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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달의 검객 · 25화목차

제25화 불탄 장원

안개는 밤새 소리 없이 내려앉아 흑월문의 잿더미를 덮고 있었다. 타다 남은 서까래는 검은 짐승의 뼈처럼 앙상하게 꺾여 있었고, 바닥에 쌓인 재는 발을 디딜 때마다 허공으로 무겁게 흩날렸다.

스산한 바람이 청월장(靑月莊)의 허물어진 대문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십 년 전, 온통 붉은 화염에 휩싸여 모든 것이 불타버린 자리. 그 흉측한 폐허는 그날 이후로 누구도 찾지 않는 죽은 땅이 되어 있었다. 다만 그곳에는 여전히 씻기지 않은 과거의 온기와, 비명 소리 대신 가라앉은 침묵만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서무현은 낡은 삿갓을 깊숙이 눌러쓴 채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낡은 회색 장포 자락이 바닥의 재를 스치며 사락사락 소리를 냈다. 그 뒤를 이어 월소연과 월소한 남매가 침묵 속에 침조히 따랐다.

세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다. 비록 흑월문의 본단을 무너뜨리고 복수의 끝자락에 닿았으나, 그들의 가슴속에 남은 것은 후련함이 아니었다. 오히려 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곪아 터진 상처의 속살이 차가운 공기에 그대로 노출된 것처럼 아려왔다.

무현이 걸음을 멈춘 곳은 옛 장원의 중심, 뒷마당이었다.

"여기에…"

무현이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안개 속에 젖어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십 년 전, 그곳에는 커다란 매화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하얀 꽃잎이 장원 안뜰을 가득 채우곤 했다. 무현은 바로 그 나무 아래서 스승인 서문 월청의 검을 처음으로 배웠다.

지금 매화나무는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불에 타 숯덩이가 된 밑동마저 이미 썩어 문드러져, 검은 흙과 재가 뒤섞인 구덩이만이 흉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무현은 허리춤에 찬 검집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손끝에 닿는 감촉은 서늘했다. 검은 달의 계약, 흑천월식검, 그리고 자신을 조여오던 빚의 잔재들. 그 모든 것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무현은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오라버니."

소연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무현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잿더미로 가득 찬 마당을 멍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소연의 손끝이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기억나. 이 자리… 우리가 함께 놀던 곳이야. 어머니가 웃으면서 빚어주던 만두 냄새가 아직도 나는 것 같은데…"

소연의 목소리가 바람에 흩어졌다. 그녀는 흑월 살수로 길러지며 감정을 지우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모든 기억이 지워진 것은 아니었다. 십 년 전의 그날, 세상이 무너내리던 순간의 열기와 매캐한 연기 냄새는 여전히 그녀의 영혼 깊은 곳에 붉은 낙인처럼 찍혀 있었다.

소한은 그들로부터 몇 보 떨어져 선 채, 차마 마당 안으로 발을 디디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몸을 감싼 붉은 가면은 벗겨져 있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그보다 더 지우기 힘든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소한의 두 주먹이 꽉 쥐어져 손바닥에 피가 맺힐 지경이었다.

"여기야."

소한이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그날 밤에 서 있던 곳이 바로 여기야."

무현과 소연의 시선이 동시에 소한에게로 향했다.

소한은 바닥에 흩날리는 재를 내려다보며 억지로 입꼬리를 비틀어 웃었다. 그러나 그것은 웃음이라기보다는 울음에 가까운 일그러짐이었다.

"혁련오 그 녀석이 내게 그랬어. 형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고. 우리를 거두어준 장주 어른이 우리를 버리려 한다고. 그 말을 믿었어. 아니, 믿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세상이 우리를 버렸다고 생각하니까, 차라리 모든 걸 부숴버리고 싶었어."

소한의 어깨가 눈에 띄게 떨렸다.

"내가 횃불을 들었어. 장원의 마구간에, 그리고 이 매화나무 아래에… 내 손으로 불을 붙였다고. 이 손으로."

소한이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올려 바라보았다. 십 년 전의 불길은 이미 꺼졌지만, 그 불꽃이 남긴 화상과 죄책감은 지금까지도 그의 살과 뼈를 태우고 있었다.

"오라버니."

소연이 소한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원망과 슬픔, 그리고 기묘한 공허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때 네가 불을 붙이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달랐을까? 어머니는 살아남았을까? 그리고 너는… 괴물이 되지 않았을까?"

"미안해, 소연아."

소한은 무릎을 툭 꺾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재가 무릎 주변으로 훅 피어올랐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십 년 동안 목구멍에 걸려 있던 토악질 같은 회한이 비로소 터져 나오고 있었다.

소연은 울어야 할지, 아니면 이 원수를 향해 칼을 겨누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친오빠였다. 십 년 동안 원망하고 또 그리워했던 피붙이였다. 그러나 그 피붙이의 손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던 모든 것이 타들어 갔다.

무현은 말없이 소한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무릎을 굽혀 소한의 어깨 위에 거친 손을 올렸다.

"일어나라, 소한."

"무현아… 나는 용서받을 수 없어. 내가 한 짓이야."

"너는 속았다. 흑월의 문주가 된 혁련오의 거짓말에, 그리고 검은 달의 그늘에. 그건 너 혼자만의 죄가 아니다."

무현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그것은 위로라기보다는, 짊어져야 할 운명을 직시하라는 냉정한 선언에 가까웠다.

소한은 멍한 눈으로 무현을 올려다보았다. 무현의 삿갓 밑으로 드러난 화상 흉터와 깊은 눈빛 속에는, 자신을 향한 비난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같은 지옥을 건너온 자만이 품을 수 있는 묵직한 연민만이 담겨 있었다.

"우리의 스승이자, 네게는 양부였던 서문 월청."

무현이 고개를 들어 옛 장원의 안채가 있던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분은 어디에 묻히셨지?"

소한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는 핏기가 가신 얼굴로 안채의 무너진 석축을 가리켰다.

"시신은… 찾지 못했어. 그날 밤 대화재 때, 장주 어른은 안채 서재에 홀로 남아 계셨지. 흑월문이 이곳을 습격했을 때, 그분은 이미 계약의 굴레 속에서 스스로 불을 삼키고 계셨던 모양이야. 남은 것은… 잿더미뿐이었어."

"무덤도 없단 말인가."

"그래. 장주 어른의 유해는 없지만… 그분이 남긴 것이 하나 있어."

소한의 말에 무현과 소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소한은 안채의 무너진 기둥 아래로 걸어가, 잿더미와 무너진 돌무더기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이 검은 재에 까맣게 물들었다. 몇 번의 헛손질 끝에, 소한의 손끝에 묵직한 쇠붙이가 부딪히는 탁한 소리가 울렸다.

"여기야."

소한이 힘주어 파낸 곳에는 쇠로 만든 작은 함이 박혀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불길과 습기에 노출되어 겉면이 붉게 녹슬어 있었지만, 함의 문양만큼은 선명하게 유지되어 있었다.

청월장의 문장인, 구름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초승달 문양이었다.

무현이 다가가 함을 들어 올렸다. 생각보다 무거웠다. 쇠함의 뚜껑에는 자물쇠 대신 묵직한 납 봉인이 채워져 있었다. 그 봉인 위에는 서문 월청의 친필로 보이는 글씨가 굵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청월의 장주 서문 월청, 이를 열 자가 누구이든 간에.]

소연이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그 안에 뭐가 들어 있어?"

"열어보면 알겠지."

무현은 허리춤에서 작은 단검을 뽑아 납 봉인을 내리쳤다. 탁 하는 마른 소리와 함께 붉은 납이 부서져 내렸다. 무현이 쇠함의 뚜껑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함 내부의 진공이 깨지며 갇혀 있던 차가운 공기가 밖으로 흘러나왔다.

함 안에는 반짝이는 보물이나 비전 무공서 같은 것은 없었다. 오직 누렇게 바래고 붉은 핏빛으로 얼룩진 두루마리 하나만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두루마리 위에는 서문 월청이 직접 쓴 듯한 유서가 펼쳐져 있었다.

무현은 손을 뻗어 그 두루마리를 집어 들었다. 글씨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선명하게 그의 눈을 파고들었다. 바람이 멎은 듯, 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소연과 소한도 숨을 죽인 채 무현의 손끝을 응시했다.

무현은 유서의 첫 줄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진실이었다.

[무현에게 —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유서의 첫 줄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바람이 다시 불어와 청월장의 잿더미를 흩뿌렸다. 흩날리는 재비 사이로, 무현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양부의 거절이 아니었다. 십 년 전, 흑월문이 이 장원을 습격하고, 자신의 이름이 빚으로 팔려나간 진짜 이유가 그 몇 글자 속에 담겨 있었다.

무현은 숨을 쉴 수 없었다. 그가 쥐고 있는 두루마리가 가벼운 종이가 아니라, 강호 전체를 뒤흔들 거대한 족쇄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두루마리의 글씨는 서서히 무현의 시야를 잠식해 들어갔다. 그 짧은 한 문장 뒤로 이어지는 묵직한 행간들은 십 년 동안 그가 쌓아 올린 모든 기억의 토대를 흔들고 있었다.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그리고 청월장의 핏줄도 아니다. 내가 너를 거둔 것은 정이여서가 아니라, 그날 밤 설원의 밤바람 속에서 네가 울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는 태어날 때부터 빚을 짊어진 아이였다. 흑월의 계약이 시작된 그날, 네 생모가 남긴 것은 한 자루 검과 검은 달의 낙인뿐이었다.]

소연은 무현의 굳어진 등 뒤에서 까치발을 들고 두루마리를 넘겨보려 애썼다. 그러나 무현은 유서를 쥔 손을 미세하게 떨 뿐, 다음 줄로 시선을 옮기지 못했다. 그의 귓가에서 환청처럼 십 년 전의 바람 소리가 울렸다. 설원의 밤바람,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던 스승의 쓸쓸한 눈빛.

스승 서문 월청은 그를 양자로 거두어 무공을 가르치고 검을 쥐여주었으나, 그 눈빛 속에는 언제나 애틋함 대신 기묘한 부채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은 아들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죄책감에 가까운 무언가였다.

"오라버니… 뭐라고 적혀 있어?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는데 그래?"

소연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렸다. 그녀는 무현의 어깨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으나, 무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에 주춤하며 멈춰 섰다.

소한은 무릎을 꿇은 채 바닥의 재를 움켜쥐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럴 리가… 장주 어른은 늘 너를 가장 아끼셨어. 나랑 소연이보다… 네게 더 많은 것을 주려고 하셨다고."

소한의 중얼거림에 무현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무현의 입술이 바짝 말라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갈라져서 겨우 형체만 유지하고 있었다.

"스승님은 나를 아낀 게 아니다. 지킨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도록, 흑월의 채권자들이 나를 찾아내지 못하도록 이 잿더미 속에 숨겨두셨던 것이다."

두루마리의 다음 행이 무현의 눈에 들어왔다.

[흑월의 채권은 혈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이름'이라는 계약의 그릇일 뿐이다. 무현아, 네가 네 이름으로 살아가는 매 순간, 그 뒤편에서는 누군가의 목숨이 지워지고 있었다. 내가 흑월문의 문주 혁련오를 막지 못한 것은, 내 안의 두려움 때문이었다. 내가 네 이름을 대신 지켜주지 못한다면, 강호의 밤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문장 아래에는 서문 월청의 수결(手訣)이 붉은 인주 대신 검붉은 핏자국으로 찍혀 있었다. 그 피는 세월이 흘러 이미 검게 굳어 있었지만, 그가 어떤 심정으로 이 유서를 남겼는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무현은 두루마리를 꽉 쥐었다. 종이가 손바닥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바스러지며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내 이름…"

무현이 낮게 뇌까렸다.

13화에서 불렸던 자신의 이름, 서무현. 그 이름은 스승이 지어준 것이자, 동시에 십 년 전 흑월문이 자신에게 매긴 가격표였다. 자신이 흑월문 본단에 발을 들였을 때, 혁련오가 자신을 향해 던졌던 비웃음이 비로소 완성된 퍼즐처럼 머릿속에서 딱 맞아떨어졌다.

혁련오가 노렸던 것은 청월장의 장주 자리가 아니었다. 그가 탐냈던 것은 서문 월청이 숨겨둔 진짜 '장부', 그리고 그 장부의 첫 페이지에 적힌 서무현이라는 존재 그 자체였다.

"오라버니."

소연이 참지 못하고 무현의 앞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눈가에는 맺힌 눈물이 재와 뒤섞여 검은 줄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무현의 두 손을 잡아채며 유서를 쥔 손가락을 펴게 만들었다.

"더 이상 그런 표정 짓지 마. 아버지가 뭐라고 썼든 상관없어. 너는 내 오라버니야. 십 년 동안 그 지옥 같은 곳에서 나를 기억하게 해 준 유일한 사람이야. 피가 섞이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뭐가 중요해!"

소연의 외침은 잿더미로 가득 찬 청월장의 공기를 두드렸고, 그 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무너진 돌무더기 사이로 흩어졌다.

소한 역시 일어서며 무현의 어깨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소연이 말이 맞아. 내가 이 손으로 이 장원을 태웠지만, 그렇다고 네가 내 형제라는 사실까지 불태운 건 아니야. 혁련오 그 녀석은 사라졌고, 흑월문의 본단도 무너졌어. 이제 남은 건… 우리가 우리의 길을 찾는 것뿐이야."

무현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잿더미 속에서 자라난 남매. 십 년 전 붉은 화염 속에서 각자의 몫으로 지옥을 견뎌온 이들이 지금 자신의 곁에 있었다.

비록 유서 속 진실은 그가 누군가의 아들도 아니며, 태생부터 빚을 짊어진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실이 무현의 가슴을 짓누르던 묵직한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 주고 있었다.

그것은 타인이 정해준 운명이 아니었다. 스승이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쳐 감추고자 했던 비밀이었고, 이제는 자신이 직접 짊어져야 할 진짜 이름의 무게였다.

"가자."

무현이 낮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더 이상 흔들림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낡은 삿갓을 다시 깊게 눌러썼다. 그의 허리춤에 걸린 검이 흑빛의 찬연한 광채를 미세하게 내뿜었다. 검은 달의 계약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강호의 어둠 속에는 여전히 이름을 잃어버린 자들의 무명병이 번지고 있었고, 무림맹의 깊은 곳에서는 또 다른 장부를 노리는 자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어디로 갈 거야?"

소연이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

"강호로."

무현이 뒤를 돌며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의 빚을 다 지불하지 못한 자들이 아직 남아 있다. 그리고… 내 이름을 찾아야 한다."

소연과 소한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무현의 뒤를 따라 청월장의 허물어진 대문을 넘어섰다.

그들의 등 뒤로, 십 년 동안 멈춰 있던 불탄 장원의 바람이 다시 한번 거칠게 불어닥쳤다. 잿더미가 허공으로 흩날리며 세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안개 낀 산길의 끝, 강호의 진짜 밤이 그들을 향해 아가리를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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