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무현은 낮게 신음하며 검을 거두었다. 검신에서 흘러나오던 칠흑의 중력장이 잦아들자, 객잔을 짓누르던 압박감도 조금은 옅어졌다.

"……위험하다."

무현이 낮게 뱉었다. 그의 시선은 소연의 뒤편, 빗속이 멀리 내다보이는 어둠을 향해 있었다.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 그들이 몰려오고 있다."

"알아요. 저들도 저를 쫓고 있으니까요."

소연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품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조각이 32화의 밤을 밝히듯 은은하게 떨리고 있었다.

수백 리 떨어진 곳, 무림맹 본산의 밀실.

거대한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백단향 연기가 무거운 공기를 채우고 있었다. 밀실의 벽면에는 강호 각지의 지도가 펼쳐져 있었고, 그 지도 위에는 피눈물처럼 붉은 묵으로 X자가 쳐진 지점들이 수없이 많았다.

무림맹주(武林盟主) 남궁청(南宮淸)은 의자에 깊숙이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반쯤 그늘에 가려져 있었고, 손에는 낡은 양피지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양피지 상단에는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필체로 금빛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서무현]

남궁청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미소가 그려졌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온기가 전혀 없었다. 차가운 냉소와 집념만이 뒤섞인 기이한 표정이었다.

"거의 다 모았다……."

남궁청이 낮게 읊조렸다.

무림맹주로서 그가 강호를 호령하며 내세운 명분은 고결했다. 강호에 창궐하는 '무명병'을 퇴치하고, 자아를 잃어가는 무사들을 구제한다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그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무명병의 원흉이자 계약의 서인 '이름 장부' 열두 권을 모아, 그 힘의 근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야욕.

십 년 전, 설원 무녀 설야를 잃은 이후 남궁청의 영혼은 이미 부서져 있었다. 그녀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면, 혹은 그녀가 남긴 흔적을 독점하기 위해서라면 강호 전체를 불태워도 상관없었다.

"맹주님."

밀실의 문이 열리며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들어왔다. 무림맹 집법당의 고수이자, 철면(鐵面)이라 불리는 사내였다. 그의 얼굴은 차갑고 단단한 쇠가면으로 가려져 있어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말씀하신 대로 운무루 객잔에 보낸 복면대 전원이 소식을 끊겼습니다."

남궁청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든 양피지를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 자였나?"

"그렇습니다. 흑천월식검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십 년 전, 청월장의 잿더미 속에서 살아남은 그 검객입니다."

철면의 목소리는 감정이 메말라 있었다. 남궁청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창밖으로는 무림맹의 깃발이 거센 비바람 속에 펄럭이고 있었다.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장부의 조각까지 품고 있더군요. 그놈은 자신이 무슨 빚을 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떠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장부는 결국 내 손에 들어올 테니까."

남궁청이 철면을 돌아보며 명령했다.

"전 강호에 포고령을 내려라. 흑월문의 잔당이자 무명병을 퍼뜨리는 괴물이 강호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공표해라. 서무현, 그 자의 목과 그가 가진 모든 양피지를 회수하는 자에게는 무림맹의 장로 자리를 내리겠다고 전해라."

"명 받들겠습니다."

철면이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춘 뒤 물러나려 할 때, 남궁청이 불쑥 한 마디를 덧붙였다.

"아, 그리고…… 그를 자극하는 것을 잊지 마라. 그가 기억을 되찾을수록, 계약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질 테니까. 스스로 무너져 내리게 만들어라."

개방(丐幫)의 비밀 거점, 어둡고 축축한 지하실.

지붕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빗물이 바닥에 고여 톡, 톡, 소리를 내고 있었다. 퀴퀴한 짚더미 사이에서 한 사내가 몸을 떨며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붉은 가면을 반쯤 걸친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사내.

월소한이었다.

그의 온몸은 열병에 뜬 것처럼 뜨거웠고,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십 년 전, 흑월문주의 거짓말에 속아 청월장의 장원에 직접 횃불을 던졌던 그 손. 그 죄책감의 무게는 매일 밤 그의 목을 조여 왔다. 소한은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며 미친 듯이 웃었다가, 이내 흐느끼기를 반복했다.

"내가…… 내가 불을 질렀어……."

환청이 들렸다. 어린 시절, 다정했던 아버지(장주)의 목소리와 어머니(대모)의 울음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그리고 그 잿더미 속에서 걸어나오던 의오라비 무현의 텅 빈 눈동자까지.

지하실의 낡은 문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열렸다. 개방의 정보꾼 하나가 비를 맞은 쥐처럼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소한 공자! 큰일났습니다! 지금 무림맹에서 온 강호 전체에 포고령이 떨어졌습니다!"

소한은 흐느끼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번뜩 치켜들었다. 그의 붉은 눈이 혈혈단신으로 빛났다.

"포고령……? 무슨 포고령이야."

"운무루 객잔에서 무림맹 복면대를 몰살한 자가 흑월문의 잔당, 서무현이라고 합니다! 무림맹은 그를 강호의 공적으로 규정하고, 전 무림에 수배령을 내렸습니다. 지금 무림맹 집법당의 철면이 직접 고수들을 이끌고 그를 잡으러 향하고 있습니다!"

소한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무현이형이……?"

십 년 동안 빚을 갚기 위해, 혹은 빚을 잊기 위해 강호의 어둠 속을 떠돌던 의오라비. 소한은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형이 대신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현이 자신을 향한 복수심조차 품지 않은 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소한은 바닥을 짚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의 품에서 묵직한 칠흑 대검의 자루가 덜그덕거렸다.

"안 돼……."

"공자, 어디 가시려는 겁니까? 지금 나가시면 무림맹의 눈에 띕니다!"

"비켜."

소한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광기가 그의 눈빛에 서려 있었다.

"형은 내 손으로 죽여야 해. 아니, 내가 속죄해야 해. 무림맹 그놈들이 가져가게 둘 줄 알아?"

소한은 낡은 삿갓을 눌러쓰고 지하실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비 내리는 강호의 밤길 위로, 또 하나의 거대한 그림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운무루 객잔.

비는 조금 가늘어졌지만, 객잔 주변을 둘러싼 공기는 더욱 차가워져 있었다. 무현과 소연은 객잔의 부서진 창가에 나란히 서서 바깥을 응시하고 있었다.

"오라버니, 저들이 옵니다."

소연의 말대로, 빗속을 뚫고 수십 명의 무사들이 은빛 갑주를 반짝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 선두에는 얼굴을 가린 철면이 서 있었고, 그의 손에는 살기를 뿜어내는 철퇴가 들려 있었다.

철면은 객잔 앞에 멈춰 서서 스산한 시선으로 부서진 문짝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칼을 뽑아 객잔의 안쪽을 겨누었다. 그의 목소리가 내공을 타고 객잔 전체에 울려 퍼졌다.

"서무현! 네놈의 도망은 여기까지다. 흑월의 잔당이자, 무명병의 근원인 흉수여. 무림맹의 이름으로 네놈을 처단하고 장부를 회수하겠다!"

객잔 안의 부서진 탁자 사이에 서 있던 무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손에 쥐인 흑천월식검에서 빛을 빨아들이는 칠흑 같은 어둠이 더욱 진하게 피어올랐다.

무현은 자신이 누구인지 여전히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알 수 있었다.

저들이 자신을 쫓는 이유는 자신의 이름 때문이며, 그들이 찾는 '장부'의 끝에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 년 전의 빚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무현이 낮게 입을 열었다.

"빚을 받으러 온 줄 알았더니…… 이번엔 내 목을 가지러 온 모양이군."

무현의 눈빛이 붉은 달빛처럼 섬뜩하게 빛났다. 검을 고쳐 쥔 그의 발밑에서 마룻바닥이 미세하게 갈라지며 중력이 뒤틀렸다. 강호 전체가 그를 적(敵)으로 돌린 그날 밤, 흑월의 검객은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사지로 걸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

철면의 철퇴가 마룻바닥을 후려치며 거대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우당탕탕!

객잔의 문짝이 완전히 부서져 나가며 무림맹 집법당의 정예 무사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그들의 갑주 마찰음은 밤비 소리를 삼킬 만큼 살벌했고, 손에 쥔 병장기마다 시퍼런 살기가 서려 있었다.

무현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직 선두에 선 철면의 가면을 향해 있었다. 철면 역시 무현의 손에 든 검을 주시하고 있었다.

"과연, 흑천월식검이군."

철면이 쇳소리 섞인 목소리로 읊조렸다.

"빛을 삼키고 중력을 뒤틀어 영혼까지 베어낸다는 금기의 검. 십 년 전 청월장의 화마 속에서 타 죽었어야 할 흉물이 아직도 세상을 떠돌고 있으니, 맹주님께서 염려하실 만도 하다."

"……."

무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입을 열어봤자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정체 모를 안개와 이름뿐이었다. *‘서무현’*이라는 세 글자가 가슴 깊은 곳에서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그것을 입밖으로 꺼내는 순간 영혼의 일부가 또다시 부서져 나갈 것 같은 두려움이 일었다.

소연이 무현의 등 뒤로 바짝 다가서며 명인(名刃)의 자루에 손을 얹었다. 금빛으로 빛나는 칼날의 파편이 그녀의 손끝에서 은은하게 떨리고 있었다.

"오라버니, 저들은 대화를 하러 온 게 아니에요. 전부 베어버려야 해요."

"물러서 있어라."

무현이 낮게 읊조렸다. 그 짧은 음성 속에는 거역할 수 없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철면이 냉소하며 손을 치켜들었다.

"죽여라! 흑월의 잔당을 베고 양피지를 회수하는 자에게는 특급 포상을 내린다!"

와아아—!

수십 명의 무림맹 무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쇄도해왔다. 그들의 손에 든 도검이 빗속의 어둠을 가르며 번뜩였다.

그 순간, 무현의 검신이 울었다.

웅—.

칠흑 같은 초승달 참격이 객잔의 공간을 반으로 갈라놓았다. 쾅! 하는 폭음과 함께 최전열에서 돌진하던 무사들의 갑주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피가 비처럼 흩뿌려지고, 객잔의 기둥이 비명을 지르며 무너져 내렸다.

무현의 발걸음이 허공을 밟듯 가볍게 움직였다. 흑천월식검의 중력장이 주변의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무림맹 무사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베고, 피하고, 다시 베어내는 그 유려하면서도 잔혹한 궤적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러나 무림맹의 공세는 끝이 없었다. 물러서면 또 다른 자가 채워지고, 베어 넘겨도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복면의 무사들이 밀려들었다.

철면이 직접 움직였다. 그의 손에 든 거대한 철퇴가 허공을 가르며 무현의 머리통을 향해 내리꽂혔다. 바람을 가르는 폭음이 귀를 찢었다.

챙—!

무현이 검을 들어 철면의 공격을 받아쳐 냈다. 두 무공의 충돌 지점에서 사방으로 충격파가 터져 나가며 빗물이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무현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그러졌다.

‘이 녀석……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기억을 잃어가며 육신의 감각도 무뎌지고 있었지만, 본능적인 검사로서의 예감은 경고하고 있었다. 이 철면을 뚫지 못하면 오늘 이 밤을 빠져나갈 수 없다.

한편, 객잔의 외곽 어둠 속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월소한의 눈이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저 쥐새끼들……."

소한의 손이 칠흑 대검의 자루를 꽉 움켜쥐었다. 무림맹이 온 강호에 수배령을 내려 자신의 형을 마녀사냥하듯 몰아붙이고 있다. 십 년 전, 청월장에 불을 지른 진짜 죄인은 자신인데, 어째서 세상은 그 죄를 형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는가.

소한의 마음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광기와 분노가 끓어올랐다.

"내가 시작한 일이야. 내가 끝내야 해……."

소한이 삿갓을 깊게 눌러쓰고 빗속을 박차고 나아갔다. 그의 등 뒤로 붉은 가면의 잔상이 밤안개 속에 흩어졌다.

운무루 객잔의 사방에서 칼끝이 빛났다. 무림맹의 수배령은 이미 강호 전역으로 퍼져 나간 뒤였다. 흑월의 검객 서무현을 향해, 그리고 그가 품은 '이름 장부'를 향해 강호의 모든 눈과 칼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빛마저 먹구름 뒤로 숨어버린 그 밤, 피로 얼룩진 추격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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