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죽어야 끝나는 장부
목이 잘리는 감각은 의외로 담백했다.
차가운 쇠날이 목덜미를 파고들 때, 한소운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그저 눅눅한 흙바닥의 냄새와 코끝을 찌르는 비릿한 혈향, 그리고 마지막까지 자신을 쫓아온 혈월교 무사들의 비웃음 섞인 숨소리만이 감각의 전부였다.
‘결국, 이렇게 끝인가.’
허망했다. 산서의 이름 없는 삼류 문파, 청운문의 잡역부로 시작해 멸문의 지옥에서 홀로 살아남았던 이십 년이었다. 개처럼 기고, 쓰레기통을 뒤지며, 오직 복수 하나만을 위해 강호의 밑바닥을 전전했다. 하지만 재능 없는 잡역부에게 강호는 자비롭지 않았다. 사맥체(死脈體). 타고난 경맥이 꼬이고 막혀 내공 한 줌 쌓을 수 없던 몸으로는 정천무림을 호령하는 혈월교의 그림자조차 밟을 수 없었다.
눈앞이 가파르게 어두워졌다.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찰나, 허공에 기이한 문자가 떠올랐다.
【 인과(因果)의 총량이 확인되었습니다. 】
【 평생을 떠돌며 모은 미래의 파편들이 제물로 바쳐집니다. 】
【 '천명장부(天命帳簿)'가 소유주를 확정하며 회귀(回歸)를 시작합니다. 】
누구의 목소리도 아니었다. 뇌리 속에서 직접 울려 퍼지는 서늘하고도 기계적인 울림.
‘장부……?’
의문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의식이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잘려 나간 목의 통증이 사라지고,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압박감이 전신을 덮쳤다. 암흑 속에서 수많은 영상이 스쳐 지나갔다. 불타는 청운문, 피를 흘리며 쓰러지던 장문인 백도현의 뒷모습,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던 혈월검희 백서린의 모습까지.
그리고, 모든 것이 멈췄다.
“……윽!”
한소운은 발작하듯 상체를 일으켰다.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진 공기는 비릿한 피 냄새 대신, 마른 장작의 매큼한 향과 풋풋한 흙내음을 품고 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굳은살이 박여 딱딱하고 주름졌던 노인의 손이 아니었다. 비록 마르고 볼품없지만, 희고 매끄러운 소년의 손이었다.
“여긴…….”
고개를 들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창고, 쌓여 있는 장작더미, 그리고 비스듬히 기울어진 청운문의 뒷마당. 이십 년 전, 그가 매일같이 도끼질을 하며 눈물을 삼켰던 바로 그곳이었다.
꿈인가? 아니면 죽기 직전 본 환상인가?
한소운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목을 더듬었다. 매끄러웠다. 서늘한 도신이 목을 가르던 감각은 온데간데없었다. 대신 가슴 안쪽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사맥체. 날 때부터 경맥이 뒤엉켜 기를 운용하려 할 때마다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그 지긋지긋한 통증만이 이곳이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때, 허공에 다시금 황금빛 글자가 새겨졌다.
【 천명장부(天命帳簿)가 펼쳐집니다. 】
【 소유주: 한소운 】
【 현재 부채: 10 / 100 (사유: 금기를 어긴 회귀) 】
【 현재 공덕: 0 】
눈을 비벼보아도 글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시선을 옮기는 대로 글자 역시 허공을 따라 움직였다. 장부의 내용은 간결했다. 왼쪽 면에는 푸른빛의 '공덕'이, 오른쪽 면에는 핏빛의 '부채'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마치 누군가 붓으로 갓 써 내려간 듯한 문장이 추가되었다.
【 첫 번째 청구(請求): 사흘 안에 청운산 자락의 약초꾼 노인을 구하라. 】
【 보상: 경맥 1차 개통(開通), 수명 1년 연장 】
【 실패 시: 부채 +20, 무작위 신체 기능 상실 】
한소운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약초꾼 노인. 기억의 심연 속에서 잊고 있던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 곽노(郭老). 청운문 근처에서 약초를 캐며 장문인과 바둑이나 두던 괴팍한 노인이었다. 원래 역사대로라면 그는 사흘 뒤, 산불에 갇혀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어야 했다.
‘미래를 바꾸라는 건가?’
장부의 의도는 명확했다. 알고 있는 미래를 이용해 결과를 바꾸라는 것. 하지만 그 대가는 ‘부채’라는 이름으로 쌓이고 있었다. 회귀라는 거대한 인과를 비튼 것만으로도 이미 10이라는 빚을 지고 시작한 셈이었다.
“소운아! 이 녀석이 어디서 멍하니 농땡이야!”
갑작스러운 외침에 한소운이 어깨를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곳에는 이십 년 전, 혈월교의 도검 아래 가장 먼저 몸을 던져 문파를 지키려 했던 대사형, 진무겸이 서 있었다.
굵직한 눈매와 고집스럽게 다문 입술. 아직은 청년의 기운이 완연한, 살아 있는 진무겸의 모습에 한소운은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울컥함을 간신히 억눌렀다.
“대, 대사형…….”
“그래, 이 녀석아. 장작은 다 팼느냐? 장문인께서 손님을 맞으신다는데 찻물 올릴 장작이 부족하면 네 놈이 내 등짝이라도 태울 테냐?”
진무겸이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하지만 그 눈속엔 잡역부 동생을 향한 은근한 걱정이 담겨 있었다. 한소운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꿈이 아니다.
진무겸의 몸에서 풍기는 땀 냄새, 거친 손마디, 그리고 저 멀리 연무장에서 들려오는 목검 부딪치는 소리. 모든 것이 생생했다.
“왜 그래? 어디 아픈 거냐? 얼굴이 왜 이렇게 창백해.”
진무겸이 의아한 듯 한소운의 이마에 손을 얹으려 했다. 그 찰나, 한소운의 눈앞에 다시 장부의 메시지가 점멸했다.
【 인물 정보 열람 (공덕 부족으로 일부 제한) 】
【 대상: 진무겸 】
【 운명: 5년 뒤 멸문의 밤, 만인적(萬人敵)의 칼에 전사. 】
【 업보 수치: 5 (청렴함) 】
한소운은 입술을 깨물었다. 장부는 가혹했다. 살아 돌아온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비참한 결말을 상기시켰다.
‘바꿀 수 있어.’
한소운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평범한 잡역부가 아니었다. 이십 년간 무림의 온갖 비사와 영약의 위치, 고수들의 약점, 그리고 다가올 대재앙의 전조들을 머릿속에 담고 돌아온 자였다. 비록 몸은 사맥체였으나, 그 지식만은 천하 제일이라 자부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대사형. 잠시 현기증이 나서 그랬습니다.”
“현기증? 거봐라, 사맥체라 몸도 약한 놈이 무리해서 장작을 패니 그렇지. 오늘은 그만하고 들어가 쉬어라. 남은 건 내가 하마.”
“아닙니다. 제 일입니다. 곧 끝내고 찻물 올리겠습니다.”
한소운은 도끼를 고쳐 잡았다. 진무겸은 혀를 쯧쯧 차면서도 대견하다는 듯 그의 어깨를 툭 치고 연무장으로 향했다.
혼자 남은 뒷마당. 한소운은 도끼를 내려놓고 숨을 골랐다.
장부에 적힌 '부채 10'. 그리고 사흘이라는 기한.
지금의 자신은 힘도 없고 배경도 없다. 그저 청운문의 잡역부일 뿐이다. 하지만 장부의 청구를 완수한다면, 사맥체를 뚫고 무공을 익힐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약초꾼 곽노. 그 노인이 단순한 약초꾼이 아니라는 건 나중에야 알려진 사실이지.’
회귀 전, 곽노가 죽고 나서야 밝혀진 그의 정체는 과거 천맹의 전설적인 의원이자 기인(奇人)이었다. 그가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자신의 사맥체를 해결할 가장 큰 조력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미래를 바꾸는 행위는 곧 부채를 의미했다.
만약 곽노를 구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 부채가 100을 넘긴다면? 장부의 경고대로 ‘추심’이 시작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지, 아니면 주변 인물들의 운명을 깎아먹을지는 알 수 없었다.
‘상관없어. 이미 한 번 죽었던 목숨이다.’
한소운은 도끼를 휘둘러 장작을 팼다.
쩍! 소리와 함께 단단한 참나무가 두 동강 났다. 이십 년의 한이 서린 일격이었다.
장작을 정리하고 부엌으로 향하던 길, 소운은 연무장 쪽에서 들려오는 맑은 기합 소리에 발길을 멈췄다.
푸른 무복을 입고 검을 휘두르는 소녀. 청운문의 보배이자 장문인의 외딸, 백서린이었다.
눈부시게 휘둘러지는 검 끝에 낙엽이 갈라졌다. 그녀의 검재(劍才)는 삼류 문파인 청운문에 담기엔 너무도 컸다. 그래서였을까. 원래 역사에서 그녀는 혈월교의 소교주 사마령에게 납치되어, 자아를 잃은 살인 병기 ‘혈월검희’가 되어버렸다. 한소운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본 그녀의 모습은 차가운 가면 뒤에서 피의 눈물을 흘리던 괴물이었다.
【 인물 정보 열람 】
【 대상: 백서린 】
【 운명: 5년 뒤 '혈월검희'로 각성. 아버지를 제 손으로 베고 마도(魔道)에 귀의. 】
【 업보 수치: 2 】
글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저릿했다. 백서린은 소운에게 있어 단순한 문주의 딸이 아니었다. 잡역부라고 무시당하던 시절, 유일하게 따뜻한 밥상을 챙겨주고 검법의 기초를 몰래 가르쳐주려 했던 첫사랑이자 은인이었다.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했다. 그것이 설령 하늘에 감당 못 할 빚을 지는 일이라 해도.
“소운아?”
검을 거둔 백서린이 땀을 닦으며 다가왔다. 맑은 눈동자가 소운을 향했다.
“왜 그렇게 빤히 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닙니다. 그냥, 검법이 오늘따라 더 예리해 보이셔서요.”
“어머, 웬일이야? 네가 내 검을 칭찬도 다 하고.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백서린이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소운은 다짐했다. 이 미소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장부의 노예가 되어도 좋다고. 아니, 장부를 이용해서라도 이 가혹한 인과의 굴레를 부숴버리겠다고.
“소운아, 너 정말 어디 아픈 거 아니지? 손이 떨리는데.”
“괜찮습니다, 소저. 그저…… 해야 할 일이 생각나서 그렇습니다.”
소운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지금의 감상을 늘어놓을 시간이 없었다. 사흘. 곽노를 구하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했다. 사맥체의 몸으로 험한 청운산을 오르는 것부터가 고역일 터였다.
그는 창고 구석으로 가 자신의 낡은 보따리를 풀었다. 그 안에는 이십 년 뒤의 그라면 절대 쓰지 않았을 조잡한 단검 한 자루와 산행용 밧줄이 들어 있었다.
【 부채 10 / 100 】
【 청구: 사흘 안에 약초꾼 노인을 구하라. 】
다시 한번 장부의 문구를 확인한 소운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제 더 이상 겁쟁이 잡역부로 살지 않는다. 미래의 지식은 날카로운 칼날이 될 것이고, 장부의 빚은 강해지기 위한 거름이 될 것이다.
‘기다려라, 혈월교. 그리고 그림자 속에 숨은 배신자들아.’
그가 산을 내려가는 길목을 바라보았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원래 역사대로라면 내일부터 사흘간 폭우가 쏟아지고, 그 비가 그칠 즈음 산사태와 함께 산불이 곽노의 거처를 덮칠 것이다.
하늘이 정한 운명이 죽음이라면, 그는 그 운명을 사서라도 바꾸리라.
한소운은 도끼 대신 단검을 허리춤에 찼다.
그의 첫 번째 ‘구매’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이틀 뒤, 청운산 중턱.
폭우가 대지를 짓누르고 있었다. 비바람은 칼날처럼 날카로워 살을 에는 듯했고, 시야는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커헉……!”
한소운은 진흙탕에 무릎을 꿇었다. 전신이 비명질렀다. 사맥체의 뒤틀린 경맥이 빗물에 젖어 차갑게 식자, 마치 수천 개의 바늘이 온몸을 찌르는 듯한 극통이 밀려왔다.
‘아직…… 멀었나.’
기억 속 곽노의 오두막은 이 근처였다. 하지만 폭우로 인해 지형이 변해버렸고, 소년의 몸은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다. 입안에서는 비릿한 철분이 느껴졌다.
그때였다.
【 경고: 인과의 뒤틀림이 감지되었습니다. 】
【 대상 '곽노'의 사망 예정 시간이 앞당겨집니다. 】
【 부채가 실시간으로 증가합니다: 10 → 12 】
“뭐라고……?”
소운의 눈이 커졌다. 미래를 바꾸려 개입하는 순간, 세상이 그에 반응하여 멸망을 가속하고 있었다. 장부의 숫자가 올라갈 때마다 가슴을 짓누르는 압박감이 거세졌다. 이것이 ‘부채’의 무게인가.
‘빌어먹을!’
그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후들거렸으나 멈출 수 없었다. 여기서 포기하면 곽노도 죽고, 자신도 장부의 추심을 받아 파멸한다. 무엇보다, 청운문의 미래를 바꿀 첫 번째 단추를 영영 끼울 수 없게 된다.
콰르릉!
뇌성이 천지를 진동시켰다. 번갯불이 번쩍이는 찰나, 저 멀리 숲 사이로 위태롭게 흔들리는 불빛이 보였다. 산불이었다. 빗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기이한 불길이 오두막을 향해 번져가고 있었다.
“저기다!”
한소운은 이를 악물고 달렸다. 사맥체의 통증이 극에 달해 의식이 흐릿해졌지만, 오직 장부의 황금빛 글자만을 이정표 삼아 나아갔다.
마침내 도착한 오두막 앞. 그곳에는 쓰러진 나무 더미 아래 다리가 깔린 채 신음하는 노인이 있었다.
“어이, 영감님! 정신 차리세요!”
“……누구냐? 이 빗속에…….”
곽노였다. 흙먼지와 빗물에 범벅이 된 노인이 흐릿한 눈으로 소운을 바라보았다. 소운은 지체 없이 달려들어 나무 기둥에 어깨를 들이밀었다.
“으아아아아!”
내공 한 점 없는 몸. 오로지 생존을 향한 집념과 악바리 같은 근성으로 근육이 찢어지는 고통을 견뎠다. 나무가 아주 조금 들린 찰나, 소운은 노인의 몸을 끌어당겼다.
쿠우웅!
간발의 차였다. 그들이 빠져나오자마자 오두막의 지붕이 화염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소운은 노인을 끌어안고 빗물 젖은 땅바닥을 굴렀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뒤를 돌아보았다. 시뻘건 불길이 빗물 속에서도 광기를 부리며 오두막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 청구 완료: 약초꾼 노인 곽노를 구출하였습니다. 】
【 공덕 5 획득 】
【 부채 12 → 7 (보상으로 인한 일부 탕감) 】
【 보상을 지급합니다: 1차 경맥 개통, 수명 1년 연장 】
순간, 소운의 가슴 안쪽에서 뜨거운 열기가 솟구쳤다.
뒤엉켜 있던 실타래가 풀리듯, 가슴을 짓누르던 통증이 사라지고 막혔던 혈도가 시원하게 뚫리는 감각이 전신을 훑었다.
“아…….”
작은 탄성이 새어 나왔다. 이십 년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청량함이었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고, 빗소리와 바람 소리가 이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들려왔다.
사맥체의 벽이 무너진 것이다.
“이놈…… 너, 정체가 뭐냐?”
품 안의 곽노가 경악 섞인 눈으로 소운을 올려다보았다. 평범한 잡역부의 몸에서 기이한 진동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한 노인의 눈에 날카로운 광채가 서렸다.
소운은 대답 대신 거칠게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있었지만, 그의 눈앞에 펼쳐진 장부에는 새로운 문장이 써 내려가 지고 있었다.
【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
【 부채 잔액: 7 / 100 】
【 다음 청구까지 남은 시간: 72시간 】
소운은 비로소 실감했다.
자신의 이십 년 뒤를 담보로 잡힌 이 위험한 도박이, 이제 막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음을.
그는 피식 웃으며 노인을 업어 들었다.
“청운문의 잡역부입니다. 영감님 빚 받으러 온 사람이고요.”
무림의 역사가 뒤틀리기 시작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