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중장갑 생체 괴수 골리앗
-슈우우우욱-!
헤븐리 파운데이션 최상층 통제실.
유리창이 찢겨 나간 대공간으로 들이치는 바람은 차가웠으나, 그곳을 채운 공기는 살기를 넘어선 지독한 진공 상태였다.
바닥을 구르며 피를 토하는 이현도, 즉 크로노스의 눈이 미쳐 날뛰고 있었다.
입가로는 검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고, 가슴팍에 내장된 응급 바이오 회로는 불꽃을 튀기며 과부하 경고음을 울려댔다.
"크… 크윽……! 미친 괴물 새끼……!"
자신이 설계하고 구축한 신서울 최상층의 메인 통제망. 그 내부의 데이터 회선까지 역이용해 자신의 신경망을 태워버린 강진혁을 향해 이현도는 악에 받친 목소리를 뱉어냈다.
하지만 강진혁은 그를 가엾게 여기기는커녕,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볼 뿐이었다.
시야 한구석에 더 이상 시스템 UI의 친절한 가이드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스스로의 감각과, 온몸을 휘감은 21,800 MW의 엄청난 마기(魔氣)의 흐름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시스템의 도움 없이 온전히 내 힘으로 지배하는 세계.
그 압도적인 실재감 속에서 강진혁은 천마검을 가볍게 비틀었다.
-지지직, 파지지직-!
검신을 타고 흐르는 칠흑의 마기와 푸른 뇌전이 기묘한 공명음을 토해냈다.
그것은 현대의 고주파 플라즈마 기술과 고대 마교의 마공이 완전히 융합되어 만들어낸,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파멸의 격류였다.
"이현도."
낮고 묵직한 진혁의 목소리가 통제실 내부에 울려 퍼졌다.
"네가 만든 그 '최종 그릇'들과 마교의 유골 데이터는 어디에 처박혀 있지?"
"……큭, 크하하하! 늦었어! 이미 늦었다고, 강진혁! 네가 아래서 지랄발광을 떠는 동안, 본부의 중앙 서버는 이미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 네 녀석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너는 단지 내가 만들어 둔 완벽한 껍데기로 돌아올 뿐이야!"
이현도는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바닥을 손톱으로 긁었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복잡한 기계식 비상 기동 키가 짓눌렸다.
-콰구구구궁-!
통제실의 바닥이 거세게 진동했다.
단순한 지진이 아니었다. 거대한 유압 장치와 중장갑 기계 구조물이 상층부의 철골을 뚫고 솟구쳐 오르는 소리였다.
주인공의 경지: 초월천마경 (단전 코어 출력 21,800 MW)
나노머신 동기화율: 99.8% (시스템 통제 완전 탈피)
진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 소음의 진원지를 응시했다.
통제실의 벽면이 안쪽으로 박살 나며, 천장에서부터 거대한 그림자가 쿵 하고 떨어졌다.
-쾅-!
바닥의 티타늄 합금 판재가 사방으로 찌그러졌다.
먼지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인간의 형태를 아득히 벗어난 괴물이었다.
키는 3미터에 육박했고, 온몸은 시뻘건 녹과 최첨단 티타늄 합금이 덧대어진 3.5세대 중장갑 생체 코어 수트로 무장되어 있었다.
등 뒤에는 원자로의 출력을 직접 끌어다 쓰는 거대한 가속 플러그가 매달려 있었고, 양팔은 대형 전함의 장갑을 부수기 위해 제작된 10톤 급 유압 망치(Hydraulic Hammer) 의수로 대체되어 있었다.
블랙 가드의 총사령관 백무현조차 한 수 아래로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기계적 폭력성과 생체 개조의 악취가 풍기는 괴물.
[티타늄 그룹 특수 경호 대상을 지정합니다.]
[대괴수전(對怪獸戰)용 중장갑 생체 사이보그 — 코드네임: '골리앗'.]
시스템의 잔재가 사라진 진혁의 뇌리 속에서, 이번에는 순수한 전투 직관과 데이터 분석 연산이 스스로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인공지능의 보조 없이, 오직 자신의 눈으로 상대의 관절 구조, 에너지 펌프의 박동, 그리고 코어의 출력 주파수를 읽어낸 것이다.
쾅!
골리앗이 거대한 유압 망치를 바닥에 내리꽂았다.
지면이 폭발하듯 부서지며 사방으로 충격파 방어막이 펼쳐졌다.
공간 전체가 일그러지는 듯한 중압감이 진혁의 어깨를 내리누르려 했다.
하지만 21,800 MW의 마기를 품은 진혁의 육체는 그 정도 압력에 눈썹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크르릉……."
골리앗의 안면부에서 붉은색 레이저 스캐너가 번뜩였다.
인간의 뇌는 이미 오래전에 적출되고, 오직 전투 프로그램과 최상급 생체 코어의 출력으로만 움직이는 살인 기계.
그것이 바로 티타늄 그룹이 숨겨둔 최후의 방패 중 하나였다.
-콰아아앙!
골리앗이 거대한 몸체를 번개처럼 사출했다.
3미터에 달하는 거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초고속 기동이었다.
10톤 급 유압 망치가 정면에서 진혁의 머리통을 향해 내리꽂혔다. 공기가 압축되며 귀를 찢는 폭음이 터져 나왔다.
보통의 초인이라면 그 바람압만으로도 내장이 짓눌려 터졌을 터였다.
그러나 진혁의 입가에 옅한 조소가 떠올랐다.
-피식.
"느려."
-콰앙-!
골리앗의 유압 망치가 진혁이 서 있던 자리를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그곳에 진혁의 모습은 없었다.
남은 것은 칠흑의 잔상뿐이었다.
[마광신보 - 극(極)]
빛의 궤적조차 아득히 추월하는 극한의 신법.
진혁의 몸은 이미 골리앗의 거대한 옆구리 쪽에 수평으로 떠 있었다.
"크어어어……!"
골리앗의 인공지능이 경보음을 울리며 급하게 팔을 휘둘렀으나, 진혁의 반사 신경은 그보다 몇 수는 더 빨랐다.
진혁의 왼손이 골리앗의 거대한 측면 장갑, 정확히는 3.5세대 중장갑 코어의 외부 방열판을 그대로 움켜쥐었다.
-지지직! 쿠루루룩-!
[흡원천공-개량(改)]
손바닥을 통해 골리앗의 코어가 뿜어내는 고출력 에너지와 냉각수가 억지로 역류하기 시작했다.
기계의 강철 장갑이 진혁의 손아귀 안에서 찌그러지며 비명을 질렀다.
"크아악?!"
골리앗 내부에서 기계적으로 변조된 인간의 비명 같은 소음이 새어 나왔다.
그것은 생체 코어와 동화된 뇌의 잔재가 지르는 비명이리라.
하지만 진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3.5세대 중장갑 코어의 에너지를 자신의 단전으로 거칠게 빨아들이며 출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쿠우우웅!
단전의 출력이 22,000 MW를 향해 치솟았다.
온몸의 혈관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으나, 99.8%의 동기화율을 자랑하는 [천마무상체]는 그 폭발적인 에너지를 완벽하게 통제해 냈다.
"받아라."
진혁이 오른손에 쥔 천마검을 비틀어 잡았다.
검신을 감싸고 있던 칠흑의 마기와 푸른 뇌전이 하나로 뭉치며, 눈이 멀 정도로 찬란하고도 딥블랙(Deep Black)의 검강(劍剛)을 토해냈다.
[뇌전마강 - 십자참(十字斬)]
-콰광-! 콰아아아궁-!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궤적으로 골리앗의 정중앙, 즉 핵심 동력선과 생체 코어가 박혀 있는 가슴 부위가 십자 형태로 갈라져 나갔다.
3.5세대의 최첨단 중장갑 방어막이고 뭐고 없었다.
마기의 고주파 진동 파쇄와 뇌전의 전자기 교란이 결합된 참격은 강철과 생체 조직을 두부 썰듯 매끄럽게 양단해 버렸다.
-처어어엉……!
골리앗의 거대한 몸체가 멈춰 섰다.
양팔의 10톤 급 유압 망치가 바닥으로 툭 떨어져 내렸고, 뒤쪽에 장착되어 있던 가속 플러그에서 시뻘건 화염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쾅! 쿠당탕탕!
3미터에 달하는 중장갑 괴수가 통제실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완전히 반으로 쪼개져 나뒹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바닥에 처박혀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현도의 눈동자가 핏발이 곤두선 채 터질 듯 커졌다.
"……말도…… 안 돼…… 골리앗이…… 단 한 방에……?!"
티타늄 그룹의 기술력이 갈아 넣은 최정예 처형 병기였다.
하층민들이나 일반 초인들이라면 눈앞에 서 있는 것조차 공포에 떨어야 할 괴수가, 강진혁의 검 한 자루에 장난감처럼 박살 난 것이다.
진혁은 반으로 쪼개진 골리앗의 잔해 사이로 걸어가, 여전히 뜨겁게 뛰고 있는 3.5세대 중장갑 코어에 손을 얹었다.
-파직, 지지직-!
코어 내부의 남은 에너지가 진혁의 손바닥을 타고 온몸으로 흡수 흡입되었다.
단전의 출력이 요동치며 더욱 거대해진 마기가 그의 등 뒤로 거대한 마황(魔皇)의 환영처럼 피어올랐다.
진혁은 흡수가 끝난 빈 코어를 발로 툭 차며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이 향한 곳은, 이제 완전히 겁에 질려 바닥을 기며 도망치려 하는 이현도였다.
"기다려라, 이현도."
진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발소리가 통제실 바닥을 울릴 때마다, 이현도의 입에서는 짐승 같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이제 진짜 시작이니까."
-스으윽…….
진혁의 부츠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는 사형대의 처형 도끼가 떨어지는 굉음보다도 더 묵직하게 이현도의 귓가를 때렸다.
바닥을 기어가던 이현도는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이미 양다리의 신경 회로가 완전히 타버린 그의 육체는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오, 오지 마……! 오지 말란 말이다, 이 괴물 새끼야!"
이현도의 입에서 쏟아지는 것은 과학자로서의 오만이나 이성 따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철저한 죽음의 공포 앞에서 터져 나온 추악한 비명이자 짐승의 단말마였다.
그는 손톱이 다 부서져 피가 낭자해질 때까지 바닥을 긁으며 통제실 구석의 비상 탈출용 리프트로 기어가려 애썼다.
하지만 진혁은 급하게 쫓지 않았다.
그저 2만 MW를 넘어 22,000 MW를 향해 치솟는 단전의 코어 출력을 온몸으로 음미하며, 천천히 그 뒤를 밟을 뿐이었다.
-파직, 지지지직…….
허공에 흩어지는 마기와 푸른 뇌전의 잔류 전류가 통제실 전역의 전등을 미친 듯이 깜빡이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재앙의 현신이었다.
"괴물? 틀렸어."
진혁이 낮게 뇌까리며 멈춰 섰다.
그의 흑안이 서늘한 광채를 뿜어냈다.
"너희들이 이 육체를 만들 때, 나를 뭐라고 불렀지? 실험체 07호? 아니면 완벽한 그릇?"
"크윽……!"
"그 그릇이 너무 무거워서, 지금 너희들의 목을 죄러 온 것뿐이다."
-콰앙!
진혁이 바닥을 가볍게 구르는 것만으로도, 이현도가 기어가던 앞쪽의 티타늄 합금 바닥이 종잇장처럼 박살 나며 거대한 웅덩이가 파였다.
날아오른 철재 파편들이 이현도의 어깨와 허벅지를 깊숙이 꿰뚫었다.
"아아아악—!"
비명이 통제실의 천장을 찢을 듯 울려 퍼졌다.
이현도는 고통으로 눈물을 질질 흘리며 바닥에 엎드렸다.
등 뒤로 다가온 진혁의 그림자가 그의 전신을 완전히 덮쳤다.
진혁은 쓰러진 이현도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움켜쥐고 그대로 들어 올렸다.
"커헉……! 목, 목이……!"
"질문 하나 하지."
진혁의 목소리는 지옥의 저승사자보다도 냉혹했다.
"크로노스 바이오 제2연구소에서 중앙 서버로 전송된 94.2%의 데이터. 그게 향한 최종 목적지가 어디지? 헤븐리 파운데이션 본부의 어디에 숨겨져 있나."
이현도는 숨이 넘어가는 목소리로 캑캑거리며 비틀린 웃음을 흘렸다.
입가로 흐르는 피가 진혁의 장갑을 적신 손등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하…… 하하…… 그걸, 네가 알면…… 어쩔 건데……?"
"말하지 않는다면, 네가 지금까지 연구해 온 모든 생체 실험의 고통을 몇 배로 되돌려주며 천천히 조각내 주지."
"크큭…… 말해 줄 것 같아? 어차피…… 나는 이미 늦었어……! 내 신경망은 아까 네놈이 역류시킨 데이터 회선에 타서 이미 반쯤 재가 되었다고……!"
이현도의 눈에 광기가 서렸다.
그는 자신의 가슴팍에 남은 마지막 비상 기동 스위치를 억지로 손가락으로 눌러 쥐었다.
-삐비비비비-!
통제실 구석구석에서 붉은색 경보등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헤븐리 파운데이션 최상층의 방호 셔터들이 일제히 내려앉기 시작했다.
"같이 죽는 거다, 강진혁! 네가 아무리 초월천마경이니 뭐니 지랄을 떨어도, 이 최상층 통제실 전체가 진공 폭발을 일으키면 너도 원자 단위로 분해될 거야……!"
-카아아앙! 콰구구구궁!
사방의 벽면에서 고압 가스와 폭약이 장전되는 기계적 작동음이 진동했다.
자폭 프로토콜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진혁은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입꼬리를 비틀어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
"자폭?"
"그래! 후회해도 소용없어! 네 녀석은 내 손으로 끝내 지옥에 끌고 갈 테니까……!"
"착각하지 마라, 이현도."
진혁이 이현도의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의 단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22,000 MW의 마기가 온몸의 나노머신 회로를 타고 전신으로 뻗어 나갔다.
[만법귀마 - 파동(波動)]
진혁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칠흑의 파동이 통제실 전체의 자폭 회로와 역류하는 데이터 케이블을 순식간에 휘감았다.
단순한 물리적 파괴가 아니었다.
적의 시스템 내부로 마기를 침투시켜, 기계의 제어권을 억지로 강탈하는 마교의 궁극적 비기.
-지지직, 파지지직-!
"크…… 크아아아악?! 내, 내 회선이 왜……?!"
이현도의 비명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그의 가슴팍에 내장되어 있던 응급 바이오 회로와 자폭 기동 장치가 진혁의 마기에 침식당해 완전히 역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붉은색 자폭 경보등이 팟 하고 꺼지더니, 이내 시퍼런 마기의 불꽃으로 뒤덮였다.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통제실 전체의 모든 전자기기와 중앙 서버의 메인 화면이 강진혁의 마기에 복종하듯 일제히 암전되었다가, 칠흑빛의 데이터 창으로 변모했다.
-슈우우우…… 쾅.
내려앉던 거대한 방호 셔터들이 진혁의 의지 한 번에 멈춰 섰다.
진혁은 경악으로 눈이 튀어나올 듯한 이현도를 내려다보며 낮게 속삭였다.
"너희들이 만든 시스템은 애초에 내 안에서 자라난 프로토콜이었다. 그 주인이 누구였는지 잊었나 본데……."
진혁의 눈동자에 시퍼런 뇌전이 번뜩였다.
"그 시스템의 모든 권한은, 이제 나한테 있다."
-우득!
"끄아아아아아아아—!"
이현도의 목덜미에서 끔찍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진혁의 손아귀에서 뿜어져 나온 마기가 이현도의 생체 코어와 뇌 신경망을 완전히 관통해 버린 것이다.
영생을 꿈꾸며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던 메가 코퍼레이션의 수석 설계자이자 과학자의 육체는, 더 이상 아무런 가치도 없는 한 줌의 재처럼 힘없이 늘어졌다.
-툭.
이현도의 시신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진혁은 그 시신을 싸늘하게 내려다본 뒤, 고개를 들어 통제실 중앙의 메인 홀로 걸어갔다.
거기에는 이현도가 죽기 직전까지 붙들고 있던 거대한 3D 홀로그램 투영 장치가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 화면 위로, 크로노스 바이오 제2연구소에서 전송되어 온 94.2%의 데이터가 마침내 100%를 향해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채워가고 있었다.
[SYSTEM ALERT: 헤븐리 파운데이션 본부 중앙 서버 코어 동기화 완료.]
[최종 그릇 — '천마'의 유골 재생 프로토콜 최종 단계 가동 개시.]
화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은 거대한 생체 캡슐이었다.
그 내부에는 강진혁 자신과 완벽하게 똑같은 얼굴을 한, 그러나 수십 배는 더 거대하고 음산한 기운을 뿜어내는 거대한 나노머신 육신이 잠들어 있었다.
진무극이 죽은 뒤에도, 티타늄 그룹이 이 세상에 남겨둔 가장 크고 끔찍한 비밀 병기.
진짜 '천마의 유골'과 클론 기술을 결합하여 강진혁의 영혼을 억지로 갈아 끼우기 위해 설계된 불멸의 최종 그릇.
그 캡슐의 봉인이, 스스로의 부팅을 시작하며 천천히 눈을 뜨고 있었다.
-쿵……! 쿵……!
지하 최하층에서부터 울리는 듯한 거대한 심장박동 소리가 통제실의 바닥을 진동시켰다.
진혁은 그 화면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 천마검을 바닥에 척 하니 꽂아 넣었다.
검신을 타고 흐르는 22,000 MW의 마기가 통제실 전체를 집어삼킬 듯 거대하게 부풀어 올랐다.
"기다릴 필요도 없겠군."
진혁의 입가에 짙고도 잔인한 미소가 떠올랐다.
"네가 직접 기어 나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그 껍데기를 박살 내러 가주지."
-쾅-!
폭발적인 마광신보의 잔상과 함께, 진혁의 몸이 헤븐리 파운데이션 최상층의 메인 격리 구역을 향해 그대로 쏘아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