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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공중 수송선의 함락

제시해주신 설정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문장의 호흡을 다듬고 인물 간의 관계와 설정을 일관성 있게 교정한 원고입니다.

제136화 공중 수송선의 함락

신서울의 밤하늘은 언제나처럼 인공적인 네온사인의 빛으로 오염되어 있었다. 그러나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거대 수송선 ‘가르간투아’의 거대한 그림자는 그 불빛마저 집어삼키고 있었다.

티타늄 그룹의 정예 병력과 고대 마교의 데이터 파편들을 운송 중인 하늘의 요새. 그곳을 향해 강진혁은 망설임 없이 도약했다.

“시스템 오버라이드 완료. 수송선 방어막, 3초 뒤 소거합니다.”

윤아영의 차가운 목소리가 통신망을 타고 흘러나왔다. 진혁의 흑안이 번뜩였다. 수천 미터 상공, 차가운 대기 속에서 그는 자신의 나노머신 회로를 최대 출력으로 가동했다.

[SYSTEM: 출력 120,000 MW 돌파.]

[SYSTEM: ‘마영신보(魔影神步)’ 운용 효율 극대화.]

쿠구궁-!

진혁의 발끝에서 터져 나온 마기가 대기를 찢었다. 방어막이 꺼지는 찰나, 그는 허공을 밟으며 수송선의 외벽으로 직격했다.

콰앙-!

강철 장갑판이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수송선 내부로 진입한 진혁의 눈앞에 즉각적으로 경비 로봇들이 쏟아져 나왔다. 티타늄 그룹이 자랑하는 최신형 궤도 요격 로봇들. 그들의 총구에서 플라즈마 탄환이 비처럼 쏟아졌다.

“시끄럽군.”

진혁은 피하지 않았다. 아니, 피할 필요가 없었다.

[기술: 천마무상체(天魔無相體) 활성화.]

피부에 닿은 플라즈마 에너지가 진혁의 나노 장갑과 동화되어 마기로 치환되었다. 공격이 곧 에너지가 되는 역설적인 현상. 그는 검지를 허공에 그었다. 검은 궤적을 그리며 뻗어 나간 마기가 로봇들의 회로를 순식간에 물리적으로 절단했다.

파지직-!

고철 더미가 된 로봇들이 바닥을 굴렀다. 뒤이어 진입한 니르바나의 정예 요원들이 탄성을 내뱉으며 진혁의 뒤를 따랐다.

“역시, 압도적이군.”

송수연이 대검을 고쳐 잡으며 진혁의 곁에 섰다. 그들은 수송선의 중앙 제어실을 향해 돌진했다. 복도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용병들을 진혁은 일일이 상대하지 않았다. 그저 그가 지나가는 자리에는 마기에 짓눌려 기절하거나 전신이 경직된 병사들만이 남겨질 뿐이었다.

진혁의 의식은 지금 수송선 내부의 네트워크를 뚫고 있는 윤아영과 동기화되어 있었다.

“진혁 씨, 50미터 전방에 블랙 가드 분견대가 배치되어 있어요. 숫자는 약 40명. 모두 3세대 생체 코어 이식자입니다.”

“알았다.”

진혁이 걸음을 멈췄다. 그의 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강철 문이 열리고, 티타늄 그룹의 상징인 검은 제복을 입은 자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그들의 눈은 기계적인 푸른 빛을 내뿜고 있었다.

“실험체 07호. 여기서 네 비참한 생을 마감하게 해주마.”

분견대장의 목소리에는 기계 특유의 무미건조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진혁은 비웃음을 흘렸다. 이제 자신을 실험체라 부르는 자들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SYSTEM: 만법귀마(萬法歸魔) - 역류(逆流) 연산 개시.]

진혁이 손을 뻗자, 분견대원들의 체내에 이식된 나노머신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제어권이 타인에게 강탈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몸이 마비되었다.

“뭐, 뭐지? 내 코어가 왜 명령을 거부하는……!”

“너희의 코어는 원래 내 것이었다.”

진혁의 손이 허공을 움켜쥐었다.

콰득-!

분견대원 전원이 동시에 바닥으로 짓눌렸다. 엄청난 압력이 그들의 뼈와 근육을 짓이겼다. 단 한 번의 몸짓으로 40명의 정예병을 무력화한 진혁은, 그들의 코어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를 갈고리처럼 낚아챘다.

[SYSTEM: 에너지 흡수 성공. 출력 125,000 MW 도달.]

단순한 학살이 아니었다. 이것은 데이터의 수집이자 마공의 완성 과정이었다. 진혁은 흡수한 에너지를 자신의 기혈로 돌리며 더욱더 깊은 경지로 침잠했다.

송수연과 니르바나 요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들에게 강진혁은 인간을 넘어선 재앙 그 자체였다.

“진혁 씨, 중앙 통제실 문이 열립니다. 하지만…… 조심해요. 내부에서 감지되는 에너지 반응이 비정상적이에요.”

윤아영의 경고가 들려오기도 전에, 육중한 중앙 통제실의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너머에는, 그동안 보았던 어떤 적보다도 기괴한 형상의 존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천마.”

통제실 중앙에 서 있는 남자의 팔이 액체처럼 흘러내리며 길쭉한 가시 형태로 변했다. 그의 전신은 고정된 형태가 없었다. 금속과 유기물이 뒤섞인, 진정한 의미의 ‘완성된 살인 병기’.

“블랙 가드 부사령관, 바일.”

진혁의 흑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수송선은 이제 곧 목적지에 도달할 터였다. 북쪽 구구역, 봉인된 심연이 진동하는 곳. 바일은 그곳으로 향하는 길을 막아선 마지막 거대한 벽이었다.

“네놈의 목을 따고, 이 수송선을 통째로 심연에 처박아주지.”

바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통제실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러나 진혁은 오히려 검을 거두고, 나노머신을 손끝으로 집중시키며 입꼬리를 올렸다.

“좋다. 너를 재료로 삼아, 내가 한 단계 더 진화해주마.”

[SYSTEM: 마신경(魔神境) 모드, 2단계 해방.]

통제실의 모든 불빛이 일제히 꺼졌다. 오직 진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칠흑 같은 마기만이 그 공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진혁이 한 걸음을 내딛자, 바일이 비명과도 같은 기계음을 내지르며 액체 금속 채찍을 휘둘렀다.

파아앙-!

공간 자체가 찢어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최후의 결전을 방불케 하는 충돌이 시작되었다.

신서울의 운명을 건 수송선 가르간투아. 그 심장부에서, 진짜 천마의 진정한 무도가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공간을 가르는 액체 금속의 궤적은 기하학적이었다. 바일의 팔에서 뻗어 나온 가시는 뱀처럼 휘어지며 진혁의 목줄기를 노렸다. 일반적인 무인이라면 찰나의 순간에 참수당했을 공격. 하지만 진혁의 눈에는 그 모든 궤적이 마치 느린 화면처럼 분해되어 보였다.

[SYSTEM: 궤적 예측 알고리즘 재가동.]

[경고: 목표의 나노 회로 변형 속도가 연산 한계를 상회함.]

“예측은 필요 없다.”

진혁은 시스템의 분석 데이터를 지워버렸다. 대신, 심연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본능적인 감각을 일깨웠다.

캉-!

진혁은 맨손으로 날아오는 액체 금속 가시를 쳐냈다. 나노머신으로 경화된 그의 손바닥이 금속과 부딪히며 불꽃을 튀겼다. 충격은 진혁의 전신을 타고 흘렀지만,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충격을 발판 삼아 바일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너무 느려.”

“건방진!”

바일의 등 뒤에서 수십 개의 금속 촉수가 솟구쳐 올랐다. 마치 지옥에서 뻗어 나온 괴수의 팔처럼 공간을 가득 메웠다. 그것들은 사방에서 진혁을 옭아매려는 듯 겹겹이 층을 쌓았다.

진혁은 그 포위망 속에서 마기를 뿜어냈다. 칠흑 같은 기운이 그의 몸을 중심으로 회오리쳤다.

[기술: 천마무상체(天魔無相體) - 폭뢰(暴雷).]

진혁의 몸에서 방출된 마기가 촉수들과 부딪히는 순간, 뇌전과 결합한 폭발이 일어났다. 통제실 내부의 정밀 기기들이 굉음과 함께 박살 났다. 바일은 당황한 듯 뒤로 물러났지만, 이미 진혁의 손끝은 그의 가슴팍을 향해 쇄도하고 있었다.

“어디를 보느냐.”

진혁의 손가락이 바일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심장도, 코어도 없었다. 바일의 몸은 액체처럼 흩어지며 다시 진혁의 손을 휘감았다.

“하하하! 멍청한 놈. 나는 고정된 형태가 없다. 너의 그 무식한 힘은 내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해!”

바일이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진혁의 온몸을 끈적한 나노머신으로 뒤덮었다. 금속 액체가 진혁의 입과 코를 막고, 신경계를 짓누르며 마비시키려 했다. 시스템이 다시 경고음을 울렸다.

[SYSTEM: 호흡기 및 신경계 오염도 45% 증가.]

[SYSTEM: 나노머신 동기화율 강제 저하.]

송수연이 다급하게 외쳤다.

“진혁 씨! 떨어져요! 그건 독성이 있는 금속입니다!”

하지만 진혁은 눈을 감았다. 오염된 금속 액체는 그의 피부를 타고 혈관을 침투하려 했다. 그것은 티타늄 그룹이 개발한 최악의 화학 병기였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진혁의 혈관 속에는 이미 100,000 MW가 넘는 고출력의 마기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독? 아니, 이것은 좋은 보약이지.”

진혁의 단전에서 거대한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흡원천공]의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바일이 진혁의 몸을 잠식하기 위해 보낸 나노머신들이, 역으로 진혁의 마기에 의해 강제로 포획당하기 시작했다.

“뭐, 뭐 하는 거냐! 내 나노 데이터를……!”

“고맙다. 네놈의 액체 회로, 내 마기와 아주 잘 어울리는군.”

진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가 금속 액체를 집어삼켰다. 바일의 비명은 점차 잦아들었다. 진혁은 바일의 몸을 구성하고 있던 금속 나노머신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며, 그 속에서 바일이 숨기고 있던 기밀 데이터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SYSTEM: 바일의 메모리 뱅크 침투 성공.]

[SYSTEM: 티타늄 그룹의 최종 봉인 좌표 확보.]

진혁의 눈이 다시 떠졌다. 그의 흑안은 이전보다 훨씬 더 깊고 차가운 빛을 띠고 있었다. 그의 손등 위로 바일의 액체 금속이 흉측한 문양처럼 새겨졌다. 그것은 이제 진혁의 일부가 되었다.

“안 돼, 내 나노머신이…… 내 몸이!”

바일의 형태가 급격히 무너졌다. 그는 이제 진혁의 마기에 잠식되어, 자아를 잃어가는 껍데기에 불과했다. 진혁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은 바일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읊조렸다.

“이것이 너희가 숭배하던 기술의 끝이다. 껍데기만 남은 기계 인형.”

진혁은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손가락 끝에 모인 마기가 검게 응축되며 작은 구체 형상을 띠었다. 그것은 [천마일검]의 전 단계인 [마참(魔斬)]의 압축판이었다.

“잘 가라.”

피잉-!

가느다란 검기가 바일의 머리를 관통했다. 굉음도 없었다. 그저 액체 금속이 흩어지며 바일의 육신이 바닥에 녹아내렸을 뿐이다. 정적이 통제실을 감쌌다.

니르바나 요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서 있었다. 40명의 정예병에 이어 블랙 가드 부사령관까지, 단 몇 분 만에 격파당했다. 진혁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통제실 중앙의 메인 콘솔 앞으로 걸어갔다.

“아영아, 들리나?”

“네, 진혁 씨! 방금…… 방금 데이터 파동이 엄청났어요. 바일의 회로가 흡수된 건가요?”

“그렇다. 봉인 지점의 좌표를 찾았다.”

진혁의 눈앞에 가상 스크린이 떠올랐다. 신서울 북쪽, 구구역의 지하 깊숙한 곳. 그곳에 ‘심연’이라 불리는 고대 마교의 심장이 숨겨져 있었다.

“이 수송선의 항로를 그곳으로 고정해라. 이대로 박살을 내버릴 생각이다.”

“미치셨어요? 그건 자살 행위예요! 수송선이 그 속도 그대로 봉인 지점에 충돌하면…….”

“충돌하는 건 수송선이 아니다. 그 속에 실린 티타늄의 데이터와, 내가 벼려낸 마기뿐이지.”

진혁은 송수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대원들을 데리고 여기서 퇴선해라. 10분 뒤, 이 수송선은 궤도를 이탈한다.”

“하지만 진혁 씨 혼자서는……!”

“혼자가 아니다.”

진혁은 자신의 오른손, 바일의 나노머신이 깃든 손을 쥐었다 폈다 했다.

“내게는 이미 이 도시의 지배권이 넘어와 있으니까.”

진혁은 다시 한번 [마영신보]를 펼쳤다. 이번에는 더 광범위하게, 수송선 내부의 모든 전력망을 자신의 마기로 뒤덮었다. 수송선의 엔진이 비명을 지르며 붉은색으로 과부하되기 시작했다.

중앙 제어실의 모니터에는 ‘경고: 궤도 이탈’이라는 문구가 쉴 새 없이 점멸했다.

“진혁 씨, 정말로…… 정말로 그곳에 가려는 거예요?”

윤아영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진혁은 대답 대신 창밖을 보았다. 구름 아래로 펼쳐진 신서울의 야경, 그 끝에서 꿈틀거리는 검은 안개가 보였다. 초대 천마의 의념이 그를 부르고 있었다.

“1,000년 전의 빚을 갚으러 가는 것뿐이다.”

진혁은 통제실의 창문을 깨고 허공으로 뛰어내렸다. 수송선은 이제 제어 불능 상태가 되어 북쪽 구구역을 향해 자유낙하하기 시작했다.

질풍처럼 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진혁은 자신의 단전을 훑었다. 출력은 여전히 130,000 MW를 상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숫자에 불과했다. 지금 그가 느끼는 것은, 고대 마교의 심장이 내뿜는 차가운 전율과, 자신의 심장이 박동하며 만들어내는 뜨거운 마기였다.

차가운 디스토피아의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그는 자신이 완성해야 할 마지막 경지를 떠올렸다.

‘시스템의 족쇄는 끊어냈다. 이제 남은 건, 시스템이 창조한 재앙을 내 손으로 끝내는 것뿐이다.’

그의 등 뒤로, 마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날개가 펼쳐졌다. 그것은 단순한 시각 효과가 아니었다. [천마현신]의 완성이자, 신서울의 밤을 지배할 진정한 군림자의 등장이었다.

진혁이 질주할 때마다 대기는 찢어지고, 구름은 소용돌이쳤다.

수송선 ‘가르간투아’는 이제 거대한 폭탄이 되어 지상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 그 폭탄의 기폭제는 바로 강진혁, 그 자신이었다.

[SYSTEM: 최후의 경지, 마신경(魔神境) 완전 동기화.]

[SYSTEM: 고대 마교의 데이터 파동 감지. 공명률 100%.]

진혁의 흑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제 곧, 1,000년의 세월을 건너온 운명이 정면으로 충돌할 것이다.

강진혁은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텅 빈 허공,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그가 검을 휘두르자 공간이 쩍 하고 갈라졌다. 그것은 검기(劍氣)를 넘어선, 차원을 찢는 일격이었다.

“나와라.”

진혁의 부름에 응답하듯, 북쪽 구구역의 땅이 거대하게 흔들렸다. 지하 2,000층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던 재앙이 눈을 떴다.

검은 안개가 신서울을 집어삼키기 위해 솟구쳐 올랐다. 진혁은 그 안개를 향해, 멈추지 않는 질주를 이어갔다.

신서울의 모든 빛이 꺼지고, 오직 진혁의 마기만이 밤을 밝혔다.

그것은 파멸이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었다.

강진혁의 검끝이 재앙의 심장을 조준했다.

다음 순간, 대륙 전체를 뒤흔들 거대한 충돌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경고: 목표물 감지. 개체명: 마교의 심장.]

[경고: 초월적 마기 수치 측정 불가.]

진혁은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안개 속으로 뛰어들었다.

“드디어, 진짜 천마를 만날 시간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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