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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달의 검객 · 26화목차

제26화 <유서>

비가 그친 밤이었다.

축축하게 젖은 토사 냄새와 타버린 서까래의 잔해에서 피어오르는 재 냄새가 섞여 코끝을 찔렀다. 청월장의 폐허는 그야말로 거대한 무덤과도 같았다. 십 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밤이 있었다. 그날 밤의 불길이 장원을 태웠고, 오늘 밤의 한기가 그 잔해를 차갑게 식히고 있었다.

무현은 무릎을 굽힌 채 젖은 흙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의 손에는 스승 서문월청(西門月淸)이 남긴 마지막 유서가 들려 있었다. 빗물과 핏국이 엉켜 검푸르게 번진 종이 위로, 장주가 생전에 쓰던 단정하고도 힘찬 붓글씨가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다.

목덜미에 새겨진 화상 흉터가 욱신거렸다. 마치 그날 밤의 붉은 불길이 아직도 피부를 태우고 있는 것처럼 뜨겁고 아팠다.

『…무현아. 네가 이 유서를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닐 것이다. 네게 짊어지게 한 짐이 너무 무거워 차마 면목이 없구나.』

종이가 바르르 떨렸다.

무현은 평생 자신을 버려진 고아라 생각했다. 십 년 전, 불타는 장원의 마당에서 스승이 자신을 거두어 주었을 때, 세상의 모든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구원이었다. 양부이자 스승이었던 서문월청은 엄격했지만 자애로웠고, 무현에게 검을 쥐여 주었으며,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유서의 다음 줄은 그 믿음의 지반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었다.

『너는 내가 거두어들인 고아가 아니다. 이십 년 전의 밤, 흑월의 대모(大母)가 계약의 대가로 바친… 이름 없는 아이였다.』

「이름 없는 아이.」

그 네 글자가 머릿속을 후벼 파듯 파고들었다.

무현은 멍한 눈으로 빗물에 젖어 가는 종이를 응시했다. 머릿속 깊은 곳, 기억의 밑바닥에서 어렴풋한 한기가 피어올랐다. 갓난아기 시절의 기억일 리 없었다. 그러나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한 공포와 그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달빛조차 들지 않던 칠흑 같은 밤, 붉은 가면을 쓴 여인의 품에서 차가운 제물처럼 바쳐졌던 아이가 자신이었다는 말인가.

장주는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줘 계약을 비틀었다.

유서의 필체는 점점 더 격렬해지고 있었다.

『흑월의 계약은 가혹하다. 그들은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사람의 '이름'을 섭취한다. 이름을 먹힌 자는 기억을 잃고, 자아를 잃고, 마침내 강호 전체에서 지워진 껍데기가 된다. 대모는 너를 그 계약의 열쇠로 쓰려 했다. 하지만 나는 차마 그 작은 생명이 이름 없는 껍데기로 바스러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서문월청은 목숨을 걸고 계약의 법칙에 균열을 냈다.

그는 계약서에 적힌 '이름 없는 제물'에게 '무현(武顯)'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명칭을 억지로 부여하고, 자신의 호적에 올리며,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검을 가르쳤다.

사람이 타인을 기억하고, 그 이름을 불러주는 한, 검은 달의 계약은 완성되지 않는다.

무현이 강호의 가혹한 풍우(風雨) 속에서도 자아를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스승이 지어준 그 이름 덕분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스승이 흑월문 전체를 상대로 벌인 목숨을 건 도박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를 지키기 위해…"

무현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스승이 흑월문주 혁련오에게 살해당한 이유, 그리고 혁련오가 장주의 자리가 아니라 끝내 서고의 '장부'와 무현 자신을 집요하게 찾았던 이유가 이제야 아다리가 맞았다.

혁련오는 장주의 자리를 탐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대모와 결탁해 '검은 달의 계약'을 완성하려 했던 것이다. 계약의 핵심인 무현의 이름을 강탈하고, 장부가 기록한 열두 권의 장부를 완성하여 흑월문의 절대적인 지배자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오라버니."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를 적셨다.

돌아보니 월소연이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커다란 두 눈에는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가득 고여 있었다. 잿더미 속에서 살아남아 흑월의 살수로 길러졌던 소녀, 이제는 청월장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 할 아이.

소연은 두 손으로 무현의 거칠고 굳은 손을 꼭 감싸 쥐었다. 그녀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기가 무현의 얼어붙은 핏줄 속으로 스며들었다.

"유서의 내용… 들었어요."

소연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 눈빛만큼은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대모가 누구를 바쳤든, 흑월의 계약이 어쨌든 간에… 오라버니는 오라버니예요. 내게 검을 쥐여 주고, 이 차가운 장원에서 나를 품어 주었던 내 유일한 오라버니란 말이에요."

"소연아…"

"그리고 나도 있어요."

소연이 고개를 돌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말없이 서 있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칠흑 같은 대검을 짊어진 채, 스스로의 죄책감에 짓눌려 있던 붉은 가면의 사내. 십 년 전 흑월문주의 거짓말에 속아 이 장원에 횃불을 던졌던 친오빠, 월소한이었다.

소한은 무현과 소연의 시선을 받자마자 흠칫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차마 그들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부끄러움과 자책감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저 사람도… 내 친오빠지만, 오라버니도 내 오라버니야. 혈육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우리가 함께 보낸 세월이, 이 칼끝에 담긴 마음이 진짜인데."

소연의 말은 서늘한 밤공기 속에서 묘한 온기를 만들어냈다.

무현은 손에 쥐어진 유서를 가슴에 품었다. 심장 부근에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랐다.

흑천월식검(黑天月蝕劍).

빛을 삼키는 중력장과 칠흑 같은 초승달의 참격. 그가 다루는 무공은 애초부터 저주받은 계약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흑월의 검은 달이 부르는 핏빛 에너지는 쓸수록 자신의 이름을 갉아먹고, 기억을 지우며, 마침내 자신을 껍데기로 만들도록 설계된 금기의 무공.

계약의 힘을 쓸수록 이름(기억)이 사라진다.

스승의 유서에는 그에 대한 경고도 적혀 있었다.

『무현아. 네가 흑천월식검의 마지막 초식인 '월식(月蝕)'에 도달할 때, 세상은 너를 잊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거라. 타인이 너를 기억하는 한, 너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너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는 한, 그 계약은 깰 수 있다.』

무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등 뒤에 메어둔 검집에서 서늘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흑천월식검의 검신이 빗물 속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마치 주인을 향해 갈증을 호소하는 야수처럼, 칼날은 스스로의 어둠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는 '이름 없는 제물'이었으나, 지금의 그는 서무현이었다.

소연이 불렀고, 스승이 지어주었으며, 이 황폐한 장원에서 함께 숨을 쉬었던 이름.

"여기에 더 머물 수는 없다."

무현이 낮게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결기는 주변의 빗방울마저 튕겨낼 만큼 단단했다.

"혁련오는 쓰러졌지만, 흑월문의 진짜 주인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어. 대모가 남겨둔 빚을 청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영원히 그 그림자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모…"

소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모래가 긁히는 것처럼 거칠었다.

"그 여자는… 단순한 문주의 사수가 아니야. 흑월문의 진짜 채권자이자, 우리를 이 지독한 운명으로 쭝아맨 원흉이지. 지금쯤 본단에서 우리가 움직인 걸 눈치챘을 거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쿠구구구구——!

청월장의 부서진 정문 쪽에서 지면이 울리는 거대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비에 젖은 어둠을 뚫고, 수십 개의 횃불이 일제히 피어올랐다. 붉은 불빛이 칠흑 같은 안개를 뚫고 장원의 외곽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철갑을 두른 무사들의 무거운 발소리가 땅을 울렸다. 그들의 갑옷 어깨에는 흑월(黑月)을 상징하는 은빛 초승달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일반적인 흑월 살수들과는 기운의 결이 달랐다.

살기, 그것도 생명을 완전히 지우고 오직 명령에만 복종하는 사병(死兵)들의 기운이었다.

"포위됐다."

소한이 칠흑 대검을 뽑아들며 앞으로 나섰다. 그의 얼굴을 가린 붉은 가면 위로 빗물이 흘러내려 핏빛 눈물처럼 번졌다.

"내가 막겠다. 너희는 빠져나가라."

"혼자서 저들을 다 상대할 작정인가?"

무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내 죗값이다. 십 년 전의 불길을 내 손으로 지폈으니, 오늘 밤의 불길 속에서는 내가 방패가 되어야지."

소한의 등 뒤에서 거대한 검기가 피어올랐다. 암고양이처럼 날렵한 기운이 아니라,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묵직한 업화(業火)의 기운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압도적인 존재감이 포위망의 정중앙에서 밀려오고 있었다.

스윽, 스스슥——.

수십 명의 무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길을 터주었다.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낡은 가마 한 채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가마의 장막은 칠흑 같은 검은 비단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위에는 금실로 수놓아진 커다란 초승달이 기이하게 빛나고 있었다.

가마의 주인이 손을 들어 올렸다.

뼈마디가 앙상할 정도로 가늘고 하얀 손가락. 세월의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그 손이 검은 비단 장막을 천천히 걷어 올렸다.

거기에는 늙었으나 서늘한 빛을 잃지 않은 여인의 얼굴이 있었다.

대모(大母), 월하.

그녀의 눈동자는 달빛을 비추지 않는 우물처럼 깊고 까맸다. 그녀가 입술을 달싹이자, 비명 소리처럼 찢어지는 가느다란 목소리가 청월장의 폐허 전체에 울려 퍼졌다.

목소리는 빗소리를 뚫고 무현의 귓가에 정확히 내리꽂혔다.

[거기 있었구나, 내 작은 제물아.]

대모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

[네가 도망친 지 십 년이다, 무현아. 이제 그 이자까지 쳐서… 내 빚을 돌려다오.]

대모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드는 순간, 무현의 목덜미에 새겨진 흉터가 불에 타는 듯 격렬하게 쑤셔왔다. 그것은 단순한 통증이 아니었다. 열 살의 어린 날, 흑월의 심장부에서 자신의 핏줄을 조이던 계약의 인장이 비명을 지르는 감각이었다.

‘내 빚을 돌려다오.’

그 한마디는 강호의 찬 바람보다 더 살벌하게 무현의 전신을 굳히기에 충분했다.

대모 월하는 늙은 몸으로 가마에 의지하고 있었으나, 그가 뿜어내는 기운은 장원 전체의 공기를 짓누르고 있었다. 사방을 에워싼 사병들의 손에 들린 횃불이 일제히 일렁이며 붉은 핏빛 그림자를 허공에 수놓았다.

"대모……!"

소한의 입에서 짓씹는 듯한 단소가 터져 나왔다. 그는 십 년 전 이 여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청월장에 불을 질렀던 기억을 떠올리며 칠흑 대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검신을 따라 검붉은 투기가 거칠게 요동쳤다.

"네놈이 십 년 전의 과오를 씻으려 들더구나. 기특하기도 하지."

대모는 가마에 기대어 나직하게 실소했다. 그녀의 탁한 눈동자가 소한을 스쳐 지나 무현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소한아, 네가 아무리 발버둥 친다 한들 계약의 서판에 새겨진 이름이 지워질 줄 알았느냐? 무현이는 처음부터 내 손으로 점찍어 둔 제물이었다. 서문월청 그 늙은이가 비틀어 놓은 억지스러운 인연 따위, 오늘 밤 이 자리에서 완전히 끊어내리라."

"흥, 억지라니."

무현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의 등 뒤로 소연이 다급히 손을 뻗어 옷자락을 잡았지만, 무현은 물러서지 않았다.

"스승님이 내게 준 것은 억지스러운 인연이 아니다. 내 이름이다. 너희가 앗아가려 했던,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다."

"이름?"

대모의 눈썹이 미세하게 틀어졌다.

"이름이란 계약의 대가일 뿐이다. 누군가의 소원을 빌고,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빚 따위에 불과하지. 무현아, 네가 거울을 볼 때마다 목덜미에 남은 그 화상을 보아라. 그것이 네가 누구의 소유인지 증명하는 낙인이다."

대모의 손가락이 가마 장막을 툭툭 쳤다.

그러자 포위망을 좁혀오던 철갑 무사들 사이에서 기이한 형상을 한 자들이 걸어 나왔다. 얼굴을 은가면으로 가리고, 손에는 길다란 핏빛 쇠사슬을 감은 자들. 명부혈쇄를 다루는 쌍둥이 문지기 중 살아남은 자와, 그를 보좌하는 정예 살수들이었다.

무현은 직감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랐다. 혁련오가 장주의 자리에 눈이 멀어 독단적으로 움직였다면, 지금의 대모는 흑월의 근본적인 계약 법칙 그 자체를 집행하러 온 것이다.

"오라버니."

소연이 무현의 곁에 바짝 붙으며 명인(名刃)을 뽑아 들었다. 금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칼날이 빗속에서 찬란한 궤적을 그리며 웅장한 진동을 토해냈다.

"저 자들은 내버려 두지 않아요. 내가 흑월의 살수로 길러졌을 때부터, 이 날을 위해 칼을 갈아왔으니까."

"소연아, 무리하지 마라."

"무리 아니에요."

소연의 얼굴에는 어린아이의 두려움 대신, 청월장을 이어받은 장주로서의 서늘한 결기가 서려 있었다.

"오라버니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듯, 나도 오라버니를 지킬 이름을 부를 거예요."

그 순간, 대모의 얼굴에 처음으로 당혹스러운 빛이 스쳤다.

서문월청이 죽었음에도, 그들이 남겨둔 두 아이의 눈빛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계약의 어둠을 삼킬 듯한 등불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가상한 아이들이로다. 그렇다면 그 이름이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보자.]

대모의 손이 허공을 향해 가볍게 내리꽂혔다.

"죽여라. 장부를 되찾고, 그 껍데기의 목을 가져와라!"

쿠구구구——!

대모의 명령과 동시에 수십 명의 사병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밀려들었다. 철갑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핏빛 사슬이 사방에서 얽혀들며 무현과 남매를 향해 쇄도했다.

"비키거라!"

소한이 먼저 전장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의 칠흑 대검이 뿜어내는 업화가 빗줄기를 증발시키며 거대한 참격을 만들어냈다. 첫 번째로 밀려들던 사병들의 대형이 단숨에 두 갈래로 갈라지며 피가 튀었다.

하지만 적의 수는 끝이 없었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비수와 사슬은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무현의 사방을 조여들었다.

무현은 눈을 감았다.

귓가를 때리는 빗소리 속에서, 스승의 유서에 적힌 마지막 구절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타인이 너를 기억하는 한, 너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무현이 눈을 번쩍 떴다.

그의 홍채 속에서 칠흑 같은 어둠과 금빛 광채가 동시에 맹렬하게 소용돌이쳤다.

검집에 손을 얹은 채, 무현은 무릎을 낮추었다.

흑천월식검의 검신에서 빛을 삼키는 중력장이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다. 주변의 빗방울들이 땅으로 떨어지지 못한 채 허공에 멈춰 섰고, 사방의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빚은… 여기서 갚는다."

무현의 검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세상의 모든 빛이 단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터져 나왔다.

칠흑 초승달의 참격이 대모의 가마를 향해 직선으로 뻗어 나갔다. 청월장의 밤하늘을 가르는 검은 달의 궤적이 빗속을 찢으며 강호의 운명을 바꿀 대결의 서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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