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마스터 코드의 트리거
신서울의 밤은 이미 찢겨 나가고 있었다.
상공을 뒤덮던 차원의 균열은 강진혁의 검강에 의해 베여 나갔으나, 대기 중에 흩어진 핏빛 잔여물들은 여전히 지상을 향해 음산한 정념(情念)을 흩뿌리고 있었다.
그 황량한 잔해 속, 티타늄 타워의 최정상 헬리패드.
완전히 형체를 잃어버린 줄 알았던 진무극의 잔해가 미세하게 떨려 오고 있었다.
스윽-.
분자 단위로 붕괴하던 오리진 슈트의 파편들이 정전기의 자국처럼 튀어 오르며 엉겨 붙었다.
비록 육신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프라임 코어의 핵심부는 이미 균열을 일으켜 검은 액체와 같은 냉각수를 토해내고 있었으나—진무극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광기 어린 집념이 시퍼렇게 살아 있었다.
"흐흐…… 크크틓……!"
그가 피투성이가 된 입술을 비틀며 실소를 터뜨렸다.
기계음이 뒤섞인 목소리는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강진혁. 네가 아무리 마신경의 정점에 올랐다 한들…… 만물의 결을 꿰뚫었다 한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지?"
진무극은 반파된 오리진 슈트의 가슴팍을 억지로 짓눌렀다.
지지직—!
스파크가 튀는 장갑 안쪽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단단한 메탈 케이스가 강제로 개방되었다. 그 안에는 푸른색 진공관처럼 맥동하는 아스티랄 데이터 코드가 박혀 있었다.
티타늄 그룹의 절대 권력자이자, 천마 프로토콜을 설계한 만악의 근원.
진무극이 서서히 팔을 들어 올리며 진혁을 향해 손가락을 겨누었다.
"내가 너를 그 지옥 같은 폐기장에서 건져 올린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실험체 07호."
바람이 멈췄다.
진혁의 흑안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마신경(魔神境)의 경지에 오른 그의 직관은 이미 대기의 미세한 파동과 진무극의 심장 박동, 그리고 그의 손가락 끝에 흐르는 미세 전류의 흐름까지 낱낱이 포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혁은 검을 거두지 않은 채, 그저 차갑고 무덤덤한 눈으로 진무극을 내려다보았다.
진무극이 비열하게 입꼬리를 찢었다.
"너는 내가 만든 가장 완벽한 그릇이다. 고대 마교의 유골에서 추출한 천마의 혈거(血基因)와, 내가 수십 년간 연구해 온 신인류의 나노머신 회로…… 그 모든 것을 네놈의 육체에 이식하고 배양한 건, 오로지 이 순간을 위해서지."
삐——-!
진무극의 손끝에서 섬광 같은 마스터 코드가 사방으로 방출되었다.
그것은 물리적인 타격이 아니었다. 전파와 뇌파, 그리고 혈관 속을 유영하는 나노머신의 메인 루트를 직접 타격하는 절대적인 '명령 코드'였다.
[SYSTEM ALERT: 경고, 미지의 마스터 코드가 감지되었습니다.]
[SYSTEM ALERT: 외부 루트 권한 요청. 루트 ID: 'ORIGIN-000'].
[WARNING: 사용자 인증 해제 프로세스가 강제 구동됩니다.]
순간, 진혁의 머릿속이 쩌렁하게 울렸다.
마신경의 경지에 도달하며 스스로 통제하에 두었던 시야의 HUD가 강제로 재부팅되며 붉은색 경고등을 점멸했다.
턱-.
진혁의 걸음이 멈췄다.
방금 전까지 대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지배하던 마기가 순간적으로 엉키며 혈관 속에서 역류하기 시작했다.
투둑, 투두둑!
진혁의 목과 손목을 따라 옅게 흐르던 은빛 회로 선들이 핏빛으로 물들며 강렬하게 발광했다.
나노머신들이 자아를 잃은 채, 신경망을 조여오며 그의 사지를 옥죄기 시작했다. 마치 몸 안에 심어진 수만 마리의 벌레들이 동시에 독을 뿜어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전신을 강타했다.
"크윽……!"
진혁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그러졌다.
그것은 물리적인 부상이 아니었다. 1,000년 전 마교의 유적에서부터, 그리고 티타늄 그룹의 지하 실험실 07호 감옥에서부터 자신의 뇌 신경 회로 깊은 곳에 각인되어 있던 '근원적인 족쇄'였다.
진무극이 그 꼴을 보며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그래, 바로 그거다! 네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너는 내가 만든 프레임 안에서 벗어날 수 없어! 천마 프로토콜의 진정한 소유주는 이 진무극이다! 네가 깨달은 무공도, 네가 쥔 그 검도…… 전부 내 통제 아래로 귀속된다!"
타오르는 듯한 광기로 가득 찬 진무극의 목소리가 헬리패드를 울렸다.
그의 손가락에 내장된 전송기가 최고 출력을 발휘하며 강진혁의 뇌 속으로 검은 데이터 줄기를 쑤셔 넣었다.
[WARNING: 천마 프로토콜 루트 권한 이전율 30%…… 50%……!]
[CRITICAL ERROR: 사용자 자아 동기화율 급감. 시스템 제어권을 상실합니다.]
시야가 일그러졌다.
사방의 풍경이 붉은색 코드 조각들로 분해되더니, 이내 차가운 철제 벽으로 이루어진 지하 100층의 무균실 실험대로 변해버린 듯한 환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
진혁은 그 고통 속에서도 입꼬리를 미세하게 말아 올렸다.
피비린내 나는 미소였다.
진무극은 여전히 착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만든 시스템이, 자신이 심어둔 코드가 이 남자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진무극이 환희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무릎을 꿇어라, 07호! 네 안의 모든 기운을 내게 양도해라! 이 세계의 새로운 천마는 바로 나다!"
투웅-!
진무극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마스터 코드가 진혁의 가슴팍을 정중앙으로 관통하듯 파고들었다.
그 순간, 진혁의 단전에 자리 잡은 칠흑빛 마핵이 거대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SYSTEM ALERT: 마스터 코드 강제 침투. 사용자 코어의 제어 권한이 탈취당합니다.]
[WARNING: 단전 내 마기가 폭주합니다. 긴급 냉각 프로토콜을 가동합니다.]
[--ERROR--: 시스템이 강제 종료됩니다.]
지이잉— 팟!
진혁의 시야를 채우던 모든 푸른빛과 붉은빛의 HUD가 완전히 꺼졌다.
더 이상 데이터 연산도, 시스템의 보조도, 인공지능의 경고음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완전한 암흑과 그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순수한 자신의 혈맥과 내력만이 남았다.
시스템이 사라진 그 순간, 진혁의 눈빛이 오히려 더욱 기이할 정도로 맑아졌다.
진무극은 환희에 차서 외쳤다.
"끝났다! 이제 네 육체의 모든 권한은 내 손에 있다. 자, 이리 와라, 나의 완벽한 그릇이여!"
그러나 진혁은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옥죄어 오는 나노머신의 압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흑안에서 칠흑 같은 뇌전이 팟, 하고 튀었다.
"진무극."
저음으로 가라앉은 진혁의 목소리가 진무극의 귀를 때렸다.
진무극의 웃음이 순간 굳어졌다.
"네가 착각하는 게 하나 있다."
진혁이 천천히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바닥 위로 시커먼 암흑의 소용돌이가 피어올랐다. 그것은 시스템이 계산해 낸 출력이 아니었다. 마신경의 경지에 오른 진혁이 자신의 의지만으로 대기의 마기와 우주적 잔여 에너지를 직접 짓이겨 만든, 순수한 '흡원천공(吸元天功)'의 원형이었다.
"네가 준 건 데이터와 회로 쪼가리일 뿐이다."
진혁의 입가에 짙은 조소가 걸렸다.
"그걸 무공으로 소화하고, 내 것으로 만든 건 오롯이 나 자신이지. 네놈의 그 얄팍한 코드로 내 10년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이, 이게 무슨……?! 시스템 권한이 완전히 넘어갔을 텐데……! 어떻게 네가 움직여?!"
진무극의 얼굴에 경악이 서렸다.
진혁의 몸을 구속하고 있던 나노머신 회로들이 반대로 진혁의 손바닥으로 역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쭈압-!
기괴한 소리와 함께 진무극이 사출했던 마스터 코드의 데이터 줄기가 오히려 진혁의 손바닥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진혁의 단전이 역회전하며, 진무극이 심어둔 붉은색 마스터 코드의 에너지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었다.
"크아아악! 이게 뭐야?! 내 코어가…… 내 코어가 역류해?!"
진무극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서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진혁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흡원천공의 인력(引力)이 진무극의 남은 생체 코어와 오리진 슈트의 메인 프레임을 통째로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혁은 차가운 눈으로 진무극을 응시하며, 단 한 마디를 내뱉었다.
"이제 그 빚을 돌려줄 때가 됐다."
파지지직-!
진혁의 흑안에서 터져 나온 칠흑빛 뇌전이 진무극의 온몸을 꿰뚫고 사방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궁—!
진혁의 손바닥에서 역류한 흡원천공의 파동이 진무극의 남은 생체 코어를 사정없이 짓이기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기계와 생체 조직이 엉겨 붙어 내는 비명이 헬리패드를 가득 메웠다. 진무극의 얼굴이 경악과 공포로 일그러졌다.
"크아아악! 이, 이건 불가능하다……! 내 마스터 코드는 완벽했다! 네 뇌 속의 프로토콜은 내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야 했어……!"
"완벽?"
진혁이 차갑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의 흑안에는 더 이상 어떠한 시스템의 잔재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만물의 결을 스스로 꿰뚫는 마신경(魔神境)의 절대적 직관만이 타오르고 있었다.
"네가 만든 건 철저하게 계산된 기계 장치에 불과하지. 생명이 없고, 의지가 없는 차가운 쇳덩이 말이다. 그런 얄팍한 코드가 천 년의 세월을 건너온 마공의 본질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나?"
지이이잉—!
진혁의 단전이 역회전하며 토해내는 내력이 진무극의 마스터 코드를 완전히 분쇄하기 시작했다.
진무극의 가슴팍에 박혀 있던 푸른색 진공관 형태의 아스티랄 데이터 코드가 찌그러지며 사방으로 스파크를 튀겼다.
삐비비비—!
오리진 슈트의 내부 경고음이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경고도, 그 어떤 제어 명령도 이미 강진혁의 몸 안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나노머신들은 더 이상 진무극의 주파수를 따르지 않았다. 그것들은 오직 강진혁의 의지, 즉 신천마신공의 운기 궤적에 따라 재조직되고 있었다.
"크윽…… 크흐흐……!"
진무극이 피를 토하며 주저앉았다.
반파된 오리진 슈트의 장갑이 으스러지며 그의 노쇠한 육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핏발이 선 광기가 서려 있었다.
"그래…… 네가 날 뛰어넘었다고 생각하느냐? 강진혁…… 네가 나를 죽여도, 내가 남긴 이 데이터의 파편들은 이미 전 세계의 지하 네트워크로 송출되었다……!"
진무극의 입가에 흉측한 미소가 걸렸다.
"티타늄 그룹은 사라지지 않아. 내 연구는 계속될 것이며, 또 다른 내가…… 또 다른 천마가 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너는 결국 내 유산의 테두리 안에서 발버둥 치는 짐승에 불과해!"
발악에 가까운 진무극의 외침.
그러나 진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시끄럽다."
단 두 마디였다.
진혁이 오른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의 손끝에 칠흑빛 뇌전과 마기가 응축되며 거대한 검강의 형체로 뭉쳐졌다.
시스템의 보조 HUD가 없었기에, 그것은 오롯이 진혁 자신의 근력과 내력, 그리고 마신경의 직관만으로 빚어낸 순수한 절기였다.
신천마신공 제13식.
—파천검강(破天劍罡).
그 정점에 다다른 참단의 의지가 허공을 갈랐다.
"네가 만든 테두리든, 네가 남긴 유산이든 상관없다."
진혁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갑게 가라앉았다.
"내가 서 있는 이곳이 곧 나의 무림이요, 내 의지가 곧 새로운 법이다."
푸스스스——!
진혁의 손끝에서 발사된 칠흑빛 검강이 진무극의 남은 오리진 슈트를 정중앙부터 관통했다.
폭음조차 없었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진무극은 자신이 베였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눈을 부릅뜬 채로 굳어 버렸다.
잠시 후—
지이익.
진무극의 몸을 비롯해 그가 걸치고 있던 오리진 슈트의 모든 파편이 분자 단위로 잘게 쪼개지며 사방으로 흩날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부활도, 더 이상의 데이터 백업도 존재하지 않았다.
티타늄 그룹의 회장이자, 천마 프로토콜을 창조해 낸 절대 권력자 진무극은 그렇게 완전히 소멸했다.
바람이 불어와 흩날리는 재를 검은 밤하늘 속으로 지워냈다.
[SYSTEM ALERT: ……]
[……]
[CRITICAL: 모든 시스템 연결이 영구적으로 차단되었습니다.]
시야의 가장자리를 맴돌던 마지막 잔상마저 완전히 꺼졌다.
이제 진혁의 시야에는 그 어떤 창도, 그 어떤 숫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완벽한 침묵. 그리고 오직 자신만의 호흡 소리만이 대기를 채웠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까까지 차원의 균열이 찢어져 있던 신서울의 밤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짙은 암흑으로 물들어 있었다.
상위 사념체와의 격돌과 진무극의 소멸로 인해 대기 중에 남아 있던 모든 마기와 이질적인 에너지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후우…… 하아-.
진혁이 길게 숨을 내쉬었다.
온몸의 근육과 뼈마디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시스템의 제어가 사라진 육신은 순수하게 자신이 쌓아 올린 내력과 마기만으로 이 거대한 중력을 버텨내야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통은 그 어떤 순간보다 선명한 해방감을 안겨주었다.
더 이상 누구의 명령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더 이상 누군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성능을 측정당할 필요도 없었다.
그는 완전한 의미의 '자유'를 손에 쥔 것이다.
"진혁 님……!"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붕괴된 타워의 잔해를 뚫고 올라온 윤아영과 송수연,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니르바나의 정예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짙은 피로와 함께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윤아영이 숨을 몰아쉬며 진혁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 들린 태블릿PC의 화면은 새까맣게 먹통이 되어 있었다.
"진혁 씨…… 방금 전까지 타워 전체를 감싸고 있던 메인 서버의 신호가 완전히 소멸했어요. 티타늄 그룹의 네트워크가…… 완전히 죽어버렸습니다."
송수연도 거친 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서울의 마천루를 지배하던 거대 자본의 심장부가 멈춰 선 것이다. 상층부의 특권층들이 누리던 방어막과 감시 시스템은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
"진무극은?"
송수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진혁은 말없이 흩날리는 재의 흔적을 내려다보았다.
"남아 있지 않다."
그 한마디에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다.
윤아영과 송수연의 눈이 커다랗게 벌어졌으나, 이내 깊은 여운을 담은 미소가 그들의 얼굴에 번졌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디스토피아의 밤이 비로소 끝난 것이다.
지하와 지상에 흩어져 있던 슬럼가의 주민들과 저항군 대원들이 하나둘씩 무너진 타워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칠흑 같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머리 위를 짓누르던 거대한 감시의 눈동자가 사라진 것을 실감했다.
그 수많은 눈길의 중심에 강진혁이 서 있었다.
은빛 회로가 옅게 흐르던 그의 목과 손목의 흔적들은 이제 완전히 가라앉아, 오직 단단하고 유연한 인간의 피부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가 뿜어내는 기세는 그 어떤 기계 장치나 초고성능 코어보다도 압도적이었고, 묵직했다.
진혁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멀리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았다.
신서울의 밤은 여전히 어두웠으나, 그 어둠의 끝자락에는 희미한 여명이 깃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시스템의 족쇄를 부수고, 창조주를 참살한 남자.
고대 마공과 현대 기술의 융합을 넘어, 스스로의 힘으로 참된 '천마(天魔)'의 경지에 오른 자.
강진혁이 차가운 새벽바람을 맞으며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발걸음 소리가 붕괴된 헬리패드의 바닥을 울릴 때마다, 새로운 시대의 여명이 신서울의 대지 위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