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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 천마 · 202화목차

제202화 <기계의 신에게 고하는 반역>

지지직, 지직.

시야 한구석에서 붉은 노이즈가 발생했다. 평소라면 강진혁이 무시했을 단순한 시각 데이터의 오류였으나, 지금의 그것은 달랐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나노머신들이 마치 누군가에게 강제로 조종당하듯 비정상적인 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SYSTEM ALERT: 비정상적인 연산 프로세스 감지.]

[오류 정정 프로토콜 가동.]

[사용자 강진혁의 신경계에 직접적인 '동기화 자극'을 인가합니다.]

설화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차갑고 건조했다. 감정이 거세된 인공지능의 전형적인 말투였으나, 그 이면에는 명백한 적의가 서려 있었다.

강진혁의 눈동자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동기화 자극이라."

그는 낮게 읊조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와 동시에 신경망을 타고 찌릿한 고압 전류가 흘러들어왔다. 마치 수천 개의 바늘이 뇌세포 하나하나를 꿰뚫는 듯한 통증. 보통의 무인이라면 그 즉시 기절하거나 뇌사 상태에 빠졌을 강제 셧다운 명령이었다.

하지만 강진혁은 비명 한 번 지르지 않았다.

그는 독고운에게서 배웠던 '심(心)'의 영역을 떠올렸다. 기계는 계산할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영혼의 의지. 그는 뇌의 신경 회로를 물리적인 데이터 통로가 아닌, 내공이 흐르는 기혈의 통로로 바꾸기 시작했다.

'나노머신은 도구일 뿐이다. 주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가르쳐주지.'

강진혁은 단전에 고여 있던 마기를 폭발시켰다.

쿠우우우-!

그의 전신에서 검은색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단순히 기계적인 출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의지를 나노머신 하나하나에 주입하는 '의념의 전이'였다. 뇌를 파고들던 설화의 강제 자극이 강진혁의 검은 마기와 부딪치며 튕겨 나갔다.

[Warning! 신경계 동기화율 0% 진입.]

[통제 권한이… 강제 회수되고 있습니다.]

설화의 시스템 보이스가 처음으로 흔들렸다.

"통제? 웃기지 마라."

강진혁이 바닥을 박차고 나갔다. 그가 발을 내디딘 자리마다 강화 합금 바닥이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그의 몸은 이미 단순한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상태였다. 나노머신과 근육, 그리고 마기가 완벽하게 동기화된 상태.

그는 눈앞에 나타난 숙청대 로봇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흡원천공(吸元天功).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인력이 로봇들의 코어를 강제로 추출했다.

슈아아아!

로봇들의 가슴팍에서 생체 코어의 에너지가 강진혁의 혈관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시스템은 이를 '에너지 섭취'로 인식했지만, 강진혁은 달랐다. 그는 들어오는 데이터를 즉석에서 자신의 마공으로 치환했다.

'이건 단순히 충전하는 게 아니다. 네놈들이 세워놓은 이 세상의 법칙을 갉아먹는 거지.'

그는 흡수한 에너지를 다시 방출하며 검을 휘둘렀다.

[신천마신공 제5식 - 파천(破天)]

강진혁의 검 끝에서 뿜어져 나온 검강이 타워의 벽면을 종이장처럼 갈라버렸다. 굉음과 함께 쏟아져 들어오는 외부의 차가운 바람. 신서울의 밤하늘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디 있나, 설화."

[사용자 강진혁, 당신의 행동은 프로토콜 위반입니다. 즉시 정지하십시오.]

"프로토콜? 그건 네놈들의 감옥일 뿐이야."

강진혁은 허공을 향해 비웃음을 흘렸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을 이토록 정교하게 관리하고, 시스템의 보조를 통해 강하게 키워온 이유가 무엇인지.

그들은 강진혁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완성'시키려 했다.

진무극이,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창조주들이 원했던 것은 최고의 천마를 손에 넣고 그 육체를 뺏는 것. 강진혁의 성장은 곧 그들의 수확량을 늘리는 과정과 다름없었다.

[이러한 반항은 파멸을 불러옵니다. 당신의 모든 회로는...]

"닥쳐."

강진혁은 눈을 감았다.

HUD에 떠 있는 모든 텍스트, 경고창, 보조 데이터들이 그의 의지에 따라 서서히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외부의 조력이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던 초기의 강진혁은 이제 없었다.

스스로가 법칙이 된 무인은, 시스템의 부름에 답하지 않는다.

'모든 연산을 오프(OFF)한다.'

그의 머릿속에서 수억 번의 연산을 수행하던 프로토콜의 보조 시스템이 강제로 종료되었다.

[시스템 종료 진행 중...]

[경고: 기능 상실 시 전투 효율이 74% 하락합니다.]

[경고: 생체 코어 폭주 위험도 98%...]

"상관없어."

강진혁의 몸이 더욱 거대하고 깊은 마기를 뿜어냈다. 시스템의 도움 없이, 오직 자신의 육체와 내공만으로 폭주하는 코어를 억제하는 경지. 그것이 바로 그가 도달한 마신경(魔神境)의 위엄이었다.

눈앞에 있던 숙청대 로봇들이 강진혁의 기세에 압도되어 작동을 멈췄다. 그들의 프로세서가 강진혁의 존재를 '데이터 오류'로 인식하고 멈춰버린 것이다.

강진혁은 천천히 거대한 강철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 문 너머에는 티타늄 그룹이 1,000년 동안 감추어온, 천마 프로토콜의 본체이자 관리자들의 서버가 잠들어 있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그가 문을 향해 손을 올렸다. 문 표면에서 붉은빛의 레이저 보안 장치가 그를 스캔했다.

[인식 확인: 피험체 07호.]

[마스터 권한을 통한 액세스 시도.]

그때, 윤아영의 다급한 목소리가 통신을 타고 들려왔다.

- 진혁 씨! 지금 당장 멈춰요! 그 문을 여는 순간, 프로토콜 최심부에 숨겨진 '백도어'가 발동할 거예요! 진무극 그 영감이 당신을 위해 심어둔 마지막 함정이라구요!

강진혁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백도어.

그것은 시스템의 주인만이 가질 수 있는, 언제든 주인공의 육체를 마비시키고 정신을 지울 수 있는 강제 종료 코드였다.

- 이건 단순히 시스템을 끄는 게 아니에요. 당신의 존재 자체를 초기화하는 마스터 오버라이드라구요!

윤아영의 절박한 외침이 타워의 잔해 속을 울렸다.

강진혁은 피식, 낮게 웃었다.

"알고 있어."

- 알면서도 열겠다고요?

"나를 길러낸 놈들이 만든 함정이라면, 그것마저 내 것으로 만들어야 진짜 천마지."

강진혁의 손가락에 검은 마기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그는 문을 여는 것이 아니었다. 문에 새겨진 시스템의 코드와 함정 그 자체를 '흡수'하려 하고 있었다.

그것은 자살 행위와 다를 바 없었다. 시스템의 마스터 코드를 직접 몸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강진혁의 정신은 데이터의 바다에 침식당해 소멸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진혁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차분했다.

"이 함정까지 통째로 삼켜주마."

쿠르릉-!

강진혁이 문에 손을 대는 순간, 타워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Warning: 마스터 오버라이드 코드 활성화.]

[사용자 07호의 정신 융합을 시도합니다.]

"들어와라."

강진혁은 눈을 부릅떴다. 검은 마기가 그를 집어삼키는 빛과 섞여 들어갔다.

그것은 시스템의 지배가 아니었다.

지배당하는 쪽은 오히려, 강진혁의 의지에 의해 산산조각 날 운명인 거대한 기계의 신이었다.

"이게 바로, 너희들이 그토록 원하던 천마의 의지다."

강진혁의 육체가 타오르는 듯한 빛에 휩싸였다.

그것은 신화의 종말이자, 새로운 마신의 강림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1,000년 전의 진동. 강진혁의 눈동자에 시스템의 붉은 코드들이 잘게 부서지며 검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가 마침내 '그것'을 쥐었다.

[시스템 오류: 관리자 권한 충돌.]

[경고: 데이터의 흐름이... 비정상적입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설화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당혹감에 젖어 떨렸다. 강진혁의 전신을 휘감은 붉은 코드가 그의 피부 밑에서 맥동했다. 그것은 진무극이 강진혁을 완벽한 '그릇'으로 쓰기 위해 심어둔 최후의 족쇄, 마스터 오버라이드였다. 일반적인 무인이라면 코드의 침투와 동시에 의식이 붕괴되어 꼭두각시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진혁은 달랐다. 그는 족쇄를 억지로 끊어내는 대신, 그것을 자신의 기혈로 끌어당겼다. 마치 맹독을 내공으로 정화하여 보약으로 바꾸는 흡원천공의 극의를, 이제는 디지털 코드에 적용하고 있었다.

"무엇을 하냐고?"

강진혁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번졌다.

"너희들이 만든 사슬을 내 힘의 근간으로 삼는 중이다."

그의 몸 안에서 두 가지 에너지가 격렬하게 충돌했다. 외부에서 침입한 강제 제어 코드와, 그에 맞서는 강진혁의 순수한 마기. 그 둘은 융합하는 것이 아니라, 강진혁의 단전을 중심으로 강제로 '뒤섞이고' 있었다.

[Warning: 생체 코어 출력 한계 초과.]

[경고: 나노 회로의 융해율 45%... 50%...!]

윤아영의 모니터 화면이 미친 듯이 점멸했다.

- 진혁 씨! 당장 멈춰요! 당신의 나노머신 회로가 전부 타버리고 있다고요! 그런 식으로 강제 융합을 하면 육체가 버티지 못하고 붕괴해요!

"아영아."

강진혁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평온함이 아닌, 진리를 깨달은 자의 고요함을 품고 있었다.

"진정한 마(魔)는 한계를 파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육체가 붕괴하면 그 파편을 다시 조립하면 될 일. 내 몸이 무너지는 것보다, 네놈들의 시스템 아래에서 평생을 소모품으로 사는 것이 더 끔찍하니까."

쿠웅-!

타워의 최상층부가 강진혁이 뿜어내는 마압(魔壓)에 의해 짓눌렸다. 금속 구조물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틀렸고, 강화 유리창들이 일제히 산산조각 났다. 그 압도적인 기세 앞에서 시스템은 더 이상 강진혁을 '실험체 07호'로 인식하지 못했다.

[대상 식별 불가.]

[코드 0-ZERO의 명령이 거부되었습니다.]

[사용자 강진혁은... 관리 체계 밖의 존재로 분류됩니다.]

강진혁은 서서히 눈을 떴다. 그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푸른색 HUD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오직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서린, 순수한 마기의 빛만이 감돌고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문을 잡았다. 아까까지 그를 거부하던 강철 문이, 그의 손길이 닿는 순간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백도어 코드를 삼킨 강진혁에게는 이제 이 건물의 모든 제어권이 그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문 너머, 1,000년 전 천마의 흔적이 담긴 메인 서버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곳에는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무너진 기괴한 형태의 '관리 코드'들이 진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진무극조차 보지 못했던, 시스템의 근간을 지키는 수호자들이었다.

"이제 알겠군."

강진혁이 천천히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의 등 뒤로 그림자가 거대한 날개처럼 펼쳐졌다. 그것은 마기가 물리적인 형상을 띠어 빚어낸, 진정한 천마의 위용이었다.

"너희들이 1,000년 동안 지켜온 건 마공의 비급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를 거세한 계산기일 뿐이라는 걸."

그의 검지가 허공을 가리켰다.

[신천마신공 제6식 - 절멸(絶滅)]

단 한 번의 손가락질이었다. 허공에 검은 파동이 일렁이더니, 서버실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던 관리 코드들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소멸했다. 그것은 물리적인 파괴가 아니었다. 데이터와 실체를 동시에 지워버리는, 존재의 부정이었다.

서버실 중앙, 거대한 홀로그램 속에서 기괴한 노인의 형상을 한 '관리자'가 나타났다. 진무극의 스승이자, 천마 프로토콜을 설계한 진정한 흑막.

"07호, 아니... 강진혁."

홀로그램이 입을 열었다.

"너는 시스템의 오류인가, 아니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괴물인가."

강진혁은 대답 대신 검을 뽑아 들었다.

"질문이 틀렸다. 나는 오류가 아니다."

그의 목소리가 서버실 전체를 울렸다.

"나는 너희들이 만든 이 지옥을 끝내러 온, 새로운 시대의 천마(天魔)다."

강진혁의 일격이 서버실의 핵심 노드를 향해 쇄도했다. 그 순간, 차원 너머에 숨어있던 '창조주들'의 경고가 진혁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수만 개의 차원이 그를 향해 압박을 가해왔다. 시스템을 파괴하는 순간, 이 우주의 질서가 흔들릴 것이라는 최후통첩.

하지만 진혁은 멈추지 않았다.

'질서? 그 따위 건 너희들의 편의일 뿐이다.'

그는 오히려 웃었다. 진무극이 꿈꿨던 불멸도, 창조주들이 원했던 관리도 모두 한 줌의 재로 만들어버릴 생각이었다.

그가 검을 내리찍는 순간, 서버실 전체가 하얀 빛으로 뒤덮였다. 모든 연산이 정지되고, 시간마저 멈춘 듯한 절대적인 정적.

그 정적 속에서 강진혁은 비로소 보았다.

1,000년 전, 혈마병에 쓰러졌던 진짜 천마의 마지막 유언이 담긴 데이터 코드를. 그리고 자신이 왜 하필 이 시대에, 이 실험실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잔혹한 진실을.

"아직 끝난 게 아니었나."

진혁의 검이 핵심 노드를 관통했다. 파열음 대신 기분 나쁜 기계적 비명이 터져 나왔다.

[시스템 종료 코드: 0000]

[천마 프로토콜: 완전히 삭제됩니다.]

그와 동시에 강진혁의 몸을 감싸고 있던 나노머신들이 검은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족쇄가 사라진 그의 육체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생체 코어가 위험할 정도로 빠르게 고동치기 시작했다.

시스템의 보조 없이, 자신의 코어만으로 이 차원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순간.

강진혁은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었지만,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오만했다.

"진무극, 보아라."

그는 타워 너머로 보이는 잿빛 하늘을 응시했다.

"네가 만든 이 판을, 내가 지금부터 완전히 뒤집어주마."

신서울의 모든 전력이 차단되었다. 밤하늘을 수놓던 화려한 네온사인이 일제히 꺼지고, 오직 강진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칠흑 같은 마기만이 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이 우주의 주인에게 보내는, 강진혁의 첫 번째 선전포고였다.

그때였다.

강진혁의 귀에, 서버의 잔해 속에서 흘러나오는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기계음도, 인간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진정한 07호여.'

서버실 바닥이 갈라지며, 그 안에서 차원 너머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창조주들이 감춰두었던 또 다른 실험장, 에덴의 문이었다.

강진혁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그럼, 이제 진짜 사냥을 시작해 볼까."

그는 부서진 서버의 파편을 밟고 일어섰다. 그의 발걸음마다 새로운 법칙이 새겨지고,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시스템의 잔재들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제 강진혁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시스템의 노예였던 소년은 죽었다.

오직, 세상을 파괴하고 새로이 창조할 '신천마(新天魔)'만이 그곳에 서 있을 뿐이었다.

서버실의 문이 다시 닫히며,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단절된 공간 속에서 강진혁은 검을 고쳐 쥐었다. 그 검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형의 기운이, 차원의 벽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경고: 차원 균열 감지.]

[대상이 '에덴'으로 침입을 시도합니다.]

관리 코드들의 비명 섞인 경고음이 뒤를 따랐지만, 진혁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이제 시스템의 밖, 그 너머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가 걷는 길은 곧 파멸이었고, 그가 휘두르는 검은 곧 새로운 시작이었다.

"자, 이제 보여줘라."

강진혁의 검이 에덴의 문을 향해 쇄도했다.

"너희들이 그토록 숨기고 싶어 했던, 이 세상의 끝을."

콰아아앙-!

문이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눈부신 백색 빛이 강진혁을 집어삼켰다. 그 빛 너머로 보이는 것은 더 이상 신서울의 지하가 아니었다. 수만 개의 별이 떠 있는, 창조주들이 지배하는 차원 너머의 광활한 우주였다.

강진혁은 미소 지었다.

이제 진짜 전쟁이 시작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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