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1화 에이지스 게이트 (Aegis Gate)
신서울의 상층부, 그 화려한 마천루의 꼭대기에서는 하층민들의 비명조차 들리지 않는다.
티타늄 그룹의 본사 타워 옥상, 그곳은 구름보다 높은 곳이었다. 거대한 홀로그램 회의장 중앙에 서 있는 진무극의 분신, 혹은 그가 남긴 데이터 집합체인 '옵저버'가 차가운 기계음을 내뱉었다.
"강진혁. 변수 07호. 네놈이 휘저어놓은 판을 정리할 시간이다."
그의 손끝이 허공을 가르자, 신서울 전역을 감싸고 있던 방어막 '에이지스 게이트'의 출력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쿠구구구구—!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이 발생했다. 상층부와 하층부를 가로막는 거대한 푸른빛의 장막이 슬럼가를 완전히 봉쇄하기 시작했다. 산소 공급 시스템이 차단되고, 전력망이 분리되었다. 슬럼가 320만 명의 거주자들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였다.
지상 100층 높이의 철골 구조물 위, 강진혁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그 푸른 장막을 응시했다. 은빛 회로가 흐르는 그의 목줄기가 긴장으로 인해 가늘게 떨렸다.
[SYSTEM: 경고! 에이지스 게이트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에너지 장막의 출력은 500,000 MW를 상회합니다. 현재 사용자님의 단전 출력으로는 돌파가 불가능합니다.]
설화의 경고음이 머릿속을 울렸다. 하지만 진혁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돌파? 아니, 부술 거다."
진혁은 단전의 심장, 그곳에 응집된 200,000 MW의 기운을 서서히 회전시켰다.
흡—!
폐부로 들어오는 공기가 마기로 치환되었다. 140화가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수많은 적을 짓밟고, 그들의 코어를 씹어 삼키며 이 경지에 올랐다. 이제 그는 단순히 시스템에 의존하는 실험체가 아니었다. 스스로 마공의 길을 걷는 천마(天魔)였다.
그는 등 뒤에 메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윤아영, 들리나?"
- 진혁 씨! 지금 슬럼가 전체의 전력이 차단됐어요! 게이트가 닫히면 우린 그대로 질식할 거예요. 어떻게든 뚫어야 해요!
- 걱정 마.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일은, 이 거대한 벽에 틈을 내는 게 아니라, 벽 자체를 무너뜨리는 거니까.
진혁이 발을 내디뎠다. 철골이 비명을 지르며 찌그러졌다. 그는 에이지스 게이트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슈우우우—!
공기를 가르는 파열음과 함께 그의 몸이 푸른 장막 앞에 도달했다. 손을 뻗자, 피부에 닿는 에너지의 압력이 뼈를 으스러뜨릴 듯이 짓눌러왔다. 50만 메가와트의 압도적인 물리 장벽.
[SYSTEM: 마기 동기화율 98% 돌파! 생체 코어 출력 한계치 초과 경고!]
"한계? 그건 네가 정하는 게 아니다."
진혁은 왼손에 마기를 집중시켰다. [만법귀마(萬法歸魔)]의 원리를 응용하여 장막의 주파수를 읽어내기 시작했다. 에너지는 파동이다. 모든 물리 법칙은 결국 파동의 궤적 안에서 움직인다.
그의 눈동자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났다.
'이곳이다.'
에너지의 흐름이 불규칙하게 꼬이는 지점. 게이트의 유지 보수 코드가 지나가는 기점이 보였다. 진혁은 망설임 없이 검을 내리꽂았다.
콰아앙—!
엄청난 반동이 그의 팔을 타고 흘렀다. 나노마갑이 비명을 질렀지만, 진혁은 굴하지 않고 내공을 쏟아부었다.
"천마—일검(天魔一劍)!"
검끝에서 뿜어져 나온 마기가 장막의 결을 따라 회오리치듯 파고들었다. 장막은 찢어지지 않았다. 대신, 장막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장막이 뿜어내던 푸른빛이 보라색으로 변하며 불안정하게 점멸했다. 신서울 상층부의 모니터실에서 비상이 걸렸다.
"보고하십시오! 14구역 게이트의 공진 주파수가 불안정합니다! 강진혁이라는 개체가 장막의 공진을 강제로 조작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그건 1,000년 전 마공의 운기 원리잖아! 그런 걸 어떻게 현시대의 에너지 장막에 적용한단 말인가!"
진혁은 그들의 비명을 비웃듯 더욱 깊숙이 검을 밀어 넣었다.
'현대의 공학은 고대 마공의 심법을 담기 위한 그릇일 뿐이다.'
그의 깨달음은 단순했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그저 껍데기였다. 진짜 힘은 그 데이터를 해석하는 '의지'에서 나왔다.
에이지스 게이트의 장막이 거대한 거미줄처럼 갈라지기 시작했다. 수만 개의 빛 조각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그것은 마치 밤하늘에 피어나는 불꽃놀이와도 같았다.
"지금이야!"
진혁이 검을 뽑아 뒤로 물러나자, 균열이 생긴 게이트가 굉음과 함께 안쪽으로 무너져 내렸다. 슬럼가를 짓누르던 압박감이 일시에 사라졌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무너진 장막 너머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티타늄 그룹의 최종 정예 부대, '블랙 가드'의 제2중대와 강화형 사이보그들. 그리고 그들 중심에 서 있는 거대한 기계 괴수.
- 변수 07호, 강진혁. 네놈의 폭주는 여기까지다.
기계 괴수의 가슴에서 붉은 광선이 응집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 이현도가 남긴 마지막 병기,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의 프로토타입이었다.
진혁은 피 묻은 검을 고쳐 잡았다. 호흡은 거칠어졌지만,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SYSTEM: 경고! 다수의 적 접근 중. 적대적 에너지 반응이 700,000 MW를 돌파했습니다.]
"70만인가."
진혁은 입가에 고인 피를 닦아냈다. 그의 등 뒤로 붉은 마기가 날개처럼 솟구쳤다.
"더 많이 가져와라. 내 단전이 아직 배가 고프다."
그는 다시 한번 대지를 박차고 튀어 올랐다.
에이지스 게이트가 파괴된 슬럼가의 하늘 위로, 두 개의 거대한 폭풍이 정면으로 충돌하려 하고 있었다.
강진혁의 신천마신공이, 신서울의 하늘을 불태우기 직전이었다.
'자, 이제 시작이다.'
그의 검이 허공을 가르자, 공간 자체가 찢어지는 듯한 검기가 쇄도했다. 진혁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오직 천마가 되기 위한 길을 걸을 뿐이었다.
다음 순간, 신서울의 밤하늘이 눈부신 섬광으로 가득 찼다.
콰아아아앙!
공간을 찢고 나아간 검기가 기계 괴수,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전면 장갑을 강타했다. 단순한 파괴가 아니었다. [만법귀마]의 원리를 담은 검기는 기계의 외피를 지탱하는 나노 회로의 결을 따라 파고들어, 내부의 에너지 흐름을 강제로 역류시켰다.
“끄아아아악!”
기계 괴수의 조종석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놈들은 단순히 기계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경계를 기체와 직결시킨 ‘반기계 인간’들이었다. 진혁의 검기가 가한 충격이 고스란히 놈들의 척수를 타고 뇌를 강타했다.
[SYSTEM: 마기(魔氣) 역류 감지! 대상의 제어 회로가 과부하 상태입니다!]
진혁은 그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허공에서 발을 구르며 몸을 회전시켰다. 나노마갑의 출력이 최대치로 가동되며, 그의 전신을 감싼 마기가 마치 실물 같은 칠흑의 갑옷 형태로 변모했다.
“하나씩, 차례대로 지워주마.”
진혁이 손을 뻗자, 주변에 흩어져 있던 에이지스 게이트의 파편들이 마기에 이끌려 그의 검 주위로 소용돌이쳤다. 파편들은 고주파 진동과 결합하여, 실체 없는 검의 날을 형성했다.
블랙 가드의 대원들이 일제히 화기를 발사했다. 쏟아지는 플라즈마탄과 고주파 빔이 진혁의 앞을 가로막는 밤하늘을 수놓았다. 보통의 초인이라면 그 탄막 속에서 형체도 없이 증발했으리라.
하지만 진혁은 피하지 않았다.
“천마무상체(天魔無相體).”
몸을 감싼 마기가 물결치듯 일렁였다. 탄환이 닿는 순간, 마기가 그 에너지를 흡수하고는 그대로 옆으로 흘려버렸다. 반탄류(反彈流)의 극의. 진혁은 쏟아지는 화망을 뚫고 궤적을 그리며 놈들의 진형 한복판으로 파고들었다.
단 한 번의 보법. 마광신보(魔光神步)의 궤적이 기계들의 시야를 교란했다.
“뭐, 뭐지? 놈의 위치가 읽히지 않는다!”
“전술 AI가 먹통이다! 좌표가 전부 엇나가고 있어!”
놈들이 당황하는 사이, 진혁의 검이 은빛 섬광을 남기며 첫 번째 적의 목을 스쳤다. 나노머신으로 재구성된 사이보그의 목이 단칼에 분리되었다. 혈관이 끊어지며 뿜어져 나온 것은 붉은 피가 아닌, 냉각수가 섞인 검은 기름이었다.
진혁은 멈추지 않고 두 번째, 세 번째 적을 베어 넘겼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단전의 출력이 10,000 MW씩 상승했다. 쓰러진 적들의 코어에서 쏟아져 나온 에너지가 고스란히 진혁의 혈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SYSTEM: 코어 출력 220,000 MW 돌파. 혈관 내 마기 농도가 임계점에 도달했습니다.]
“아직 부족해.”
진혁의 눈이 핏빛으로 번뜩였다. 그는 공중에서 몸을 꺾어, 기계 괴수의 거대한 주포를 향해 달려들었다. 괴수는 당황하며 주포의 각도를 조절하려 했지만, 진혁은 이미 그 틈을 파고든 뒤였다.
그는 주포의 총구 위에 올라탄 채, 왼손을 괴수의 머리통에 박아 넣었다.
“흡원천공(吸元天功).”
우웅!
거대한 기계 괴수의 내부에서 동력을 공급하던 핵융합로의 에너지가 진혁의 손을 통해 강제로 뽑혀 나오기 시작했다. 기계 괴수가 경련하며 몸부림쳤다. 금속 외피가 비틀리고, 내부의 전선들이 튀어 올라 스파크를 일으켰다.
- 제어 권한을 뺏기고 있다! 놈이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어! 시스템 셧다운 시켜!
기계 괴수의 조종사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진혁의 마기는 이미 괴수의 내부 회로를 완전히 장악했다. 그는 자신의 의념을 기계의 네트워크에 주입했다.
- 너희가 만든 이 시스템, 이제 내 것이다.
진혁이 손을 꽉 쥐었다. 괴수의 머리통이 찌그러지며 폭발했다.
쿠구구구구!
거대한 폭음과 함께 기계 괴수가 지상으로 추락했다. 슬럼가의 낡은 건물들이 놈의 추락에 휩쓸려 먼지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진혁은 폭발하는 괴수의 등 위에서 여유롭게 착지했다.
먼지 구름 너머로, 티타늄 그룹의 더 많은 증원군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번에는 단순한 부대가 아니었다. 상층부의 권력자들이 직접 투입한, ‘인간’의 형상을 포기한 최상위 실험체들이었다.
그들은 진혁과 같은, 아니 그보다 더 잔혹하게 개조된 괴물들이었다.
“강진혁.”
실험체들 사이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전신이 반투명한 나노 합금으로 덮여 있고, 눈에서는 붉은 레이저가 뿜어져 나오는 사내. 티타늄 그룹의 또 다른 성공작, ‘제로(Zero)’였다.
“진무극 회장이 너를 왜 마지막 그릇으로 점찍었는지, 이제야 알겠군. 과연, 이 정도의 파괴력이라면 내 코어조차 훌륭한 양분이 되겠지.”
제로가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의 손끝에서 고주파 칼날이 생성되었다.
진혁은 검을 지면에 꽂고 가볍게 털었다. 검날에 묻은 기름이 비처럼 흩어졌다.
“너희들은 전부 똑같군. 입만 열면 시스템, 코어, 실험체. 그런 낡은 단어들밖에 모르는 건가?”
진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은 제로를 넘어, 그 너머에 있을 티타늄 그룹의 본사, 그리고 이 세상을 뒤에서 조종하는 시스템의 심장부를 향했다.
“내 이름은 강진혁이다. 그리고 나는, 네놈들이 만든 그 어떤 데이터의 굴레에도 갇히지 않아.”
진혁이 검을 다시 들어 올렸다. [신천마신공]의 오의가 그의 몸 주변을 휘감았다. 이제 단순한 마기가 아니었다. 공기 중의 입자 하나하나가 진혁의 의지에 반응하여 진동하고 있었다.
“온다.”
제로가 몸을 날렸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음속을 돌파하는 속도. 하지만 진혁의 눈에는 제로의 움직임이 마치 정지 화면처럼 정교하게 분해되어 보였다.
[SYSTEM: 적의 궤적 예측 완료. 0.001초 후 타격 지점 설정.]
‘필요 없다.’
진혁은 시스템의 분석을 강제로 차단했다. 자신의 감각, 자신의 의념만이 그를 인도했다.
제로의 칼날이 진혁의 목을 노리고 들어올 때, 진혁은 그저 검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쳤다.
캉!
두 개의 칼날이 부딪치며 섬광이 터졌다. 제로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칼날이 맞닿은 지점에서 진혁의 마기가 파도처럼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떻게… 내 코어의 주파수를 완벽하게 읽고 있는 거지? 시스템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할 텐데!”
진혁은 대답 대신 제로의 가슴팍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콰광!
제로의 몸이 수십 미터를 밀려나며 건물 벽을 관통했다. 진혁은 멈추지 않고 도약했다. 공중에서 그는 마치 악마의 날개를 펼친 천마처럼 보였다.
“이해하는 거다. 네놈들의 껍데기를 파괴하고, 그 안에 담긴 무의 본질을 씹어 삼키는 것. 그것이 내 방식이지.”
진혁이 제로를 향해 검을 내리꽂았다. 이번에는 단순한 검기가 아니었다. 그가 지금까지 흡수한 모든 코어의 에너지, 그리고 1,000년 전 마교의 유골에서 추출한 파괴의 의념이 하나의 점에 응집되었다.
[천마일검(天魔一劍) - 멸(滅)]
검 끝에서 뿜어져 나온 빛은 세상을 하얗게 지워버렸다.
건물들은 가루가 되었고, 지면은 깊은 협곡처럼 파헤쳐졌다. 제로의 몸은 빛 속에서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 아니, 소멸한 것이 아니라 진혁의 검 끝으로 완벽하게 흡수되었다.
[SYSTEM: 대상 ‘제로’의 코어 에너지 50,000 MW 흡수 완료.]
[단전 출력: 270,000 MW 달성.]
먼지가 가라앉은 자리에는 오직 진혁만이 서 있었다. 그를 둘러싸고 있던 블랙 가드의 정예들은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그들은 보았다. 자신들이 경외하던 티타늄 그룹의 정점이, 그저 한낱 인간의 검 아래에서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을.
진혁은 검을 거두고, 상층부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에이지스 게이트가 완전히 파괴된 그곳으로, 티타늄 그룹의 진짜 함대들이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끝이 아니군.”
진혁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번졌다.
“자, 이제 진짜 사냥을 시작해볼까.”
그는 다시 한번 대지를 박차고 하늘로 솟구쳤다. 목적지는 신서울의 심장부, 티타늄 그룹의 본사 타워 최상층이었다.
하늘을 뒤덮은 함대와, 그 사이를 홀로 가로지르는 한 명의 마인(魔人). 신서울의 역사는 오늘, 이 순간부터 다시 쓰여질 것이다.
[SYSTEM: 최종 결전지, ‘마스터 돔’으로의 경로가 개방되었습니다.]
진혁의 앞길을 막아설 것은 더 이상 없었다. 그는 천마의 길을 걷고 있었다. 시스템이 지정한 경로가 아닌, 자신이 직접 닦아놓은 파괴의 길을.
그가 함대의 선두 함선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진혁의 머릿속을 울리는 기묘한 신호가 있었다.
그것은 시스템의 목소리도, 그 어떤 적의 통신도 아니었다.
- 너는, 결국 오게 되었구나.
낮고, 웅장하며, 1,000년의 세월을 건너온 듯한 목소리.
진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 나의 그릇이여, 신천마신공의 끝에서 나를 기다려라.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1,000년 전 마교를 창시했던 ‘초대 천마’의 의념이었다.
진혁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함선의 장갑을 뚫고 내부로 침투하며 낮게 읊조렸다.
“기다리겠다. 네놈이 누구든, 내 단전의 양분이 될 뿐이다.”
함선 내부의 기계 병기들이 진혁을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진혁은 그 모든 공격을 뚫고 나아갔다. 그의 검은 이미 신서울의 밤하늘을 갈라놓고 있었다.
이제, 이 디스토피아의 밤은 그의 파괴를 위한 무대일 뿐이었다.
티타늄 타워의 최상층,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진실과 마주하기 위해, 강진혁은 다시 한번 자신의 모든 출력을 끌어올렸다.
270,000 MW의 마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며, 신서울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진정한 천마(天魔)의 강림이었다.