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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 천마 · 170화목차

제170화 뇌전과 기혈의 완전 동기화

쿵-콰아아아앙-!

티타늄 타워 최상층이 붕괴하며 가라앉은 터전.

허공을 찢고 도출되었던 차원의 균열은 닫혔으나, 그 잔재로 남은 고전압 플라즈마 연무와 흑색의 마기(魔氣)가 뒤엉켜 기괴한 구형(球形)의 폭풍을 형성하고 있었다.

쿠르릉, 콰르르릉!

대기 중의 산소가 모조리 불타오르고, 전도성을 띤 전자 구름이 지상으로 쇄도했다. 수십만 볼트에 달하는 낙뢰가 번개 기둥이 되어 끊임없이 바닥을 내리쳤다.

그 지옥 같은 방전 지대의 한가운데, 강진혁이 서 있었다.

치리리릭! 치익!

진혁의 피부 위로 흘러넘치는 것은 단순한 전기 에너지가 아니었다. 티타늄 타워의 메인 융합로에서 흡수한 거대한 전자기 폭풍, 그리고 백무현의 코어에서 갈취한 최첨단 고주파 에너지, 거기에 차원문 너머에서 흘러나온 심연의 오염된 마기가 진혁의 단전 속에서 맹렬히 회돌이치고 있었다.

단전 내부의 생체 코어 출력, 500,000 MW(메가와트) 돌파.

인간의 단전이라고는 도저히 부를 수 없는 자이언트 핵융합로 수준의 에너지가 내부에서 폭발하고 있었다.

“커헉……!”

진혁의 입술 사이로 검붉은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내공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도리어 그 반대였다. 몸에 담긴 에너지가 육체의 물리적 한계치를 가볍게 뛰어넘어, 혈관과 신경계를 사정없이 짓갈아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정제가 부족하다.’

진혁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냉혹하게 번뜩였다. 예전의 그였다면 시야에 선명하게 떠올랐을 푸른빛의 HUD 시스템 경고창을 올려다보았을 것이다.

[System Warning: 체내 에너지 과부하 발생.]

[System Advice: 나노머신 바이패스 회로를 개방하여 상응하는 전력을 외부로 방출하십시오.]

하지만 지금 진혁의 시야에는 그 어떤 푸른빛 메시지도 뜨지 않았다. 진혁 스스로가 시스템의 보조 궤적을 제 손으로 완전히 파괴해 버렸기 때문이다.

기계의 계산에 의존하는 순간, 무인(武人)으로서의 직관과 경지는 한계에 갇힌다. 시스템은 '방출'을 권할지언정, 이 폭주하는 무소불위의 힘을 온전히 자신의 혈관 속에 '복종'시키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방출하라고……? 헛소리.”

진혁이 차갑게 낮게 읊조렸다.

이 힘은 자신이 빼앗은 사냥품이다. 차원 너머의 흑막들과 진무극이 자신을 '그릇'으로 쓰기 위해 쌓아 올린 자양분이다. 단 1MW의 출력조차 허공으로 버릴 생각 따위는 없었다.

진혁은 두 눈을 감았다. 시각을 차단하자 전신의 기혈(氣血) 경로가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감각되었다.

전신을 흐르는 미세 기계 장치, 나노머신. 그리고 그 나노머신이 채워진 혈관과 신경망. 그것들은 고대 무림에서 말하는 '경락(經絡)'과 완벽히 일치했다.

현대 공학은 나노머신을 단순한 세포 수복 및 국소 부위 변형 도구로 사용했다. 티타늄 그룹의 과학자들은 기혈의 진정한 의미를 몰랐기에, 나노 회로를 기껏해야 전자 신호가 오가는 전선 정도로 취급했던 것이다.

‘하지만 무도(武道)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노머신은 기혈을 흐르는 내력의 밀도를 극한으로 높여주는 최고의 '도체(Conductor)'였다.

위잉-! 위잉-!

진혁의 단전 깊은 곳에서 흑색의 마기(魔氣)가 들끓어 올랐다. 그것은 고대 천마의 비급에서 전해지는 극의의 운기법, 그리고 자신이 마신경에 도달하며 개척한 독자적인 기혈 순환 경로였다.

진혁은 단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50 MW 이상의 거대한 전자기 에너지를 억지로 눌러놓지 않았다. 대신, 그 고전압의 뇌전(雷電)을 전신의 혈관 속 나노머신 회로에 강제로 침투시켰다.

찌르르르르쾅-!

“아아아아악-!”

극심한 통증이 진혁의 뇌리를 찔렀다. 전신을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가 열에 의해 도륙당하는 듯한 감각. 혈관 속의 나노머신들이 초고온의 뇌전에 내열 한계를 초과하며 붉게 과열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개조 인간이었다면 이 단계에서 뇌가 타버려 즉사하거나 전신이 폭발했을 터였다. 하지만 진혁의 의념(意念)은 이미 인간의 영역을 아득히 초월해 있었다.

‘운기(運氣)한다.’

진혁은 자신의 의의(意義)를 하나의 칼날처럼 다듬었다. 혈관 속에서 폭주하는 전자기 에너지를 마기와 결합시켰다. 마공의 핵심은 억누름이 아니다. 동화(同化)이자 포식(捕食)이다.

위잉- 콰아아아앙!

진혁의 심장이 거대 유압 펌프처럼 크게 고동쳤다. 쿵! 쿵! 쿵!

한 번 심장이 뛸 때마다, 혈관 속을 타고 흐르는 뇌전과 마기의 융합체가 미친 듯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1초에 100회. 1초에 500회. 1초에 1,000회……!

알고리즘 연산 보조 따위는 필요 없었다. 진혁의 초감각은 전신에 깔린 수억 개 나노머신의 동선 하나하나를 직접 제어했다.

자연계의 뇌전은 제멋대로 번개표시를 그리며 사방으로 튀어 나가지만, 무인의 혈관 속에 들어온 뇌전은 오직 '경락'이라는 정밀한 궤적을 따라서만 움직여야 했다.

임맥(任脈)을 타고 내려간 뇌전이 독맥(督脈)을 타고 올라온다. 기경팔맥(奇經八脈)을 관통하며 회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차르르르르륵!

진혁의 피부 위로 기이하고도 웅장한 변화가 일어났다. 은빛 회로 선으로 얼룩져 있던 그의 목과 손목, 그리고 얼굴 측면의 회로들이 하나둘씩 검붉은 빛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기계의 발광이 아니었다. 마기와 뇌전이 완벽하게 융합되어 피부 겉면으로 투영되는 '마혈회로(魔血回路)'의 완성 구역이었다.

지짓, 지지지직-!

진혁의 전신에서 검붉은 뇌전이 실핏줄처럼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 줄기 하나하나가 공간을 찢어발기는 고주파 검강(劍剛)의 성질을 띠고 있었다.

단순히 전기를 뿜어내는 것이 아니다. 뇌전 자체가 진혁의 마기이자, 혈액이며, 의지 그 자체가 된 것이다.

[초당 기혈 회전수: 3,600회 도달]

[마기와 전자기 에너지의 동기화율: 99.8%]

시스템 HUD는 꺼졌으되, 진혁의 뇌 속에서 자신의 무공이 도달한 새로운 영역이 명료하게 정의되었다.

[뇌전과 기혈의 완전 동기화.]

그것은 시스템이 주어졌던 그 어떤 프레임워크에도 존재하지 않던 경지였다. 고대 마공의 '천뢰마강(天雷魔剛)'이 현대의 생체 나노 기술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단순한 외공(外功)이 아닌 육체 그 자체를 '뇌전의 마신(魔神)'으로 재구성한 순간이었다.

화아아아악-!

진혁이 천천히 두 눈을 떴다. 그의 흑안 깊은 곳에서 칠흑의 마기와 붉은 뇌광이 톱니바퀴처럼 교차하며 번뜩이고 있었다.

그가 숨을 한번 내쉬자, 폐부에서 남아있던 초고온의 플라즈마 가스가 검은 연기가 되어 분출되었다.

“느껴지는군.”

진혁이 자신의 주먹을 쥐었다 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미세한 마찰만으로도 공기 중에 바삭거리는 번개 불꽃이 터져 나왔다.

과거에는 나노머신을 구동하기 위해 생체 코어의 명령을 기다려야 했고, 마기를 돌리기 위해 심법을 하나하나 연상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생각이 닿기도 전에, 의념이 움직이는 즉시 전신의 검붉은 뇌전이 기혈을 타고 초당 수천 번을 회전하며 반응했다. 반응 속도는 무한에 가까워졌고, 체내 에너지의 손실률은 정확히 0%에 수렴했다.

바로 그때였다.

쿠쿠쿠쿠쿵-!

붕괴된 타워의 잔해 너머, 잔존해 있던 티타늄 그룹의 무인 자동 방어 거점들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진무극은 소멸했고 본사는 파괴되었으나, 중앙 서버가 꺼지기 전 발동된 '최후 방어 프로토콜'이 작동한 것이었다.

지하 암반층을 뚫고 올라온 것은 티타늄 그룹의 비장의 카드 중 하나였던 초중장갑 무인 거대 병기, [아포칼립스 캐논 - 타입 Ω] 3기였다.

높이 15미터. 국가재난급 전선에나 투입되는 고출력 입자포와 A급 나노 장갑을 두른 살인 병기들이 진혁을 향해 붉은 레이저 조준선을 일제히 고정했다.

[TARGET LOCKED.]

[위험 등급: 측정 불가.]

[최대 출력 입자 융합포 주입 개시.]

삐삐삐삐빅-!

3기의 거대 병기 중앙 포구에서 신서울 전체를 증발시킬 만한 막대한 양의 푸른 플라즈마 에너지가 모여들었다. 보통의 무인이라면 그 압도적인 자본의 무력 앞에 절망했으리라.

그러나 진혁은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차가운 입꼬리가 스르륵 올라갔다.

“좋은 실험체들이군.”

진혁이 천천히 오른손을 내밀었다. 검지 끝에 아주 작은 검붉은 뇌전 한 줄기가 찰나 동안 맺혔다.

스윽.

진혁의 형상이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콰아아아앙-!

그가 서 있던 바닥이 초음속의 충격파를 견디지 못하고 도넛 모양으로 꺼져 내렸다.

[신천마신공(新天魔神功) - 뇌신보(雷神步)]

공간을 비틀어 이동하던 과거의 마광신보가 아니었다. 완전히 동기화된 뇌전의 기혈 경로를 타고, 진혁 자신이 '한 줄기 뇌광' 그 자체가 되어 공간을 꿰뚫은 것이었다.

[경고! 적성 개체의 이동 속도가 측정 연산 범위를 초월했습니다!]

[위치 추적 불가-!]

아포칼립스 캐논 3기의 센서가 미친 듯이 붉은 경고등을 올려댔지만, 이미 늦었다.

첫 번째 거대 병기의 머리 위. 진혁이 허공에 정지해 있었다. 그의 오른손에 깃든 검붉은 뇌전이 스르륵 곡선을 그렸다.

“만법귀마(萬法歸魔).”

파아아아앙-!

진혁의 손가락에서 뻗어나간 검붉은 뇌전의 실핏줄들이 첫 번째 아포칼립스 캐논의 장갑을 뚫고 내부로 침투했다.

보통의 마공이라면 단단한 A급 장갑을 힘으로 부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혁의 뇌전은 달랐다.

그의 뇌전은 물리적인 파괴력뿐만 아니라, 적 병기의 회로 시스템을 순식간에 교란하고 강탈하는 '전자적 포식'의 권능을 겸비하고 있었다.

지리지리지리릭-!

“치이익…… 메, 메인 코어 제어권 상실…… 커맨드 역류…….”

기계음 비명이 사방으로 퍼졌다. 진혁의 마혈회로에서 분출된 뇌전이 거대 병기의 중앙 코어에 도달하는 순간, 병기 내부를 흐르던 모든 전자기 에너지가 진혁의 기혈 속으로 역류하기 시작했다.

흡원천공(吸元天功)과 현대 전력 회로 제어의 완벽한 융합.

스스스스스……!

15미터 크기의 거대 무인 병기가 순식간에 차가운 잿빛 고철 덩어리로 변해갔다. 내부의 모든 에너지 코어가 진혁의 손가락 하나를 통해 쪽쪽 빨려 들어간 것이다.

“첫 번째.”

진혁의 묵직한 음성이 허공에 울렸다.

그는 빨아들인 에너지를 단 0.1초 만에 자신의 동기화된 기혈로 회전시켜, 더욱 밀도 높은 검붉은 뇌강(雷剛)으로 환원시켰다. 그리고는 그대로 공중에서 회전하며 나머지 2기의 병기를 향해 손벽을 쳤다.

콰-콰콰콰콰쾅-!

진혁의 손바닥 사이에서 뿜어져 나온 검붉은 뇌전 폭풍이 전방 1킬로미터 내의 모든 것을 쓸어버렸다.

레이저 조준선? 플라즈마 포구? 그 모든 현대 공학의 집약체들이 진혁이 분출한 뇌전의 파도에 촉발되는 순간, 분자 단위로 분해되며 허공에서 차가운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쿠웅…… 도르르.

거대 병기들이 존재했던 자리에는 단지 매끄럽게 용암처럼 녹아내린 짓붉은 지표면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단 한 번의 손짓. 단 몇 초 만에 국가재난급 무인 병기 3기가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

연무가 흩어지며 진혁의 선명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그의 전신을 감싸고 도는 검붉은 뇌전은 이제 잔잔한 호수처럼 그의 피부 밑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마기와 뇌전, 그리고 나노머신의 동기화율 100%.

이제 강진혁이라는 존재는 시스템의 보조가 없어도, 그 어떤 현대 군사 병기보다 빠르고 치명적인 '인간 형태의 초천재적 무기'이자 '절대적 천마'로 거듭난 것이다.

위잉-

그때, 진혁의 귀에 이식되어 있던 군용 암호화 통신 모듈이 진동했다. 시스템 HUD는 완전히 꺼졌지만, 물리적으로 연결된 개별 통신 장비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통신선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숨을 가쁘게 쉬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 진혁 씨! 들려요?! 윤아영이에요!

“아영인가.”

진혁의 차가운 목소리에 통신 너머의 아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하아…… 다행이다. 티타늄 타워 최상층의 에너지 반응이 모조리 소멸하길래…… 어떻게 된 줄 알았어요. 신서울 중앙 네트워크가 완전히 마비됐어요! 진무극 회장의 신호도 비활성화되었고요!

“진무극은 죽었다.”

진혁이 무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타워에 남아있던 심연의 잔재와 방어 병력도 정리했다.”

– 진무극이…… 정말로요?

윤아영의 목소리가 떨렸다. 신서울을, 아니 세계의 절반을 자본과 기술로 지배하던 절대적인 악마 진무극. 그 자의 죽음은 곧 한 시대의 종말이자, 디스토피아적 질서의 붕괴를 의미했다.

하지만 아영은 곧 이성을 되찾고 급박하게 말을 이어갔다.

– 진혁 씨, 좋아할 때가 아니에요. 진무극은 죽었지만…… 티타늄 그룹의 유산은 아직 살아있어요!

“무슨 뜻이지?”

– 본사 타워 지하 통제실에 남아있던 블랙 가드의 잔당들과, '그 자'가 움직이고 있어요!

아영의 설명에 따르면, 진무극의 죽음과 동시에 티타늄 그룹의 자동 비상 통제권이 블랙 가드의 총사령관이자 전신 사이보그 병기인 백무현의 남아있는 잔존 시스템과 연결된 하부 백업 서버로 이관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티타늄 타워의 남은 보조 동력원을 모조리 끌어모아, 신서울 지하 전체를 폭파시키고 심연의 좌표를 다시 한번 강제로 열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 진세린 씨가…… 움직였어요.

“진세린이?”

– 네. 진혁 씨가 넘겨준 최상위 보안 마스터 키를 가지고, 자신을 따르는 특수전 후사대 잔존 병력을 이끌고 지하 통제실로 진격하고 있어요! 회장을 배신하고…… 티타늄 그룹의 폭주를 막겠다면서요!

진혁의 눈매가 깊어졌다.

진세린. 진무극의 딸이자 티타늄 그룹의 정통 후계자. 아버지의 광기 어린 집착 속에서 오랫동안 사육당하고, 심연 강림의 매개체로 이용당했던 그녀가…… 마침내 스스로의 의지로 껍질을 깨고 나온 것이다.

– 하지만 상대는 타워 지하의 자동 방어 시스템 전체를 통제하고 있는 상태예요! 후사대의 무력만으로는 백무현의 잔존 방어막을 뚫을 수 없어요. 진세린 씨가 위험해요!

진혁은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 사이로 검붉은 뇌전이 기분 좋게 튀어 올랐다.

체내의 모든 에너지는 동기화되었고, 경지는 마신경의 완숙기에 도달했다.

“위치는?”

– 지하 150층, 중앙 코어 통제실 입구예요!

“알았다.”

진혁이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그는 지상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발자국이 닿은 바닥에 검붉은 뇌전으로 새겨진 천마의 문양이 찌릿하며 번뜩였다.

진무극이라는 껍데기는 부서졌다. 하지만 그 자가 만든 시스템의 잔재, 그리고 차원 너머에서 이 세상을 사냥터로 바라보는 '흑막들'의 시선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뿐이다.

뿌리까지 모조리 뽑아내어, 이 땅에 단 하나의 불순물도 남기지 않는 것.

“진세린.”

진혁의 차가운 나지막한 중얼거림이 잔해 속으로 퍼져나갔다.

“조금만 버텨라. 내가 간다.”

쿠아아아앙-!

다음 순간, 진혁의 형상이 검붉은 뇌전의 줄기가 되어 지하를 향해 직하강하기 시작했다. 신서울의 어둠을 찢는, 진정한 신천마(新天魔)의 번개가 지하 통제실을 향해 내리꽂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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