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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 천마 · 56화목차

제56화 경계선에서의 재회

슈우우우—!

고압의 증기가 배출되는 소리와 함께 지하 300층으로 향하는 수직 승강기의 외벽이 거칠게 떨렸다.

제2계급 중층 공업지대의 메인터넌스 베이.

사방이 시뻘건 고열의 용접 불꽃과 거대한 로봇 팔들의 잔해로 뒤덮인 이 황량한 지하 구역은 티타늄 그룹의 어두운 이면을 지탱하는 가장 거대한 동맥 중 하나였다.

강진혁의 발걸음이 멈춘 것은 바로 그 승강기 입구 앞이었다.

치이익-.

단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20,000 MW의 출력이 그의 전신을 감싼 나노머신 회로를 푸르스름한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공기 중의 수증기조차 그의 몸 주변에서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기화해 흩어졌다.

인간의 육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초월적인 압박감.

그것은 이미 무공의 경지를 넘어선, 하나의 살아있는 재앙 그 자체였다.

“…….”

진혁은 눈꺼풀을 가볍게 깜빡이며 전방의 거대한 철문 승강장을 응시했다.

이미 윤아영의 원격 해킹을 통해 방화벽의 90% 이상을 뜯어낸 상태였다.

마음만 먹는다면 0.1초 만에 저 철문을 종잇장처럼 찢어발기고 지하 연구소로 내려갈 수 있었다.

하지만.

끼익- 탁.

승강장 중앙의 회전식 격리 터널에서 무거운 금속이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하의 탁한 공기 속을 찢고 날카로운 고주파 소음이 울려 퍼졌다.

진혁의 흑안이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그 방향을 향했다.

슈우우-.

증기 장막이 걷히고 그 속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은빛으로 빛나는 특수 전투 수트, 그 위에 덧걸친 군용 코트의 자락이 거센 기류에 펄럭였다.

칠흑 같은 단발머리를 포니테일로 질끈 묶은 서늘한 눈매의 미녀.

티타늄 그룹의 후계자이자 특수전 후사대의 대장인 진세린이었다.

“……강진혁.”

진세린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것은 공포였을까, 아니면 오랜 시간 동안 부정하려 했던 진실과 마주한 자의 분노였을까.

그녀의 한 손에는 티타늄 그룹이 자랑하는 최고급 S급 플라즈마 블레이드가 들려 있었고, 검신에서는 붉은색 고열의 입자들이 빗발치듯 튀고 있었다.

진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하 500층에서 자신에게 무릎을 꿇었던 패배자.

그리고 진무극이라는 거대한 괴물의 그늘 아래서 자라난 비운의 인형.

“길을 막는군.”

진혁의 입술이 낮게 열렸다.

그 목소리에는 일말의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마치 길가에 놓인 돌멩이를 바라보는 듯한 차가움.

진세린은 그 시선에 뺨이 찢어지는 듯한 환통을 느꼈다.

수트의 센서가 진혁의 단전 출력을 실시간으로 경고하며 HUD 화면 전체를 붉은색 경고등으로 채우고 있었다.

[WARNING! 대상의 에너지 출력이 한계치를 초과했습니다.]

[추정 출력: 20,000 MW 이상.]

[전투 지속 불가. 즉시 회피를 권장합니다.]

“시끄러워…….”

진세린이 이를 악물며 나지막이 뇌어뱉었다.

수트 내부의 인공근육이 최대치로 긴장하며 웅장한 기계음을 토해냈다.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지만, 검을 쥔 손에 들어간 힘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네가 여기까지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 타이탄-01을 박살 내고, 크로노스를 처단했을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알면서도 여기에 기어 나온 이유가 뭐지?”

진혁이 천천히 천마검의 손잡이를 고쳐 잡았다.

EX급의 검신 위로 푸른 뇌전과 칠흑의 마기가 소용돌이치며 얽혀들었다.

주변의 중력이 왜곡되는 듯, 바닥에 깔려 있던 철판들이 미세하게 위로 떠올랐다.

“죽기 위해서인가?”

“죽지 않아.”

진세린의 눈에서 서늘한 광기가 피어올랐다.

그것은 프라이드와 절망이 뒤섞인 비틀린 오하였다.

“내가 누군지 알아? 난 티타늄 그룹의 후계자야. 내 아버지인 진무극이 이 세계를 어떻게 세웠고,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 괴물 같은 도시를 지배해 왔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지.”

“네 아버지는 이미 죽었다. 지옥의 밑바닥에서 뼈마저 녹고 있겠지.”

“……!”

진세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진무극의 생체 리디머 신호가 완전히 소멸했다는 데이터는 그녀의 단말기에도 고스란히 전송되어 있었다.

하지만 강진혁의 입을 통해 직접 그 소리를 들었을 때의 충격은 차원이 달랐다.

아버지가 죽었다.

자신의 모든 것이자 절대적인 벽이었던 존재가 소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세린이 S급 플라즈마 블레이드를 정면으로 겨누며 자세를 낮췄다.

수트의 모든 냉각 팬이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내가 왜 여기에 서 있는지 알아?”

“관심 없다.”

“후계자로서의 의무 때문이 아니야.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도 아니지…….”

진세린의 입꼬리가 자조적인 웃음으로 비틀렸다.

“내가 정말로 확인하고 싶었던 건…… 내가 믿어왔던 내 삶의 가치가 진짜인지, 아니면 그저 거대한 실험실 안에서 만들어진 환상에 불과한지…… 그걸 너라는 괴물의 손으로 직접 증명받고 싶었을 뿐이야!”

콰아아앙-!

말을 마친 진세린의 발밑에서 고출력 부스터가 작열했다.

음속을 돌파하는 폭음과 함께, 그녀의 형체가 공간을 찢고 진혁을 향해 쇄도했다.

[마광신보 - 극(極)]의 궤적을 연상시키는 초고속 돌진.

S급 수트의 출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그녀의 검격은 이미 물리적인 속도의 영역을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붉은색 플라즈마 파도가 공간을 가르며 진혁의 목을 향해 맹렬하게 쇄도했다.

지하 300층의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그 압력에 못 이겨 비명을 지르며 찌그러졌다.

하지만―.

“느리다.”

진혁의 입에서 나온 것은 단 세 글자였다.

슈욱-.

잔상이 사라지기도 전에 진혁의 몸이 마치 물결처럼 부드럽게 옆으로 흘러내렸다.

진세린의 검이 진혁의 잔상을 베고 지나갔지만, 그곳에 닿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만법귀마 - 파동]의 원리로 적의 공격 궤적과 에너지를 완벽하게 읽어낸 진혁은 단 1센티미터의 오차도 없이 그녀의 사각지대로 파고들었다.

“하……?!“

진세린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벌어졌다.

자신의 전력 질주와 S급 수트의 보조 연산마저 완벽하게 간파당했다.

이것은 단순한 신체 능력의 차이가 아니었다.

무공의 경지 자체의 격차가 만들어낸 절대적인 벽이었다.

탕!

진혁의 손바닥이 진세린의 수트 어깨 부근에 가볍게 부딪쳤다.

쿠구구구-.

그 순간, 진세린의 척추를 타고 20,000 MW에 달하는 마기가 짜릿한 전류처럼 스쳐 지나갔다.

수트의 모든 제어 회로가 일시에 다운되며 붉은색 경고등이 일제히 푸른색 오류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CRITICAL ERROR! 시스템 강제 셧다운.]

[동기화율 0% 도달.]

[본체 제어권 상실.]

“크윽……!”

진세린의 다리가 풀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가 들고 있던 S급 플라즈마 블레이드는 이미 바닥에 떨어져 맥없이 반으로 쪼개져 있었다.

수트의 전원이 완전히 나가버린 탓에, 그녀는 서 있을 힘조차 잃고 만 것이다.

사방이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오직 환풍구에서 새어 나오는 바람 소리만이 귓가를 스쳤다.

진혁은 쓰러진 진세린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천마검을 거두었다.

검신에서 피어오르던 칠흑의 마기와 뇌전이 사르르 흩어지며 원래의 서늘한 은빛을 되찾았다.

“너…… 왜 나를 죽이지 않는 거지?”

진세린은 차가운 바닥에 손을 짚은 채 땀에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진혁을 올려다보았다.

눈에는 굴욕과 허탈함이 뒤섞여 있었다.

티타늄 그룹의 후계자라는 자존심은 이미 진흙탕 속에 내던져진 지 오래였다.

진혁은 그녀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품 안에서 작은 데이터 드라이브 하나를 꺼내 바닥에 툭 던져 주었다.

달그락-.

드라이브가 진세린의 손가락 앞에 굴러떨어졌다.

“그게 뭐지?”

진세린이 떨리는 손으로 드라이브를 집어 들며 물었다.

“네가 믿어왔던 '티타늄 그룹'의 진짜 기원이다.”

진혁의 목소리가 지하 터널의 벽면에 메아리치며 차갑게 울려 퍼졌다.

“네 아버지가 1,000년 전 마교의 유골 데이터에서 무엇을 빼냈고, 너희 일족이 하층민들을 상대로 어떤 실험을 벌여왔는지…… 그 데이터의 원본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

“설마…….”

“직접 열어보아라. 그 안에서 네가 찾던 '가치'의 정답을 보게 될 테니까.”

진혁은 더 이상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는 등을 돌려 이미 방화벽이 완전히 해제되어 입구를 드러낸 지하 300층의 수직 승강기 터널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강진혁!”

진세린이 뒤에서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과 함께 알 수 없는 갈증이 묻어났다.

“거기로 내려가면…… 이현도(크로노스)가 기다리고 있어! 그 남자는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해! 시스템의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미친 과학자라고!”

진혁은 멈춰 서지 않았다.

그는 거대한 승강기 터널의 어두운 입구 앞에 멈춰 서서 고개만 살짝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흑안 속에서 시퍼런 마기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위험해?”

진혁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차가운 미소가 그려졌다.

“그래서 더 볼 만하겠군.”

치익- 쾅!

진혁의 발이 터널 바닥을 강하게 차고 나감과 동시에, 그의 몸은 칠흑의 잔상을 남기며 수직으로 곤두박질치는 승강기 샤프트 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바람을 찢는 폭음과 함께, 진혁의 등 뒤로 거대한 뇌전마강의 여객이 꼬리를 물었다.

지하 300층의 깊고 어두운 심연.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이현도와 크로노스 바이오 제2연구소의 진실을 향해 2만 MW의 출력을 품은 진정한 천마의 발걸음이 망설임 없이 내딛어졌다.

치이익-.

진혁이 사라진 승강기 터널의 상층부에는 오직 기계 장치가 식어가는 미세한 소리만 가라앉았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진세린은 손에 쥔 작은 데이터 드라이브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전해져 왔다.

그녀의 뇌리에 진혁이 남기고 간 말이 메아리처럼 맴돌았다.

‘네가 믿어왔던 티타늄 그룹의 진짜 기원이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진세린은 이를 악물며 수트의 보조 단말기에 드라이브를 강제로 접속시켰다.

피리릭-.

화면이 푸르게 깜빡이더니 암호화된 최상위 보안 파일들이 차례대로 해제되기 시작했다.

수천, 수만 장의 문서와 3D 홀로그램 데이터, 그리고 1,000년 전 마교의 유골 발굴 당시의 음성과 영상 기록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

그녀의 입술 사이로 얕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화려한 메가 코퍼레이션의 영광이 아니었다.

고대 마교의 유골에서 추출한 정체불명의 혈마병 데이터, 인간을 오직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단전 코어를 이식하던 잔혹한 생체 실험의 궤적,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정점에 서서 불멸을 탐하던 진무극의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자신이 누려왔던 모든 특권,

정통 후계자라는 이름의 영광,

그리고 아버지라 믿었던 존재의 위대함까지.

그 모든 것이 한낱 피로 얼룩진 실험실의 부산물에 불과했다는 진실이 차가운 눈앞에 낱낱이 까발려지고 있었다.

“……내가, 아버지가 만든 인형이었단 말이야……?”

진세린의 눈에서 참지 못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 눈물은 슬픔 때문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눈을 가리고 있던 환상이 산산조각이 나며 마침내 마주하게 된 뼈저린 각성과 분노의 파편이었다.

쾅-!

그녀는 주먹으로 바닥을 강하게 내리쳤다.

수트의 장갑이 찌그러지며 피가 맺혔지만, 아픔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진세린은 비틀거리며 겨우 자리에 일어섰다.

진혁이 내려간 승강기 터널의 어두운 심연을 향해 그녀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더 이상 부잣집 후계자의 도도함은 없었다.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진실을 확인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만이 그녀의 붉어진 눈동자에 타오르고 있었다.

콰아아앙-!

지하 300층을 넘어 400층, 그리고 500층의 경계선.

수직으로 뚫린 거대한 터널을 따라 강진혁의 몸이 한 줄기 칠흑의 유성처럼 낙하했다.

주변의 공기는 이미 일반 인간이 숨을 쉴 수조차 없는 고압과 맹독성 가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진혁의 전신을 감싼 [천마무상체]와 20,000 MW의 뇌전 마기는 그 어떤 독소도, 고열도 완벽하게 튕겨내며 그의 궤적을 보호하고 있었다.

[SYSTEM ALERT: 지하 500층 심층부 진입.]

[주변 에너지 파장 감지: 크로노스 바이오 제2연구소 본관 리액터.]

[주의: 공간 전체에 고주파 생체 인지 방해 필드 전개 중.]

머릿속에서 시스템의 경고음이 울렸지만, 진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시스템의 보조 없이도 그의 직관과 오감은 이미 이 지하 세계의 구조를 낱낱이 파악하고 있었다.

슈우우우-.

착지 직전 진혁이 공중에서 몸을 가볍게 틀었다.

[마광신보 - 극(極)]의 운율이 발끝에서 터져 나오며 그의 낙하 속도가 순식간에 제로에 수렴했다.

쿵-.

발소리조차 나지 않는 완벽한 착지.

진혁이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철문 너머로 펼쳐진 것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기괴한 풍경이었다.

수천 개의 배양액 탱크가 끝없이 늘어선 거대한 홀.

그 탱크 안에는 고대 마교의 마공 운기 궤적을 억지로 이식당한 채 숨이 끊어져 가는 수많은 실험체들의 형체가 푸른빛 속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그 홀의 정중앙, 가장 높고 거대한 제어 단상 위에서.

클릭, 릭, 릭-.

기계 장치와 생체 조직이 기괴하게 융합된 의자에 앉아 한 중년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진혁을 바라보았다.

마르고 신경질적인 인상, 안경 너머로 번뜩이는 광기 어린 눈빛.

티타늄 그룹 수석 연구원이자 '천마 프로토콜'의 설계자, 이현도(크로노스)였다.

“……드디어 왔군요, 실험체 07호 아니, 이제는 '강진혁'이라고 불러야 하나?”

크로노스가 입꼬리를 비틀며 기괴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의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지하 홀 전체에 기분 나쁘게 울려 퍼졌다.

“네가 내 연구소의 최하층 방화벽을 찢고 들어올 때부터 알고 있었다. 네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그 2만 MW라는 미친 출력이 어떤 의미인지도 말이야.”

진혁은 말없이 천마검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검신에서 번지기 시작한 칠흑의 마기와 푸른 뇌전이 사방의 배양액 탱크를 미세하게 진동시켰다.

“말이 많더군.”

진혁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홀을 채웠다.

“내 손으로 직접 끝을 내주지. 네가 벌인 이 모든 추악한 실험의 끝을.”

크로노스의 얼굴에 일그러진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그가 제어 콘솔의 마스터 버튼을 강하게 내리치며 소리쳤다.

“끝? 착각하지 마라, 강진혁! 이 연구소는 네가 부수고 온 타이탄-01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진짜 '천마의 심장'이다! 네가 강해진 그 모든 과정조차 내 계산의 시나리오 안에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해!”

카구구구구궁-!

크로노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하 500층 전체의 바닥이 거대하게 갈라지며 바닥 속에서 수십 기의 최정예 사이보그 병기와 고대 마공 코어가 융합된 신형 살인 병기들이 일제히 붉은 눈을 번뜩이며 일어섰다.

압도적인 살기와 에너지가 진혁의 전신을 옥죄어 왔다.

하지만 진혁의 흑안은 그 어떤 동요도 없이 오직 크로노스만을 똑바로 직시하고 있었다.

“시나리오라고?”

진혁이 천천히 검을 겨누며 한 걸음 내디뎠다.

그의 발걸음마다 2만 MW의 출력이 폭발적인 마기로 승화하여 주변의 공간을 일그러뜨렸다.

“그 더러운 연극은, 여기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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