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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 천마 · 64화목차

제64화 기계 장갑 흡수와 마강(魔剛)의 진화

지하 최하층 메인 격리 구역.

쾅—!

거대한 금속 방화문이 종잇장처럼 구겨지며 사방으로 튀었다.

그 파편 속에서 칠흑 같은 잔상이 터져 나왔다. [마광신보-극(極)]. 빛의 궤적조차 남기지 않는 극한의 가속.

강진혁의 몸이 허공을 갈라지듯 치솟았다.

그의 눈앞에는 이미 거대한 강철의 괴물이 버티고 서 있었다.

크로노스가 발악하듯 남겨둔 최후의 방어선, 5미터에 달하는 특수 중장갑 처형 병기 ‘골리앗’이었다.

“크아아아아——!”

골리앗의 가슴 부위에 장착된 3.5세대 중장갑 코어가 과열되며 붉은빛을 뿜어냈다.

수천 개의 고주파 진동 패널이 전신을 감싸며 다가오는 모든 것을 분쇄하겠다는 기세로 거대한 주먹을 내질렀다.

공기가 압축되며 터지는 폭음이 귀를 찢었다.

주먹이 지나간 자리마다 공간이 미세하게 뒤틀릴 정도의 압도적인 물리력.

하지만 강진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시스템 HUD의 보조 따위는 이미 오래전에 꺼져 있었다.

그의 눈에 비치는 것은 기계 장갑의 복잡한 회로가 아니라, 그 안에 흐르는 에너지의 맥박이었다.

‘느리다.’

강진혁의 입꼬리가 싸늘하게 말려 올라갔다.

초월천마경(超越天魔經)에 도달한 그의 감각은 이미 기계의 반응 속도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슈우우우- 쾅!

강진혁이 몸을 가볍게 비틀며 골리앗의 거대한 주먹을 스치듯 피했다.

바람이 스치기도 전에 그의 오른손이 골리앗의 가슴팍, 3.5세대 중장갑 코어의 핵이 박힌 부위에 깊숙이 박혀들었다.

“크윽……?!”

골리앗의 제어 AI가 경악스러운 비명 같은 오류음을 토해냈다.

그 순간, 강진혁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시커먼 마기가 거미줄처럼 퍼져나가며 기계 장갑의 회로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흡원천공-개량(改).]

쩌저정-!

강철을 찢는 고주파 진동과 전자기 펄스가 강진혁의 팔을 타고 역류했다.

일반적인 무인이었다면 혈관과 신경이 통째로 녹아내렸을 맹렬한 반발력.

그러나 강진혁의 전신을 두른 칠흑의 마기와 99.8% 동기화된 나노머신은 오히려 그 에너지를 집어삼키며 폭발적인 속도로 정제해 나갔다.

[SYSTEM INFO: 에너지 역흡수 프로세스 가동.]

[3.5세대 중장갑 코어의 고출력 플라즈마 에너지 추출 중…….]

[특수 충격 흡수 회로 데이터 동기화 완료.]

우두두두둑-!

강진혁의 단전 부근에서 천둥이 치듯 거대한 진동이 울렸다.

골리앗의 가슴팍에서 흘러나온 에너지가 뱀의 혓바닥처럼 그의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순간적으로 그의 피부 위로 옅은 은빛 회로 선이 굵어지며 불길하게 빛났다.

터져 나갈 듯 팽창하던 단전의 출력이 급격하게 요동쳤다.

—부웅! 콰아앙!

[단전 코어 출력 21,800 MW ➔ 23,400 MW 돌파.]

단순한 숫자의 상승이 아니었다.

골리앗이 지니고 있던 특수 장갑의 밀도와 충격 흡수 알고리즘이 강진혁의 육체적 구조와 완벽하게 융합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기계의 코어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며 파스스 부서져 내렸다.

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철제 골리앗은 단 몇 초 만에 속이 텅 빈 고철 덩어리로 변해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강진혁은 가볍게 손을 털며 그 고철 위로 착지했다.

지면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강진혁은 자신의 두 손을 천천히 쥐었다 폈다.

방금 전까지 골리앗이 두르고 있던 특수 중장갑의 원리가 피부의 세포 배열과 나노머신 단위에서 완벽하게 재구성되어 있었다.

[나노마갑(Nano-Armor) 2단계 완성.]

단순히 물리적인 강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섰다.

적의 공격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세포 단위에서 분산시키고, 전자기 공격이나 플라즈마 형태의 에너지 병기마저 표면에서 흘려보내거나 역으로 흡수할 수 있는 궁극의 방어 체계였다.

“흡수할수록 완벽해지는군.”

강진혁의 낮은 목소리가 격리 구역의 차가운 공기 속으로 낮게 울려 퍼졌다.

그가 흡수한 것은 단순히 코어의 전력만이 아니었다.

티타늄 그룹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최첨단 군사 기술의 핵심 데이터, 그리고 고대 마교 유골에서 추출된 마기(魔氣)의 본질 그 자체였다.

그 순간, 지하 최하층의 가장 깊은 곳에서 거대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콰아아아앙-!

메인 격리 구역의 비상등이 일제히 붉은색으로 점멸하며 경보음을 울렸다.

지하 최하층의 중앙, 수백 개의 냉각 파이프와 보안 실드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던 거대한 메인 캡슐이 서서히 작동을 시작했다.

비비비비식—!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는 듯한 압도적인 중압감이 격리 구역 전체를 짓눌렀다.

강진혁의 시선이 그곳을 향했다.

캡슐의 불투명한 특수 유리 너머로, 기괴할 정도로 거대하고 압도적인 실루엣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것은 강진혁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 몸을 이루고 있는 것은 단순한 생체 조직이 아니었다.

빛나는 칠흑의 마기와 고대 마교의 유골에서 채취한 거대한 뼈의 형상, 그리고 티타늄 그룹이 숨겨온 최상위 나노머신이 뒤엉켜 만들어낸 ‘최종 그릇’.

그것이 바로 크로노스와 진무극이 이 세상에 남긴 가장 거대한 저주이자, 진정한 ‘천마의 육체’였다.

푸스스스- 팟!

캡슐의 봉인이 해제되면서 사방으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그 캡슐 안에 잠들어 있던 거대한 형상이 천천히 눈을 떴다.

쿠구구구구궁—!

단지 눈을 떴다는 사실만으로도 지하 500층의 바닥이 균열을 일으키며 갈라졌다.

일반적인 인간의 출력을 아득히 초월한, 수만 MW에 달하는 기이한 마기가 공간을 난타했다.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군.”

강진혁은 두려움 대신 입꼬리를 길게 말아 올렸다.

그의 손에 들린 [천마검]의 날이 푸른 뇌전과 시커먼 마기를 동시에 머금으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검신을 따라 흐르는 고주파 진동음이 공간을 찢어발길 듯 사납게 요동쳤다.

시스템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었다.

인공지능의 계산식도, 티타늄 그룹의 설계도도 이제는 의미가 없다.

오직 자신의 의지, 그리고 단전에서 끓어오르는 23,400 MW의 마기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파지지직- 쾅!

강진혁이 바닥을 박차고 나갔다.

그가 지나간 자리의 바닥이 완전히 함몰되며 거대한 크레이터가 파여 나갔다.

목표는 단 하나, 자신을 흉내 내어 만들어진 그 거대한 가짜이자, 티타늄 그룹의 모든 어둠이 집약된 최종 그릇의 목이었다.

“오너라. 네가 진짜 천마인지, 아니면 내가 진짜 천마인지 증명해주마.”

칠흑의 섬광이 메인 격리 구역의 어둠을 완전히 갈라치며 폭발하듯 쏘아져 들어갔다.

콰아아아궁—!

지하 500층의 메인 격리 구역이 완전히 반으로 쪼개질 듯한 대폭음과 함께 진동했다.

강진혁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23,400 MW의 마기와, '최종 그릇'이 뿜어내는 정체 불명의 고대 마기가 충돌하며 공간 자체가 왜곡됐다. 사방으로 튀는 스파크가 허공을 찢고, 바닥의 강화 콘크리트는 밀가루처럼 부서져 나갔다.

크아아아아아……!

인간의 성대로는 도저히 낼 수 없는, 괴물과 기계음이 섞인 듯한 기괴한 포효가 캡슐 안에서 터져 나왔다.

수만 년 동안 봉인되어 있던 고대 마교의 유골 데이터와 티타늄 그룹의 첨단 바이오 공학이 융합되어 탄생한 거대한 생체 캡슐이 완전히 박살 났다.

파스스스- 쾅!

유리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는 그 중앙에, 거대한 실루엣이 당당히 발을 디뎠다.

키 2미터 30센티미터에 달하는 거구.

강진혁과 완벽히 똑같은 이목구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 피부 위에는 은빛 회로 대신 뼈와 살이 뒤틀려 만들어진 기괴한 마갑(魔甲)이 흉측하게 돋아나 있었다.

[Warning: 미지의 생체 에너지 출력이 감지됩니다.]

[대상의 단전 출력: 추산 불가 (최소 25,000 MW 이상).]

[경고: 유골 데이터의 동기화율 99.9%. 사용자의 존재를 '이단'으로 규정합니다.]

설화의 목소리나 시스템 HUD는 꺼져 있었지만, 강진혁의 뇌 속 본능이 그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경고하고 있었다.

저것은 단순한 클론이 아니었다.

진무극과 크로노스가 1,000년 전 천마의 시신에서 채취한 ‘원본의 의지’ 그 자체를 현대의 기술력으로 부활시키려다 폭주 직전에 이른 최악의 괴물이었다.

‘나를 대체하기 위해 빚어진 껍데기라 이건가.’

강진혁의 입가에 짙은 냉소가 걸렸다.

그는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장 박동이 미친 듯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초월천마경(超越天魔經)의 정점에 선 이후로, 온전한 격을 지닌 상대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슈우우우-!

가짜 천마, 혹은 '최종 그릇'이라 불리는 거대한 괴물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놈의 눈동자는 생기가 없는 칠흑이었지만, 그 안에는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파괴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투두둑, 우두둑-!

놈의 어깨 관절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회전했다.

현대 군사 기술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고대 마공의 운기 형식이 저 거대한 육체 안에서 억지로 구동되고 있었다.

불완전한 마기의 폭주. 하지만 그 질량과 출력만큼은 강진혁의 허를 찌를 정도로 거대했다.

“크아아……”

괴물이 입을 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 소리는 강진혁의 목소리와 똑같았지만, 훨씬 더 저주스럽고 날것의 광기를 품고 있었다.

다음 순간, 괴물의 다리가 폭발하듯 바닥을 박찼다.

쾅-!

[마광신보-극(極)].

강진혁이 익힌 것과 완전히 똑같은 고속 보법.

아니, 그보다 더 무식한 육체적 출력을 바탕으로 한 괴물의 돌진은 공간을 순간적으로 압축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눈앞이 암전했다.

시야를 지우며 날아온 거대한 주먹이 강진혁의 안면을 가격하기 직전, 강진혁은 몸을 반 바퀴 회전시키며 [천마무상체]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쿠궁-!

주먹과 주먹, 혹은 검과 육체가 부딪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둔탁한 폭음이 터졌다.

강진혁의 부츠가 지하 500층의 강화 바닥을 수십 미터나 미끄러지며 깊은 골짜기를 파냈다.

팔뚝을 타고 전해지는 충격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출력이 미쳤군. 나보다 더 높다?’

단전 출력 23,400 MW. 골리앗의 코어를 흡수하여 경지에 오른 강진혁의 출력마저 웃도는 마기였다.

하지만 강진혁은 당황하지 않았다.

출력이 높다고 해서 무공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무공의 본질은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짓이겨 압축하느냐에 있었다.

“기계가 흉내 낸 껍데기 따위가.”

강진혁의 눈에 핏발이 서렸다.

그의 온몸을 두르고 있던 칠흑의 마기와 푸른 뇌전이 폭발하듯 엉켰다.

새롭게 완성된 [나노마갑 2단계]가 괴물의 주먹에서 뿜어져 나온 충격파의 9할을 세포 단위로 분산시키며 흘려보냈다.

남은 충격은 단전의 마기가 단숨에 상쇄했다.

단 한 치의 부상도 허용하지 않았다.

괴물이 주먹을 거두며 다시 한번 도약하려 할 때, 강진혁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받아라.”

우우우우우웅—!

강진혁이 손에 쥔 [천마검]의 검신이 최고조의 고주파 진동으로 울부짖었다.

그것은 단순한 베기가 아니었다.

흡원천공으로 강탈한 수많은 기계 장갑의 충격 흡수 회로, 크로노스 연구소의 원자로 에너지, 그리고 1,000년 전 마교의 유골 데이터에서 뜯어낸 파괴의 원리를 하나의 접점으로 응축한 비기.

[뇌전마강-십자참(十字斬) : 개량(改).]

슈아아아아아아아아-!

검끝에서 뿜어져 나온 칠흑의 마기와 시퍼런 뇌전이 교차하며 거대한 십자(十字) 형태의 검강(劍剛)을 형성했다.

공간이 비명을 지르며 찢어지고, 지하 격리 구역의 모든 공기가 한순간에 진공 상태로 빨려 들어갔다.

크아아아아악——!

괴물은 피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아니, 뇌전마강이 뿜어내는 압도적인 중압감이 주변의 공간을 완전히 구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콰아아아앙-!

십자 형태의 검강이 괴물의 거대한 전신을 정중앙에서 강타했다.

티타늄 그룹이 수십 년간 연구해 온 최상위 바이오 나노 아머와 고대 마교의 유골 뼈조각이 융합된 장갑이 진동에 의해 미세한 입자로 분해되기 시작했다.

쩌저정- 투두두둑!

“크아아아…… 으아아아……!”

괴물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의 가슴팍에 새겨진 마교의 문양과 회로들이 견디지 못하고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하지만 강진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의 눈빛이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

‘끝내마.’

[만법귀마-파동(波動).]

강진혁의 손바닥에서 퍼져나간 보이지 않는 마기의 파동이 괴물의 단전, 즉 그 내부에 박혀 있던 ‘원형(原型) 코어’의 공진 주파수를 정확하게 포착했다.

기계와 마공이 결합된 사물의 유일한 약점.

그 주파수와 정확히 일치하는 파동을 역으로 쑤셔 넣자, 괴물의 내부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됐다.

푸스스스…… 콰궁!

괴물의 거대한 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앞으로 무너져 내렸다.

수만 MW의 에너지를 품고 있던 육체는 내부에서부터 시작된 연쇄 폭발로 인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붕괴되어 갔다.

쿵.

머리가 짓밟힌 것처럼, 괴물은 강진혁의 발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눈에 서려 있던 광기는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고, 껍데기처럼 갈라진 피부 사이로 희뿌연 증기만이 뿜어져 나왔다.

강진혁은 숨을 고르며 그 내려앉은 거대한 형상을 내려다보았다.

검 끝에서 흐르는 피와 땀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네가 아무리 천마의 유골을 모아놓고 발광을 떨었어도……”

강진혁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그는 [천마검]을 거꾸로 쥐며 괴물의 심장 부근, 완전히 노출된 원형 코어를 겨냥했다.

“그건 가짜다. 내가 겪어온 고통과, 내가 쌓아 올린 무도(武道)에 비하면 너는 그저 잘 만들어진 인형에 불과해.”

푸욱-!

천마검이 괴물의 심장을 관통했다.

마지막 발악조차 하지 못한 채, 괴물의 육체는 완전히 정적 속에 잠겼다.

수십 년간 티타늄 그룹이 숨겨온 가장 거대한 비밀이자, 강진혁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최종 그릇'이 완전히 잿더미로 화하기 시작했다.

[SYSTEM INFO: '최종 그릇' 코어 데이터 완전 소멸.]

[대상으로부터 남은 마기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단전 코어 출력 23,400 MW ➔ 25,100 MW 돌파.]

쿠구구구궁—!

괴물이 소멸함과 동시에, 지하 500층 전체를 지탱하고 있던 메인 서버실의 전원이 완전히 다운됐다.

붉은색 비상등마저 꺼지고,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

그러나 강진혁의 두 눈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단전에서 소용돌이치는 25,100 MW의 압도적인 마기가 전신의 혈관을 타고 요동쳤다.

시스템의 그늘, 티타늄 그룹의 음모, 그리고 자신을 옭아매려 했던 모든 과거의 잔재가 이 지하 최하층에서 완전히 불타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크로노스 바이오 제2연구소와 헤븐리 파운데이션 본부를 무너뜨렸음에도, 신서울의 거대한 마천루들은 여전히 밤하늘을 향해 흉물스럽게 솟아 있었다.

티타늄 그룹의 진짜 실세들과, 이 모든 사태를 뒤에서 조종하던 진짜 거물들이 숨어 있는 곳.

강진혁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상층부를 향한 수직 통로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입가에 짙고도 오만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밑바닥은 다 부쉈다.”

파직- 지직!

천마검에 엉킨 푸른 뇌전이 어둠을 밝혔다.

강진혁의 몸이 허공을 박차며 상층부를 향해 거침없이 쏘아져 올라갔다.

세계의 꼭대기를 향한, 마지막 사냥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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