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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 천마 · 144화목차

제144화 블랙 가드 3번 대대 '칠성(七星)'

신서울의 상층부, 3,000미터 상공의 기류가 뒤틀렸다.

티타늄 그룹의 자존심이자, 수많은 반체제 인사를 '삭제'해온 에이지스 게이트. 강진혁의 일격은 그 거대한 강철의 방벽을 종잇장처럼 찢어발겼다. 파편이 되어 흩어지는 금속성 잔해 사이로 진혁은 묵묵히 걸어 나왔다.

그의 눈동자 속에는 시스템의 HUD가 없었다.

강진혁은 자신의 호흡,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마기의 맥동, 그리고 지면을 딛고 있는 감각만으로 전장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침입자 확인. 타겟: 강진혁. 제거 프로토콜 개시."

차가운 기계음이 허공을 갈랐다.

폐허가 된 광장의 일곱 방향에서 칠흑 같은 수트를 입은 사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가슴팍에는 붉은빛으로 점멸하는 5세대 생체 코어가 박혀 있었다.

블랙 가드 3번 대대, '칠성(七星)'.

그들은 단순한 암살자가 아니었다. 티타늄 그룹이 고대 무림의 ‘칠성진(七星陣)’ 데이터를 해석하여 현대의 군사 통신망과 완벽히 동기화한, 인간 병기의 결정체였다.

"놈들이군."

진혁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시야가 확장되었다. 단순히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다. 칠성 대대원들 사이를 흐르는 미세한 전자기 파동, 코어의 출력이 동기화되는 0.001초의 찰나, 그리고 그들이 발을 딛는 위치에 따라 형성되는 거대한 기의 흐름이 보였다.

"공격."

대대장인 1번 대원이 손을 내저었다.

동시에 일곱 명의 사내가 그림자처럼 쇄도했다.

치이익!

그들의 손끝에서 고주파 레이저 블레이드가 뿜어져 나왔다. 일곱 방향에서 쏟아지는 참격은 빈틈이 없었다.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일곱 명의 공격이 진혁의 급소를 동시에 노리고 겹쳐졌다.

이것은 단순한 포위가 아니다. 전술 네트워킹을 통한 완벽한 ‘진법(陣法)’이었다.

챙, 챙챙챙!

진혁은 검을 뽑지 않았다. 다만 손을 가볍게 털었을 뿐이다. 마기가 깃든 손바닥이 허공을 긁자, 공간이 일렁이며 날카로운 참격을 튕겨냈다.

"데이터 일치. 상대의 반응 속도, 마기 출력 수치와 정확히 일치함."

1번 대원이 차갑게 중얼거렸다.

그들은 진혁의 모든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칠성진의 포위망은 더욱 좁혀졌다. 일곱 명의 코어 출력이 하나로 합쳐지며, 진혁을 중심으로 거대한 자기장 지대가 형성되었다.

[SYSTEM INFO: 경고. 외부 자기장 간섭 발생.]

[내부 나노머신 회로 가동률 12% 하락.]

시스템의 HUD가 없는 지금, 진혁은 머릿속으로 직접 연산을 수행했다.

'가동률이 하락한다. 하지만, 그건 내 의지로 제어하는 마기의 흐름과는 다르다.'

진혁은 피식 웃었다.

티타늄 그룹은 여전히 착각하고 있다. 자신들이 만든 기계적 이론 속에 모든 무도가 갇혀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

콰아앙!

진혁이 발을 구르자 지면이 움푹 파였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1번 대원의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마기가 응축된 주먹이 정권으로 뻗어 나갔다.

"예측 경로!"

1번 대원이 즉각적으로 몸을 굽히며 방어막을 전개했다.

동시에 나머지 6명의 대원이 일제히 진혁의 등 뒤를 타격했다. 사방이 막힌 죽음의 궤적. 그러나 진혁의 입꼬리가 더욱 진하게 휘어졌다.

[신천마신공 제2초식, 멸(滅).]

단순한 공격이 아니었다.

진혁의 주먹 주위로 보이지 않는 파동이 일었다. 1번 대원이 전개한 방어막이 비명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났다.

"어떻게 방어 알고리즘을…!"

"데이터가 전부가 아니다."

진혁의 목소리는 서늘했다.

그는 주먹을 휘두르는 궤적을 실시간으로 수정했다. 칠성 대대가 예측하는 것은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한 진혁의 움직임이지만, 진혁은 '현재'를 살고 있었다.

파앗!

그의 손이 1번 대원의 가슴팍을 꿰뚫었다.

정확히 5세대 코어가 박혀 있는 심장 부근이었다. 진혁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마기가 코어를 집어삼켰다.

"아, 아아아…!"

1번 대원의 눈에서 불빛이 꺼졌다.

진혁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흡수한 코어의 에너지를 곧바로 발끝으로 흘려보냈다.

[마기폭주(魔氣爆走) 전이.]

쾅-!

진혁이 1번 대원을 방패 삼아 뒤로 물러나자, 칠성진의 진형이 일시적으로 무너졌다.

나머지 6명의 대원이 당황하며 재정비를 시도했다.

"대대장 사망. 진형 붕괴. 재설정한다!"

"재설정? 그런 시간은 주지 않는다."

진혁의 몸이 잔영을 남기며 사라졌다.

그가 밟는 곳마다 대기가 찢겨나갔다. 시스템의 연산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저 마기가 이끄는 대로, 발끝이 닿는 곳이 곧 길이 되었다.

이미 3번 대원의 목덜미가 진혁의 검지 끝에 스쳤다.

뚝.

단 한 번의 가벼운 접촉.

하지만 그곳엔 이미 칠성진의 핵심 기혈을 끊어버리는 마기가 주입되어 있었다.

"크윽!"

3번 대원이 바닥을 굴렀다.

이제 남은 건 5명. 칠성진의 위력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진혁은 허공에 떠 있는 기류를 보며 천천히 검을 꺼내 들었다.

마천루의 야경이 그의 검신에 비쳤다.

"기계 쪼가리들이 모여서 진법을 흉내 내는 꼴이라니."

진혁이 검을 옆으로 길게 늘어뜨렸다.

그의 검 끝에서 검은색 검강(劍剛)이 뱀처럼 꿈틀거리며 피어올랐다.

"너희들에게 진정한 마(魔)의 진법을 보여주지."

신서울 상층부의 공기가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칠성 대대원들의 안면 헬멧 아래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시스템은 이 상황을 '전투 불능 상태'로 판단하고 있었지만, 진혁은 그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파괴할 준비를 마쳤다.

진혁의 발걸음이 한 번 더 움직였다.

이번에는 도망칠 곳도, 분석할 틈도 없었다.

그것은 학살의 서막이었다.

콰앙-!

진혁의 검이 허공을 가르는 궤적은 기하학적이었다. 칠성 대대의 남은 다섯 명은 필사적으로 통신망을 공유하며 회피 기동을 펼쳤다. 그들의 움직임은 0.0001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군사 전술의 정점이었다. 하지만 진혁의 검은 그들의 ‘예상 지점’이 아닌, 그들이 ‘움직이려 하는 의지’ 그 자체를 베어 나갔다.

“전술 네트워크 동기화가… 안 돼!”

2번 대원의 비명 섞인 외침이 통신망을 타고 흩어졌다. 진혁이 방출하는 마기가 단순한 물리적 파괴력을 넘어, 전자 통신망의 주파수를 교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칠성진의 핵심은 일곱 명의 데이터 공유였으나, 진혁은 그 연결 고리에 ‘불순물’을 섞어 넣었다.

그 불순물의 정체는 바로 천마의 의념(意念)이었다.

“진법(陣法)이란,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잇는 것.”

진혁이 차갑게 일갈하며 검을 휘둘렀다. 칠성진의 빈틈이 눈앞에 환히 보였다. 그들은 기계적인 계산으로 진법을 구성했으나, 진법의 근간인 ‘혼’이 부재했다. 계산이 어긋나는 순간, 그들은 그저 고철 덩어리에 불과했다.

서걱-

가장 먼저 2번 대원의 팔이 허공을 날았다. 절단면에서는 불꽃이 튀었으나 피는 흐르지 않았다. 현대 군사기술로 개조된 육체는 그만큼 비인간적이었다. 하지만 진혁의 마기는 그 기계적인 신체 내부의 ‘핵심 회로’를 짓이겨 놓았다.

“다음.”

진혁의 움직임은 간결했다. 군더더기 없는 보법. 천마의 보법인 마광신보(魔光神步)가 현대의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4번과 5번 대원이 양옆에서 파쇄탄을 쏘아 올렸지만, 진혁은 그 탄환의 궤적을 예측조차 하지 않았다. 단지 마기를 얇은 막처럼 몸 주위에 두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탕, 탕, 탕!

파쇄탄이 마기 막에 닿는 순간, 거대한 운동에너지는 역으로 튕겨 나가며 4번 대원의 가슴을 뚫었다. 자기 스스로 쏜 탄환에 자신의 코어가 관통당하는 꼴이었다.

“데이터… 분석 불가…!”

나머지 대원들의 헬멧 내부에서 비상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그들의 시스템은 진혁의 존재를 ‘적’이 아닌 ‘재난’으로 재분류하고 있었다.

[Warning: 개체 ‘강진혁’의 위험도 측정 불가. 현재 대응 수단 무효화.]

진혁은 그 경고음을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6번과 7번, 두 명뿐. 그들은 등 뒤를 맞대고 마지막 발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들의 코어가 한계까지 오버클럭되며 푸른빛을 내뿜었다. 자폭 프로토콜이었다.

“동귀어진(同歸於盡)인가.”

진혁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 그들의 코어가 융합하며 발생하는 에너지는 주변 수십 미터를 순식간에 증발시킬 위력이었다. 하지만 진혁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검을 거두고 두 손을 가볍게 펼쳤다.

“기계가 감히 마(魔)를 끝내려 하다니.”

진혁이 두 손을 맞잡자, 거대한 소용돌이가 일었다. 칠성 대대가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진혁이 고스란히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흡원천공의 진화, ‘만상귀일(萬象歸一)’의 서막이었다.

“뭐, 무엇을 하는 거냐!”

6번 대원이 공포에 질려 소리쳤다. 코어에서 흘러나와야 할 에너지가 진혁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생명력과 다름없는 코어 출력이 강제로 강탈당했다.

“너희가 가진 건 전부 내 것이다. 티타늄 그룹이 내게 심어준 프로토콜, 그리고 그들이 너희에게 쥐여준 힘까지.”

진혁은 그들의 에너지를 자신의 단전으로 끌어들였다. 200,000 MW였던 출력치가 순식간에 치솟기 시작했다. 250,000, 280,000, 300,000… 출력이 상승할수록 진혁의 육체는 더욱 견고해졌다.

콰아아아-!

강렬한 폭풍이 스카이 돔 광장을 휩쓸었다. 칠성 대대원들은 힘이 다 빠진 인형처럼 바닥에 주저앉았다. 코어의 빛은 이미 사그라들었고, 그들의 육체는 깡마른 껍데기만 남은 채 바스러졌다.

진혁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상층부 마스터 돔을 바라보았다. 칠성 대대는 훌륭한 제물이었다. 그들이 가진 정교한 데이터와 코어 에너지는 진혁이 최종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마지막 윤활유가 되어주었다.

“이제 시작인가.”

진혁의 눈동자 속에서 보랏빛 마기가 소용돌이쳤다.

그때였다.

[연결 감지: 외부 서버 ‘심연’으로부터의 신호.]

[경고: 차원 간극의 균열 발생.]

머릿속에서 시스템의 음성이 아닌, 기괴하고도 차가운 금속음이 울려 퍼졌다. 그것은 진혁이 신서울의 그 어떤 네트워크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질적인 존재의 목소리였다.

“그릇이… 완성되었구나.”

진혁의 시야 너머로 북쪽 구구역, 그 끝없는 심연에서 뻗어 나온 검은 오로라가 보였다. 아니, 그것은 단순한 오로라가 아니었다. 수천 년 전, 천마를 무너뜨렸던 ‘그들’이 드디어 이 세계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진혁은 검을 고쳐 쥐었다.

“그릇이라.”

그는 비웃듯 허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기(劍氣)가 칠성 대대를 쓰러뜨리고 남은 잔해를 베어내며, 공간 자체를 가로질렀다.

“그릇은 깨뜨리기 위해 있는 법이지.”

진혁은 칠성 대대의 잔해를 짓밟고 마스터 돔의 정문 앞에 섰다. 티타늄 그룹의 마지막 방어선이 무너진 지금, 이제 그를 막아설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진혁은 이제 막아서는 자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자신을 ‘그릇’이라 부르는 그 존재들.

시스템의 창조주이자, 이 디스토피아를 설계한 정체불명의 외부 존재들.

그들이야말로 진혁이 진정한 ‘신천마’로 거듭나기 위해 밟고 올라서야 할 마지막 계단이었다.

쾅!

정문이 박살 났다.

마스터 돔 내부에는 수많은 감시 장치와 최첨단 병기들이 진혁을 향해 포문을 열고 있었다. 하지만 진혁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자신의 단전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500,000 MW에 달하는 압도적인 출력을 온몸으로 분출했다.

검은 마기가 마치 날개처럼 진혁의 등 뒤를 수놓았다.

“기다려라.”

진혁이 마스터 돔의 어둠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너희가 만든 지옥의 끝을 보여주마.”

진혁의 발걸음이 닿을 때마다 바닥이 쩍쩍 갈라졌다. 마기의 파동은 내부의 모든 전자기 장치를 즉사시켰다. 정교한 홀로그램 인터페이스들이 스파크를 튀기며 꺼져갔고, 마스터 돔 내부의 조명마저 진혁의 마기에 압도되어 소멸했다.

오직 진혁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랏빛 안광만이 돔 내부를 비추었다.

그때, 중앙 제어실의 거대한 메인 콘솔이 서서히 열리며 기묘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침입자 ‘강진혁’. 신천마신공 5단계 도달 확인. 외부 존재의 개입… 제어 프로토콜 재구성 중.”

진혁은 그 소리에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높여 중앙 콘솔을 향해 달려들었다. 콘솔 내부에서는 1,000년 전의 마교 데이터와 현대의 군사 코드가 뒤섞인, 기괴한 형태의 생명체인지 기계인지 모를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것은 진무극조차 보지 못했던, 티타늄 그룹의 진짜 주인인 ‘마신(魔神)’의 데이터 코드였다.

“드디어 본체가 모습을 드러내는군.”

진혁의 검 끝에 모든 마기가 집중되었다.

“네놈들을 멸(滅)하는 것이, 내가 이 땅에 강림한 이유다.”

진혁의 검이 콘솔을 향해 내리꽂히려는 찰나, 마스터 돔의 천장이 완전히 뜯겨나가며 북쪽 심연에서 쏟아져 나온 보라색 오로라가 진혁의 머리 위를 덮쳤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외부의 압박.

그리고 지상에서 진혁을 향해 포문을 여는 마신(魔神)의 데이터.

진혁은 그 한가운데서 홀로 미소 지었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기다리던 진정한 절정이었다.

파아아앗-

진혁의 몸에서 폭발적인 마기가 솟구쳤다. 검은 빛이 신서울의 밤하늘을 찢어발기며, 세상의 모든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일격이 준비되었다.

그는 이제 시스템의 피조물이 아니었다.

시스템을 멸하고, 그 너머의 존재마저 굴복시킬, 유일무이한 천마(天魔).

“천마일검(天魔一劍), 개방(開放).”

진혁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그것은 검술이 아니었다. 세계를 재구축하는 권능이었다.

콘솔에서 튀어나온 마신(魔神)의 데이터가 진혁의 검기에 닿는 순간, 비명과도 같은 전자음을 내며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지던 보라색 오로라마저 진혁의 마기에 휘말려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것은 압도적인 파괴이자, 창조였다.

콰아아아아아-

메인 콘솔이 박살 나며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진정한 데이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진혁의 어린 시절, 폐기장으로 끌려가기 전 기억이 담긴 아주 낡은 기억 칩이었다.

진혁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왜 하필, 이 멸망의 끝에 있는 것이 그 시절의 기억인가.

“설마… 나를 만든 건…”

진혁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마스터 돔의 바닥이 완전히 붕괴하며 진혁을 심연의 구멍 속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은 심연으로 스스로 몸을 던졌다.

“그래, 끝까지 가보자. 네놈들이 숨겨둔 이 세상의 진짜 바닥이 어디인지.”

진혁은 추락하는 와중에도 검을 거두지 않았다.

심연의 어둠 속에서 수많은 붉은 눈들이 진혁을 향해 떠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마(魔)였다.

하지만 진혁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이제, 그 모든 마를 다스리는 유일한 주인으로서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으니까.

[SYSTEM INFO: 최종 퀘스트 ‘기원의 대면’ 시작.]

[경고: 시스템 보조 모드 0%. 순수 마력만으로 심연의 주인과 대치.]

진혁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걸렸다.

“준비는 끝났다.”

심연 속에서 쏟아지는 수만 개의 붉은 눈을 향해, 진혁은 검은 날개를 펼치며 마지막 도약을 시작했다.

드디어, 천마(天魔)가 그 근원과 마주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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